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작가 약력 및 전시
2. 시기별 작품 경향
3. 주요 작품들
4. 인터뷰
5. 인터뷰를 끝내고
2. 시기별 작품 경향
3. 주요 작품들
4. 인터뷰
5. 인터뷰를 끝내고
본문내용
건 아니어야 한다는 거지. 오히려 그 때는 다 비우고 살아 있는 상태에서 반응하면서 떠오르는 것들로 해야 하는 거지. 딱히 무슨 생각을 한다기 보다 가급적 생각을 안 하려는데 오히려 잡생각이 들지. 그럴 때는 싹 털어버리려고 하고. 어떨 때 정 안 될 때는 심지어 내일 죽는다는 상상까지 할 정도야. 그렇게 잡다한 생각 다 버리고 몰입하려고. 난 내일 죽을 거야, 죽을 거야, 오늘 이거 다 하고 죽을 거야 이러면서 칼을 들이대는데. 그렇게 해야지. 예를 들어 조각도 시각을 통해서 들어오는 거고 조그만 차이에도 많이 달라지거든. 어디를 좀 더 깎았다든지, 굴렸다든지, 딱딱하게 표현했다든지. 예민해지려면 싹 비워야 잘 느껴지지. 작업을 처음 구상하거나 할 때에는 이런저런 큰 생각들 속에서 이건 어떨까, 생각하지만 막상 작업에 실제 들어가면 다 버려야지. 생각을 안 해야지. 생각은 안 하고 반응하면서 작업하는 것들이 기가 막히게 잘 엮이도록, 살아나도록, 재미있도록 하려고 노력하는 거지.
문 : 선생님 스스로 작품들을 돌이켜 보았을 때 특별히 더 마음이 가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왜 그런지도 말씀해 주세요.
답 : 특별히 마음이 가는 작품들은 주로 작품이 꼭 좋고 나쁨을 떠나가지고 처음 어떤 시도를 했던 거 있잖아. 예를 들어 철사 꼬기를 한다면 그것을 처음 시도하면서 어느 정도 성공을 본 그런 계기가 된 작품들 있잖아. 그런 것들은 누가 팔라고 해도 잘 안 팔고 가지고 있고 그래. 목조의 경우도 아까 말했지만 재료와의 싸움이 쉽지가 않단 말이야. 어떤 느낌이 있어도 막상 표현하려면 생각대로 되지 않아. 그러다가 뭔가 해결책을 찾고 되기 시작하는 순간이 있어. 그러면 그때부터 쭉 이어져서 작업들이 다양해지거든. 그런 계기가 되었던 작품들이 있단 말이야. 그런 작업들이 아무래도 개인적으로는 애착이 가고 끼고 있게 되지. 하나하나 꼬집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대체로 그런 작품들이야.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줬던 작품, 작업이 바뀌면서 어느 정도 기분 좋게 끝났던 작품 뭐 그런 것들이지.
문 : 앞으로 어떤 새로운 작업을 구상하고 계시는지 실례가 안 된다면 조금만 알려 주세요.
답 : 안 그래도 올해 연구년이라 작업 구상 중이야. 다양한 생각을 많이 하고는 있는데 난 이런 작업을 할 거라고 딱 이야기할 수는 없지. 작가가 작품을 해서 보여줘야지 말로 하기는 되게 어려운 이야기고. 변화를 가져볼까 하고 새로 모색 중이야. 내가 목조를 10년 했었고, 철사 꼬는 것을 10년 했었고 또 과도기에 잠깐씩 다른 걸 했었는데 한 10년 쯤 하면 다른 작업을 해 보고 싶어지는 것 같아. 그래서 이제 좀 다른 작업을 해볼까 싶긴 한데 아직 내가 말로써 내가 이런 걸 할 거다, 이야기하긴 어려운 것 같아.
문 : 마지막으로 선생님에게 조각이란?
