목차
1. 서언
2. 신화에서 비극으로
3. 비극의 시대배경
4. 반전작가 아이스킬로스
5. 페리클레스, 크레온, 오이디푸스
6. 반스파르타주의자 에우리피데스
7. 반스파르타에서 반전으로
8. 결어
2. 신화에서 비극으로
3. 비극의 시대배경
4. 반전작가 아이스킬로스
5. 페리클레스, 크레온, 오이디푸스
6. 반스파르타주의자 에우리피데스
7. 반스파르타에서 반전으로
8. 결어
본문내용
의 곳곳에까지 그 작품이 번져나간 것은 오로지 그의 교묘한 작극술(作劇術)과 그것으로 묘사되는 극히 일반적인 인간의 비애가 강력한 설득력으로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연출기법에서는소포클레스와 달리 별다른 신기축(新機軸)을 만들어 내지 못했으며, 또한 소포클레스의 정묘한 작품구조의 균형과 박진감에 비하면 에우리피데스의 여러 작품에서는 야릇한 현실성 내지는 사실성의 무시와 강렬한 리얼리즘이 등을 맞대고 있어 독자나 관객을 불안한 긴장으로 감싸버린다. 허구다운 프롤로그에 역시 허구다운 신이 등장하는가 하면, 연애·질투·복수·간계·광기·비애와 같이 순수하고 인간적인 표정으로 감싸버린다.
그러나 그 사이에도, 있을 수 없는 장면에서 있을 수 없는 논쟁이나 비판이 사건의 흐름을 중단시키고, 보는 자와 보이고 있는 자와의 사이에 의식의 벽을 만드는 듯하나, 다시 격정으로 넘쳐흐르는 사건이 그 벽을 잊게 해버린다. <메데이아>이건, <히폴리토스>이건, 또는 <엘렉트라>나 <이피게네이아> <바카이> 등의 여러 작품에서도 이와 같은 격정적인 사건과 의식의 벽이 서로 부딪치는 충돌로 들볶여, 마지막엔 고즙(苦汁)처럼 남는 것이 모든 인간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비애와 제신에 대한 분노이다. 이러한 작품의 상연은 작가 스스로 만든 것 이외에는 몹시 어려웠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 대사(臺辭)의 간명함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 후세에 많은 독자를 매혹시키고아리스토텔레스로 하여금 가장 비극적인 시인(<시학> 1953 a 30)'이라고까지 평하게 한 까닭이 되었을 것이다.
7. 반스파르타에서 반전으로
전쟁 초에 페리클레스가 행한 전몰자 추도연설은 아테네라는 열린 사회의 이상화된 비전을 더없이 웅변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러나 장기화된 전쟁은 그러한 무드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밝은 비전을 일소시켰다. 전쟁에는 기복이 있었으나 전쟁 초 인구의 1/3을 앗아간 괴질과 같은 일련의 재앙이 아티카를 황폐화하였고, 전쟁의 후반기에는 염전(厭戰)의 기운이 현저하였다. 이러한 때에 발생한 것이 멜로스 사건이었다.
도리아계이긴 하였지만, 중립국인 멜로스를 침공해 많은 파괴를 행하였다. 멜로스 작전은 군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인이 아닌데도 투키디데스는 『전사』에서 이례적으로 길게 36장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멜로스 사건 다음 해인 B.C. 415년 봄 에우리페데스의 『트로이의 여인들』이 상연된다. 이 작품은 그 내용이나 표현으로 보아 일반적으로 트로이 전쟁을 가탁하여 멜로스 학살을 규탄하고 아테네 제국주의의 횡포를 고발하는 것이 주제라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아테네의 침략과 잔학성을 규탄하는 통속적인 반전극(反戰劇)이 아니다.
에우리피데스가 트로이 전쟁을 다룬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 아니다. 이보다 6~7년 전에 상연된 것으로 추정되는 『헤카베』가 그것이다.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점에서 『트로이의 여인』과 유사하다. 두 작품은 시간적으로 트로이 성 함락 직후의 사건을 다루었으며, 헤카베가 중심인물이 되어 있으며, 코로스는 트로이의 여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둘 다 전쟁이 주는 비참한 운명, 전략과 배신과 증오가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전쟁의 원흉으로서 헬레네를 비난하는 것도 동일하다.
