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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게 되면서, 연애를 하면서, ‘선머슴 같다’는 것이 칭찬이 아닌 비난임을 깨닫게 되면서 이제, 여기서, 여성으로 사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문제’, 더구나 ‘나의 문제’ 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과거에 내가 ‘여자’임을 알기 전, 여성 문제는 남의 일이었고, ‘남자다움’을 효율적으로 모방해서 성공하면 그만이었다. 이유 없이 ‘여자’로 당당히 존재할 권리를 빼앗기고, 발전성 없는 단기적 시각에 의한 모방을 통해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것을 몰랐던 것이다.
물론 내 안에는 내가 여태까지 발전시켜왔던 ‘남자다운’ 요소들이 존재한다. 나는 모험을 즐기며, 독립적이고, 승부 지향적이다. 그러나 또한 그렇게 잘라내려고 ‘거세’라는 표현을 쓰려다 그만두었는데, 이 역시 매우 남성위주의 용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애썼던 ‘여자다운’ 요소들도 있다. 꼼꼼하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애틋하며, 아기자기한 것들을 좋아한다. 이런 본성을 감추고 억누르느라 나는 그동안 얼마나 갑갑했던가. 여자 아이들이 빠져 산다는 순정만화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외모에나 신경 쓰는 여자아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 거울을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남자들 역시 편견에 휩싸여 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마시는 대신 술의 힘을 빌려 이야기를 꺼내고,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영화관에 같이 갈 여자가 없어 보지 못하며, 분홍색이 좋아도 좋다고 얘기할 수 없었다. 우습고도 슬픈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성공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조차, 어쩌면 그들이 더 이런 자잘한 터부들에 빠져 일상을, 나아가 삶 전체를 불행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답다’는 말은 그 사람을 규정짓고 자기를 유지시키며 추스르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남자답다’, ‘여자답다’는 말의 폐해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매우 크다. 이 단순한 언어 두 마디로 인해 우리는 개성의 몰각을 겪고, 사회 속 단순 부품으로 재생산되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이제 스스로를 얽어매는 족쇄를 풀 때가 되었다. 그러나 인식의 개선이란 가장 가깝지만 힘겨운 것이기도 하다. 내 안으로부터 깊이 자리 잡은 이 모순을 해결하는 방법은 아직 누구도 알지 못한다. 꽤나 길어진 페미니즘의 역사 속에서도 실마리조차 잡기 힘들다. 누구나의 일상 속에 깊이 배어있는 만큼 뽑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은 인식에서 시작된다. 이 뜻 깊은 시작이 결코 흐려지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므로, 우리의 해방에는 빛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안에는 내가 여태까지 발전시켜왔던 ‘남자다운’ 요소들이 존재한다. 나는 모험을 즐기며, 독립적이고, 승부 지향적이다. 그러나 또한 그렇게 잘라내려고 ‘거세’라는 표현을 쓰려다 그만두었는데, 이 역시 매우 남성위주의 용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애썼던 ‘여자다운’ 요소들도 있다. 꼼꼼하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애틋하며, 아기자기한 것들을 좋아한다. 이런 본성을 감추고 억누르느라 나는 그동안 얼마나 갑갑했던가. 여자 아이들이 빠져 산다는 순정만화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외모에나 신경 쓰는 여자아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 거울을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남자들 역시 편견에 휩싸여 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마시는 대신 술의 힘을 빌려 이야기를 꺼내고,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영화관에 같이 갈 여자가 없어 보지 못하며, 분홍색이 좋아도 좋다고 얘기할 수 없었다. 우습고도 슬픈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성공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조차, 어쩌면 그들이 더 이런 자잘한 터부들에 빠져 일상을, 나아가 삶 전체를 불행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답다’는 말은 그 사람을 규정짓고 자기를 유지시키며 추스르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남자답다’, ‘여자답다’는 말의 폐해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매우 크다. 이 단순한 언어 두 마디로 인해 우리는 개성의 몰각을 겪고, 사회 속 단순 부품으로 재생산되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이제 스스로를 얽어매는 족쇄를 풀 때가 되었다. 그러나 인식의 개선이란 가장 가깝지만 힘겨운 것이기도 하다. 내 안으로부터 깊이 자리 잡은 이 모순을 해결하는 방법은 아직 누구도 알지 못한다. 꽤나 길어진 페미니즘의 역사 속에서도 실마리조차 잡기 힘들다. 누구나의 일상 속에 깊이 배어있는 만큼 뽑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은 인식에서 시작된다. 이 뜻 깊은 시작이 결코 흐려지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므로, 우리의 해방에는 빛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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