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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당위적 주장이다. 하지만 이미 경찰조직은 미국에 의해 이승만 박사가 대통령이나 그에 버금가는 강력한 자리를 차지할 것임을 알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군정과 이승만 박사 그리고 경찰 조직이 서로 현재 또는 미래의 보수적 위치를 유지하고자 서로 협력하기로 한 모양이다. 따라서 경찰조직은 이승만 박사의 신변 경호를 강화하는 한편, 반 이승만파에 대해 억압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나는 요즘 서울역앞 시위를 감시하고 있다. 항상 중요한 사건을 앞두고 자살 폭탄 테러 등이 자주 일어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는 필수적 요소다.
1948년 5월
드디어 우리 민족의 손으로 우리 민족 지도자를 뽑는 총 선거가 벌어졌다. 처음 문자를 잘 모르시고 선거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할아버님, 할머님에게 선거를 하는 방법을 안내 해드리는 게 힘들었다. 더러는 이러한 분도 계셨다. 지금 순종 후손이 멀쩡하게 살아있고 고종 직계 후손도 멀쩡히 살아있는데 왜 국왕을 다시 우리 마음대로 뽑냐고... 그렇게 나오시니 나도 할 말이 없었다
1948년 9월
북한에서도 정권이 성립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것은 그들은 선거 없이, (물론 우리도 선거 없이 미국의 영향하에 이승만이 당선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소련의 지시하에 김일성이 정권을 잡았는데 그는 정권을 잡자말자 친일파 문제, 토지 소유 및 배분과 같은 문제를 먼저 해결해버림으로써 지지도가 높았다. 이에 이승만 정부는 위협을 느끼는 것 같았다. 제정 국회에서 일하는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이 해온 과오에 대한 꺼림칙한 무언가가 있긴 하지만 당장 자신들의 과거가 쉽게 드러나지도 않을뿐더러 이를 조사할 반민족특별조사위원회 외에 경찰은 이미 친일경찰,정권하의경찰을 맹세한 상태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나는 이러한 사례에 또 한번 분노한다. 차라리 나쁜 짓이나 하고 살 걸... 내가 한 착한 행동은 그저 그 시대에 필연히 했어야 할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어 업적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결국 인생은 완전 순결 무구한 깨끗한 삶을 살거나, 정말 타락한, 여기저기 아부하고 아첨해서 사는 그런 더러운 삶을 살든 둘 중 하나를 택해야 역사가 알아주는 것이다. 나는 더럽지만 풍족한 삶을 택하겠다.
1949 10월
반민족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쳐부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아무래도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이승만이나 이승만 측근들의 친일 행위가 서서히 드러나고 언론에 공개되자 그들이 뒤늦게 손을 쓰려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제 정의보다 나의 안위를 생각한다. 나의 가족을 생각한다. 내가 속한 제1분대가 광화문에 위치한 반민특위 앞에 먼저 도착하였다. 그들은 요즘 한창 뭔가를 해냈다며 뿌듯해하며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나갈 때 습격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나는 동료들에게 기다리라고 지시하였다. 오후12시30분이다. 그들이 하나 둘씩 손을 잡고 점심을 먹고자 나오고 있다. 이때 돌격 싸인을 하였다. 경찰 1부대의 몸놀림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들의 사무실에 진입, 분산하여 그들 책상위의 문서들을 모두 찢거나 불태워 버리고 이를 저지하려 드는 여사무원 등의 배도 힘껏 걷어차버렸다. 너희가 하는 행동을 선이라고 생각만 하지말고 너희가 억울하다고만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의 선은 당대 권력자가 정의하는 바에 결정되는 것이고 나는 그 길을 따르는 것이다. 지난 일제 시대에 내가, 우리 가족이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충격을 입더라도 음지의 독립군을 도와주며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나에게 오는 민중의 돌팔매. 어느 누구도 나의 업적을 생각해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염증에서 내가 깨달은 소중한 교훈이다.
1948년 5월
드디어 우리 민족의 손으로 우리 민족 지도자를 뽑는 총 선거가 벌어졌다. 처음 문자를 잘 모르시고 선거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할아버님, 할머님에게 선거를 하는 방법을 안내 해드리는 게 힘들었다. 더러는 이러한 분도 계셨다. 지금 순종 후손이 멀쩡하게 살아있고 고종 직계 후손도 멀쩡히 살아있는데 왜 국왕을 다시 우리 마음대로 뽑냐고... 그렇게 나오시니 나도 할 말이 없었다
1948년 9월
북한에서도 정권이 성립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것은 그들은 선거 없이, (물론 우리도 선거 없이 미국의 영향하에 이승만이 당선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소련의 지시하에 김일성이 정권을 잡았는데 그는 정권을 잡자말자 친일파 문제, 토지 소유 및 배분과 같은 문제를 먼저 해결해버림으로써 지지도가 높았다. 이에 이승만 정부는 위협을 느끼는 것 같았다. 제정 국회에서 일하는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이 해온 과오에 대한 꺼림칙한 무언가가 있긴 하지만 당장 자신들의 과거가 쉽게 드러나지도 않을뿐더러 이를 조사할 반민족특별조사위원회 외에 경찰은 이미 친일경찰,정권하의경찰을 맹세한 상태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나는 이러한 사례에 또 한번 분노한다. 차라리 나쁜 짓이나 하고 살 걸... 내가 한 착한 행동은 그저 그 시대에 필연히 했어야 할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어 업적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결국 인생은 완전 순결 무구한 깨끗한 삶을 살거나, 정말 타락한, 여기저기 아부하고 아첨해서 사는 그런 더러운 삶을 살든 둘 중 하나를 택해야 역사가 알아주는 것이다. 나는 더럽지만 풍족한 삶을 택하겠다.
1949 10월
반민족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쳐부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아무래도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이승만이나 이승만 측근들의 친일 행위가 서서히 드러나고 언론에 공개되자 그들이 뒤늦게 손을 쓰려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제 정의보다 나의 안위를 생각한다. 나의 가족을 생각한다. 내가 속한 제1분대가 광화문에 위치한 반민특위 앞에 먼저 도착하였다. 그들은 요즘 한창 뭔가를 해냈다며 뿌듯해하며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나갈 때 습격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나는 동료들에게 기다리라고 지시하였다. 오후12시30분이다. 그들이 하나 둘씩 손을 잡고 점심을 먹고자 나오고 있다. 이때 돌격 싸인을 하였다. 경찰 1부대의 몸놀림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들의 사무실에 진입, 분산하여 그들 책상위의 문서들을 모두 찢거나 불태워 버리고 이를 저지하려 드는 여사무원 등의 배도 힘껏 걷어차버렸다. 너희가 하는 행동을 선이라고 생각만 하지말고 너희가 억울하다고만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의 선은 당대 권력자가 정의하는 바에 결정되는 것이고 나는 그 길을 따르는 것이다. 지난 일제 시대에 내가, 우리 가족이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충격을 입더라도 음지의 독립군을 도와주며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나에게 오는 민중의 돌팔매. 어느 누구도 나의 업적을 생각해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염증에서 내가 깨달은 소중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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