그러나 두 작품은 테마와 구성에 있어 뚜렷한 차이가 있다. 『헤카베』는 폴리크세네의 죽음과 폴리메스토르 왕에 대한 복수, 다시 말하면 슬픔과 복수라는 두 가지 테마를 갖는 이중구조로 되어 있으나, 슬픔보다 복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또한 오디세우스를 제외하고는 아가멤논을 비롯한 그리스인은 대체로 친절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에 반해 『트로이의 여인들』은 복수의 관념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나, 작품의 테마는 어디까지나 전쟁이 주는 슬픔이오 허무이다. 두 작품의 이러한 차이는 멜로스 사건 이후의 전쟁관, 나아가서는 인간관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헬레네』를 상연한 후 에우리피데스는 아테네를 떠나 살라미스의 동굴에 칩거했다고 한다. 『트로이의 여인들』과 『헬레네』가 아테네인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기원전 415년의 시실리 원정의 패배로 실의와 불안에 빠져 있는 아테네인들은, 자기들의 전쟁을 불의(不義)라 비난하는 에우리피데스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기원전 408년 『오레스테스』를 상연한 후, 76세의 고령인데도 스스로 망명의 길에 오른다.
에우리피데스는 시인이자 사색하는 사상가였다. 이 양면성이 때로는 상충하고 때로는 혼합하였으나, 만년에 즈음하여 어느 쪽이 자신의 본래적인 삶의 길인가를 깨달은 것 같다. 그리하여 마지막 작품에서는 사상가가 아니라 시인으로서 철저할 뿐이었다. 거기엔 전쟁도 없고 비난이나 규탄도 없다. 평화와 자연과 신의 물질적 축복에 대한 예찬과 이상향에 대한 향수 어린 동경이 있을 뿐이다. 『바코이』의 다음과 같은 구절은 에우리피데스의 해탈의 심정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8. 결어
전언한 바와 같이 기원전 5세기는 전쟁에서 시작하여 전쟁으로 끝난 전쟁의 세기였다. 동시에 그것은 그리스 문화의 아크메(절정)의 시대였다. 비극을 비롯해 철학, 조각, 건축, 역사, 변론술이 최고로 발달하고 또한 민주정이 완성된 시대이기도 했다.
이 시대에 살던 비극시인에 전쟁은 생의 최대의 경험이었다. 일반적으로 애국시인이었던 아이스킬로스는 전쟁의 영광을 노래했고, 에우리페스는 전쟁의 비참을 노래한 반전작가이며, 소포클레스는 전쟁에 초연한 태도를 지닌, 고고하고 순수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은 아이스킬로스는 영광보다도 비참을 노래한 강렬한 반전작가였으며,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페리클레스와 그의 정책을 지지하던 소포클레스는 전쟁의 비참보다 영광을 의식한 시인인 듯하다. 에우리피데스는 애국적인, 영광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시작하여 멜로스사건괴 시실리 원정을 계기로 비참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었다가, 끝내는 가장 순수한 시인으로 생을 마침으로써 시대의 세기말적 기운을 반영했다. 세 시인의 이러한 태도의 차이는 당시의 세류와 사조를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전작가이던 그는 시의 비교(秘敎)를 밝히는 순수한 시인으로서 생을 마친 것이다.
연출기법에서는소포클레스와 달리 별다른 신기축(新機軸)을 만들어 내지 못했으며, 또한 소포클레스의 정묘한 작품구조의 균형과 박진감에 비하면 에우리피데스의 여러 작품에서는 야릇한 현실성 내지는 사실성의 무시와 강렬한 리얼리즘이 등을 맞대고 있어 독자나 관객을 불안한 긴장으로 감싸버린다. 허구다운 프롤로그에 역시 허구다운 신이 등장하는가 하면, 연애·질투·복수·간계·광기·비애와 같이 순수하고 인간적인 표정으로 감싸버린다.
그러나 그 사이에도, 있을 수 없는 장면에서 있을 수 없는 논쟁이나 비판이 사건의 흐름을 중단시키고, 보는 자와 보이고 있는 자와의 사이에 의식의 벽을 만드는 듯하나, 다시 격정으로 넘쳐흐르는 사건이 그 벽을 잊게 해버린다. <메데이아>이건, <히폴리토스>이건, 또는 <엘렉트라>나 <이피게네이아> <바카이> 등의 여러 작품에서도 이와 같은 격정적인 사건과 의식의 벽이 서로 부딪치는 충돌로 들볶여, 마지막엔 고즙(苦汁)처럼 남는 것이 모든 인간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비애와 제신에 대한 분노이다. 이러한 작품의 상연은 작가 스스로 만든 것 이외에는 몹시 어려웠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 대사(臺辭)의 간명함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 후세에 많은 독자를 매혹시키고아리스토텔레스로 하여금 가장 비극적인 시인(<시학> 1953 a 30)'이라고까지 평하게 한 까닭이 되었을 것이다.
7. 반스파르타에서 반전으로
전쟁 초에 페리클레스가 행한 전몰자 추도연설은 아테네라는 열린 사회의 이상화된 비전을 더없이 웅변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러나 장기화된 전쟁은 그러한 무드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밝은 비전을 일소시켰다. 전쟁에는 기복이 있었으나 전쟁 초 인구의 1/3을 앗아간 괴질과 같은 일련의 재앙이 아티카를 황폐화하였고, 전쟁의 후반기에는 염전(厭戰)의 기운이 현저하였다. 이러한 때에 발생한 것이 멜로스 사건이었다.
