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령공주 다시 읽기

소개글

원령공주 다시 읽기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시작하면서
2. 원령공주
3.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원령공주
4. 원령공주 속의 호러?
5. 맺으면서

본문내용

단 그 주제 때문인 듯 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슷한 주제의식 때문에 비슷하다고 느껴 분석하면 할수록 두 이야기가 상당히 다름을 알 수 있는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 들춰냈던 이야기를 좀 더 직접적으로 ‘원령공주’에서 구현해 보려 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시타카는 그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 줄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혹은 그 주제를 좀 더 일본적 색채 속에서 구현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현실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곳을 배경으로 삼고 있으니 말이다. ‘원령공주’ 역시 시시가미나 모로 등의 각종 신들이 현실과 이질적인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일본의 종교가 수많은 신을 섬기는 샤머니즘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생각할 때, 일본인의 관점에서는 아주 비현실적인 요소도 아닐 테다.
4. 원령공주 속의 호러?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굉장히 무서웠고 화려하고 역동적인 액션 씬을 보고 놀라워하기 보다는 조금만 분위기가 긴장돼도 떨렸다.
호러가 당대의 억압받는 피해자가 판타지 요소를 빌려 가해자에게 가하는 복수극이라고 할 수 있다면, ‘원령공주’ 역시 호러 요소를 가진 셈이다. 어렸을 적 가장 무서웠던 부분, 시시가미의 목을 자른 뒤 시시가미가 죽음의 신이 되어 모든 것의 생명을 앗아가던 때를 보면, 호러에 등장하는 귀신이나 살인마가 떠오른다. 어떤 특정한, 혹은 불특정한 타인들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기거나 깊은 상처를 받은 뒤 무시무시한 존재로 거듭나 가해자, 혹은 가해자와 비슷한 존재들에게 보복을 하는 것이다. 시시가미는 자연 그 자체를 대표하는 생명의 신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을 무차별하게 개발, 제거하고서도, 남은 자연까지도 모두 이용하려고 신을 죽일 생각을 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호러로서 살펴보았을 때 이 작품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긍정적 해결이 이루어지고(피해자의 물건을 되돌려줌), 보복행위를 하던 피해자는 사라진다. 화해가 이루어진 셈이다.
만약 자신이 호러 영화 속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아니라면 남의 일처럼 호러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겠지만 만약 나 역시 그 속의 캐릭터가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라면 그 느낌은 달라진다. ‘원령공주’에서 지벌신들이 증오하는 대상은 ‘인간’이다. 나 역시 아무 생각 없이 자연을 오염시키며 사는 인간들 중 하나로서, 그의 보복의 대상이라는 생각 때문에 절망감과 공포감을 느꼈던 것이다.
어쨌든 ‘원령공주’가 아시타카의 모험이 아닌, 에보시의 시시가미 사냥과 시시가미가 죽음의 신으로 변모하여 인간들에게 죽음의 기운을 퍼뜨리는 보복 과정을 중심 내용으로 잡았다면 그 역시 훌륭한 한 편의 호러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막연히 기대해본다.
5. 맺으면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굉장히 존경하고 좋아하는 감독이다. 원래 나는 판타지, 특히 동화적 감수성이 물씬 느껴지는 판타지나 아니면 아예 스케일이 크고 무거운 화려한 판타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 좋다. ‘원령공주’는 후자 쪽에 가까운 듯 하다.
단순히 그 판타지가 재미만을 담고 있다면 두고두고 보고 싶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판타지는 그 속에 깊은 주제의식을 담고 있으며, 그것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또한 그 모두가 마지막에 희망을 제시하고 있기에 더더욱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판타지 장르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다른 판타지 작품에 대해서도 많이 섭렵하고 있었다면 분석이 좀 더 쉽고 재미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원령공주’를 보고 감상에 젖었던 것으로 일단은 아쉬움을 달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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