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의 \'침이 고인다\' 감상 후기를 작가론적, 작품론적, 효용론적, 시대상을 투영한 관점으로 작성.

소개글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 감상 후기를 작가론적, 작품론적, 효용론적, 시대상을 투영한 관점으로 작성.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작가론 -김애란
1) 작가 약력
2) 김애란의 작품

2. 작품론 -⌜침이 고인다⌟
1) 줄거리
2) 인물 분석
3) 김애란식 글쓰기

3. 효용론 - 읽어내기. 공감하거나 그러지 못하거나.
1) 이별 - 버려짐
2) 일상 - 이중성

4. 시대상 -현대인의 ‘관계’에 대한 조망

본문내용

야채를 잘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어쩌면 단지 그 이유 때문일지도 몰랐다.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모르는 미움의 감정들이 뿌리를 점점 강하게 내린다. 나중에는 그 괴생물이 머릿속을 다 잠식해 버린다. 그 시기가 되면 솜털 같은 부분에서부터 한치 앞을 보지 못하게 하는 거대한 부분에 이르기 까지 모든 것이 미움의 이유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그 과정은 참으로 순식간이며, 특정 체계나 규칙에 지배받지 않는 것이라서 미리 알아내 이성적 사고의 영역에 맡기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녀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후배의 부정적인 습관들은 그전까지 쌓아온 합리적인 이유들을 한꺼번에 날려버리며 그녀의 의식 속에 미움의 또아리를 튼다. 그렇게 그녀의 이중성도 고개를 살며시 든다.
적막하고 푸근한 어둠 속에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인삼껌을 씹는다. 아마 입에 침이 가득 고인 채 떠나갔을 후배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4. 시대상 - 현대인의 ‘관계’에 대하여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우리의 생활에서 컴퓨터와 모바일폰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생활의 내용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현상의 중심에는 ‘더 빠르게 더 편하게’를 실현시켜주는 거대한 자본의 상술이 도사리고 있다. 삶에 불편하거나 힘든 경우뿐만 아니라 자기가 갖고 있지 못한 더 나은 능력을 필요로 할 때도 쉽게 아르바이트를 쓰는 행태를 볼 수 있다.
이들에겐 관계의 시늉만 있을 뿐, 그 관계 안에서 야기되는 복잡 미묘한 갈등을 삭이고 책임, 용서, 화해를 이끌어내며 상대방과 조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없다. 현실이 점점 사이버화 되고 있다.
이런 시대 속에, 소설에서 삶이 사라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가의 삶에서도 삶이 사라지고 있다. 이 두 가지 현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 성격이 불분명한 등장인물들, 개연성 없이 무작정 전개되는 사건들, 형상화속으로 녹아들지 않는 날것 그대로의 수사, 이미지와 상징, 비유로만 만들어진 작품들을 읽다보면 그것이 시대의 흐름을 투영하고 패러디하기 위한 작가의 계산된 의도라기보다 작가 자신 삶 자체가 빈약하여 그렇게 밖에 쓸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는 디지털세대의 디지털적 감성의 전형이라 할 수 있음에도 매우 주목할만한 깊이를 지니고 있다. 하루하루 힘겹게 학원 강사 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과 집도 직장도 없이 떠도는 그녀의 후배,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났지만 주인공의 배려로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리고 그 동거라는 형식을 통해 ‘관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혀 친분이 없었던 완벽한 두 타인이 만나 함께 살게 되는 시작과 상대방을 안다고 생각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상대방의 모든 것이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는 관계의 종결까지 말이다. 이 위태로운 동거의 시작과 끝을 묘사하는 한 문장 한 문장은 마치 소리 없이 타들어가는 촛불이 떨어뜨리는 촛농처럼 뜨겁고 아프게, 겉보기엔 평온한 일상 그 속에 감춰진 생의 무참한 순간들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키워드

김애란,   침이 고인다,   현대인의 관계,   김애란의 작품,   이중성,   버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