도리아계이긴 하였지만, 중립국인 멜로스를 침공해 많은 파괴를 행하였다. 멜로스 작전은 군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인이 아닌데도 투키디데스는 『전사』에서 이례적으로 길게 36장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멜로스 사건 다음 해인 B.C. 415년 봄 에우리페데스의 『트로이의 여인들』이 상연된다. 이 작품은 그 내용이나 표현으로 보아 일반적으로 트로이 전쟁을 가탁하여 멜로스 학살을 규탄하고 아테네 제국주의의 횡포를 고발하는 것이 주제라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아테네의 침략과 잔학성을 규탄하는 통속적인 반전극(反戰劇)이 아니다.
에우리피데스가 트로이 전쟁을 다룬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 아니다. 이보다 6~7년 전에 상연된 것으로 추정되는 『헤카베』가 그것이다.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점에서 『트로이의 여인』과 유사하다. 두 작품은 시간적으로 트로이 성 함락 직후의 사건을 다루었으며, 헤카베가 중심인물이 되어 있으며, 코로스는 트로이의 여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둘 다 전쟁이 주는 비참한 운명, 전략과 배신과 증오가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전쟁의 원흉으로서 헬레네를 비난하는 것도 동일하다.
그러나 두 작품은 테마와 구성에 있어 뚜렷한 차이가 있다. 『헤카베』는 폴리크세네의 죽음과 폴리메스토르 왕에 대한 복수, 다시 말하면 슬픔과 복수라는 두 가지 테마를 갖는 이중구조로 되어 있으나, 슬픔보다 복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또한 오디세우스를 제외하고는 아가멤논을 비롯한 그리스인은 대체로 친절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에 반해 『트로이의 여인들』은 복수의 관념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나, 작품의 테마는 어디까지나 전쟁이 주는 슬픔이오 허무이다. 두 작품의 이러한 차이는 멜로스 사건 이후의 전쟁관, 나아가서는 인간관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헬레네』를 상연한 후 에우리피데스는 아테네를 떠나 살라미스의 동굴에 칩거했다고 한다. 『트로이의 여인들』과 『헬레네』가 아테네인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기원전 415년의 시실리 원정의 패배로 실의와 불안에 빠져 있는 아테네인들은, 자기들의 전쟁을 불의(不義)라 비난하는 에우리피데스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기원전 408년 『오레스테스』를 상연한 후, 76세의 고령인데도 스스로 망명의 길에 오른다.
에우리피데스는 시인이자 사색하는 사상가였다. 이 양면성이 때로는 상충하고 때로는 혼합하였으나, 만년에 즈음하여 어느 쪽이 자신의 본래적인 삶의 길인가를 깨달은 것 같다. 그리하여 마지막 작품에서는 사상가가 아니라 시인으로서 철저할 뿐이었다. 거기엔 전쟁도 없고 비난이나 규탄도 없다. 평화와 자연과 신의 물질적 축복에 대한 예찬과 이상향에 대한 향수 어린 동경이 있을 뿐이다. 『바코이』의 다음과 같은 구절은 에우리피데스의 해탈의 심정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8. 결어
전언한 바와 같이 기원전 5세기는 전쟁에서 시작하여 전쟁으로 끝난 전쟁의 세기였다. 동시에 그것은 그리스 문화의 아크메(절정)의 시대였다. 비극을 비롯해 철학, 조각, 건축, 역사, 변론술이 최고로 발달하고 또한 민주정이 완성된 시대이기도 했다.
이 시대에 살던 비극시인에 전쟁은 생의 최대의 경험이었다. 일반적으로 애국시인이었던 아이스킬로스는 전쟁의 영광을 노래했고, 에우리페스는 전쟁의 비참을 노래한 반전작가이며, 소포클레스는 전쟁에 초연한 태도를 지닌, 고고하고 순수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은 아이스킬로스는 영광보다도 비참을 노래한 강렬한 반전작가였으며,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페리클레스와 그의 정책을 지지하던 소포클레스는 전쟁의 비참보다 영광을 의식한 시인인 듯하다. 에우리피데스는 애국적인, 영광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시작하여 멜로스사건괴 시실리 원정을 계기로 비참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었다가, 끝내는 가장 순수한 시인으로 생을 마침으로써 시대의 세기말적 기운을 반영했다. 세 시인의 이러한 태도의 차이는 당시의 세류와 사조를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전작가이던 그는 시의 비교(秘敎)를 밝히는 순수한 시인으로서 생을 마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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