답 : 조각은 뭐 늘 잡힐 듯 안 잡히고, 될 듯 안 되고, 날 변화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으면서 오히려 또 늘 그 자리에서 날 잡아먹고 그 모양 그 꼴이게 만드는. 그래서 ‘나 조각 때려치울 거야, 나도 그림이나 그려야지. 요새 그림 잘 팔린다는데 난 뭐야. 팔리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또 어떤 작업을 할까 하면서 조각 생각하게 되고. 어떤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 오래된 연인? 어쩔 수 없이 계속 만나게 되는. 그래서 오래된 연인처럼 조각에 대해서 격렬한 감정도 많이 줄었지만, 대학교 다니거나 갓 졸업 했을 때 느꼈던 ‘나는 조각으로 기가 막히게 뭔가를 해 낼 거야’ 그런 감정은 많이 사그라졌지만 오히려 조각으로 살아가고 생각하고 조각을 빌려서 이것저것 말하고 그러는 것 같아. 조각으로 뭔가를 표현한다, 그런 건 잘 모르겠는데 일상에서건 어디서건 늘 조각과 연결해서 느끼고 생각하는 버릇이 많이 들게 됐지. 내가 78학번인데 대학교 때부터 하면 몇 년이야 벌써. 작가로서만 해도 20년이 넘으니까. 자연히 몸에 붙지 않겠어? 그러다 보니까 가끔은 자극도 필요하긴 한데. 조각으로 내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 조각을 하면서. 그게 바람이야. 좋은 조각을 한다, 뭐 이런 것도 바람이고 목표가 될 수 있겠지만 요새는 오히려 조각을 함으로 인해서 내 생각이나 느낌, 삶에 대한 생각들이 개선되고 더 나아졌으면 좋겠어. 전에는 멋진 조각을 하는 게 목표였다면 요새는 조각하는 일이 나를 조금씩 바꿔가는 일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야.
5. 인터뷰를 끝내고
▶ 기념 촬영을 요청하니 ‘안경 쓰고 찍어야지’ 하시면서 빨간 뿔테 안경을 꺼내 드시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미리 준비해 두신 오렌지주스를 건네주시고는 예술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던 김세일 작가. 인터뷰이로서가 아니라 예술 공부를 먼저 한 선배로서 예술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라도 더 좋은 말씀을 해 주시려 애쓰는 진심어린 모습에 감동받았다. 예술가는 일반인들 모두 생각하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어떤 것을 보여주는 ‘초월’적인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은 지금 시대 가장 대표적인 대중예술인 영화를 예로 들며, 영화를 보고 대다수의 관객들이 공감하고 기억하는 것은 언젠가 무의식중에 자신이 생각해 봄직한 대사들이라며 예술은 그런 대사와 같은 것들을 찾아 표현해야 하는 거라고 하셨다.
선생님이 하신 이야기 모두 뼈와 살이 되는 고마운 조언들이었지만 도무지 언제 인터뷰를 시작해야 할지 종잡지 못하고 있을 때 ‘특별히 준비해 온 게 있냐’ 물으시는 선생님께 녹취록을 작성해야 해서요, 하며 녹음기와 질문지를 보여드렸다. 질문 목록을 보신 선생님은 ‘뭘 이렇게 준비를 많이 해 왔어. 너무 많다.’ 하시며 질문을 반 정도 줄이자고 하셨다. 우리에게는 나름대로 하나하나 다 의미 있는 질문이었기에 어떤 걸 빼고 어떤 걸 남겨둬야 할지 꽤 고민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 서너 개밖에 지우지 못한 스무 개에 달하는 질문에 모두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신 김세일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결국 예정된 시간의 두 배인 두 시간이 지나서야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다. 몇 번이나 걸려오는 전화에 ‘회의 중’이라며 인터뷰 시간을 소중히 여겨주신 점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
문 : 선생님 스스로 작품들을 돌이켜 보았을 때 특별히 더 마음이 가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왜 그런지도 말씀해 주세요.
답 : 특별히 마음이 가는 작품들은 주로 작품이 꼭 좋고 나쁨을 떠나가지고 처음 어떤 시도를 했던 거 있잖아. 예를 들어 철사 꼬기를 한다면 그것을 처음 시도하면서 어느 정도 성공을 본 그런 계기가 된 작품들 있잖아. 그런 것들은 누가 팔라고 해도 잘 안 팔고 가지고 있고 그래. 목조의 경우도 아까 말했지만 재료와의 싸움이 쉽지가 않단 말이야. 어떤 느낌이 있어도 막상 표현하려면 생각대로 되지 않아. 그러다가 뭔가 해결책을 찾고 되기 시작하는 순간이 있어. 그러면 그때부터 쭉 이어져서 작업들이 다양해지거든. 그런 계기가 되었던 작품들이 있단 말이야. 그런 작업들이 아무래도 개인적으로는 애착이 가고 끼고 있게 되지. 하나하나 꼬집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대체로 그런 작품들이야.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줬던 작품, 작업이 바뀌면서 어느 정도 기분 좋게 끝났던 작품 뭐 그런 것들이지.
문 : 앞으로 어떤 새로운 작업을 구상하고 계시는지 실례가 안 된다면 조금만 알려 주세요.
