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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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진정한 영웅들이 전해주는 감동 대신 작지만 인생에 대한 위안을 느낀다. 그것은 작품 끝 부분에서 한병태가 서술하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일 것이다.
‘보다 못한 다른형사가 그렇게 쏘아붙이며 한 손을 빼어 그 남자의 입가를 쳤다. 그 충격에 선글라스가 벗겨져 날아갔다. 그러자 비로소 온전히 드러난 그 남자의 얼굴,아 그것은 놀랍게도 엄석대였다. 삼십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건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우뚝한 콧날, 억세 뵈는 턱, 그리고 번쩍이는 눈길…나는 못 볼걸을 본 사람처럼 질끈 두 눈을 감았다’
"그날 밤 나는 잠든 아내와 아이들 곁에서 늦도록 술잔을 비웠다. 나중에는 눈물까지 두어 방울 떨군 것 같은데, 그러나 그게 나를 위한 것이었는지 그를 위한 것이었는지, 또 세계와 인생에 대한 안도에서였는지 새로운 비관(悲觀)에서였는지는 지금에조차 뚜렷하지 않다."
작가는 한병태의 입을 빌어 '안도'인지 '비관'인지 뚜렷하지 않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 대답을 알 것 같다. 그는 한병태를 통하여 한 인간이 세운 왕국 그리고 군림하는 군주를 굳게 믿게한 것이 한낮 어릴 적 추억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한병태는 선생의 추궁에도 그의 잘못을 모른 척 하면서 까지 그를 높이(?)평가했던 그는 이제 그 모래위에 지은 왕국의 몰락을 진정으로 경험하였다. 그가 사라지고 26년이 지난 그때 그가 동네 불량배나 지명수배자가 되어 포박 당한채 끌려가는 것을 보고야 말았으니... 진정한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 속에 살더라도 우리는 낙담하지 않는다. 인간의 역사는 영웅이 이끄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키워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독후감,   핵심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