답 : 안 그래도 올해 연구년이라 작업 구상 중이야. 다양한 생각을 많이 하고는 있는데 난 이런 작업을 할 거라고 딱 이야기할 수는 없지. 작가가 작품을 해서 보여줘야지 말로 하기는 되게 어려운 이야기고. 변화를 가져볼까 하고 새로 모색 중이야. 내가 목조를 10년 했었고, 철사 꼬는 것을 10년 했었고 또 과도기에 잠깐씩 다른 걸 했었는데 한 10년 쯤 하면 다른 작업을 해 보고 싶어지는 것 같아. 그래서 이제 좀 다른 작업을 해볼까 싶긴 한데 아직 내가 말로써 내가 이런 걸 할 거다, 이야기하긴 어려운 것 같아.
문 : 마지막으로 선생님에게 조각이란?
답 : 조각은 뭐 늘 잡힐 듯 안 잡히고, 될 듯 안 되고, 날 변화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으면서 오히려 또 늘 그 자리에서 날 잡아먹고 그 모양 그 꼴이게 만드는. 그래서 ‘나 조각 때려치울 거야, 나도 그림이나 그려야지. 요새 그림 잘 팔린다는데 난 뭐야. 팔리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또 어떤 작업을 할까 하면서 조각 생각하게 되고. 어떤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 오래된 연인? 어쩔 수 없이 계속 만나게 되는. 그래서 오래된 연인처럼 조각에 대해서 격렬한 감정도 많이 줄었지만, 대학교 다니거나 갓 졸업 했을 때 느꼈던 ‘나는 조각으로 기가 막히게 뭔가를 해 낼 거야’ 그런 감정은 많이 사그라졌지만 오히려 조각으로 살아가고 생각하고 조각을 빌려서 이것저것 말하고 그러는 것 같아. 조각으로 뭔가를 표현한다, 그런 건 잘 모르겠는데 일상에서건 어디서건 늘 조각과 연결해서 느끼고 생각하는 버릇이 많이 들게 됐지. 내가 78학번인데 대학교 때부터 하면 몇 년이야 벌써. 작가로서만 해도 20년이 넘으니까. 자연히 몸에 붙지 않겠어? 그러다 보니까 가끔은 자극도 필요하긴 한데. 조각으로 내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 조각을 하면서. 그게 바람이야. 좋은 조각을 한다, 뭐 이런 것도 바람이고 목표가 될 수 있겠지만 요새는 오히려 조각을 함으로 인해서 내 생각이나 느낌, 삶에 대한 생각들이 개선되고 더 나아졌으면 좋겠어. 전에는 멋진 조각을 하는 게 목표였다면 요새는 조각하는 일이 나를 조금씩 바꿔가는 일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야.
5. 인터뷰를 끝내고
▶ 기념 촬영을 요청하니 ‘안경 쓰고 찍어야지’ 하시면서 빨간 뿔테 안경을 꺼내 드시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미리 준비해 두신 오렌지주스를 건네주시고는 예술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던 김세일 작가. 인터뷰이로서가 아니라 예술 공부를 먼저 한 선배로서 예술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라도 더 좋은 말씀을 해 주시려 애쓰는 진심어린 모습에 감동받았다. 예술가는 일반인들 모두 생각하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어떤 것을 보여주는 ‘초월’적인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은 지금 시대 가장 대표적인 대중예술인 영화를 예로 들며, 영화를 보고 대다수의 관객들이 공감하고 기억하는 것은 언젠가 무의식중에 자신이 생각해 봄직한 대사들이라며 예술은 그런 대사와 같은 것들을 찾아 표현해야 하는 거라고 하셨다.
선생님이 하신 이야기 모두 뼈와 살이 되는 고마운 조언들이었지만 도무지 언제 인터뷰를 시작해야 할지 종잡지 못하고 있을 때 ‘특별히 준비해 온 게 있냐’ 물으시는 선생님께 녹취록을 작성해야 해서요, 하며 녹음기와 질문지를 보여드렸다. 질문 목록을 보신 선생님은 ‘뭘 이렇게 준비를 많이 해 왔어. 너무 많다.’ 하시며 질문을 반 정도 줄이자고 하셨다. 우리에게는 나름대로 하나하나 다 의미 있는 질문이었기에 어떤 걸 빼고 어떤 걸 남겨둬야 할지 꽤 고민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 서너 개밖에 지우지 못한 스무 개에 달하는 질문에 모두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신 김세일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결국 예정된 시간의 두 배인 두 시간이 지나서야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다. 몇 번이나 걸려오는 전화에 ‘회의 중’이라며 인터뷰 시간을 소중히 여겨주신 점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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