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의 작품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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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2. 본론
1) 작가의 생애
2) 오정희의 작품 세계
3. 마치며

본문내용

일과 가족 몰래 옆집 목수의 딸 서분과 성관계를 갖는 일 외에는 남성성을 드러내지 않는다. <완구점 여인>의 완구점 여인은 한 때 아이를 낳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불모의 몸이 되어서 휠체어 생활을 한다. 그녀에게도 지난 시절에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을 것이나, 현재에는 남성이 아닌 여성과 육체적 관계를 가질 뿐이다.
이러한 남성의 부재는 남성과의 대립과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저녁의 게임>에서 극대화되는 남성과의 대립은, 구체적으로 아버지에 대한 저항감으로 표출된다. 화자가 낯선 사내와 옷을 벗고 눕는 행위는 아버지에 대한 반감에서 나오는 것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성관계의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오히려 비장미가 느껴지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4) 유년의 목소리
오정희의 여러 일인칭 소설들에서 중심적인 화자로 등장하는 것이 어린아이이다. 어린아이는 직업이 없다. 그리고 가정에만 귀속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그들에게 가정의 의미는 더욱 각별해진다. 유년의 기억과 목소리들이 대부분 가정사를 중심으로 사건을 이끌어간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오정희 작품 속 여자아이들의 가정은 포근하고 안락한 이미지보다는 투쟁 같은 삶을 이어가는 공간이다. 그 속에 존재하는 아픔과 불안의식은 어린아이들은 전혀 행복하지도, 순진하지도 않은 상태로 몰아갔다.
<유년의 뜰>, <중국인 거리>, <겨울 뜸부기>, <바람의 넋> 등은 어린아이는 어른인 화자의 어린시절 속 기억되는 모습들로 그려진다. <유년의 뜰>은 피난민 일가족의 가난하고도 비정상적인 삶의 풍경을 이야기한다. 기생 출신의 할머니, 밤마다 술취해 들어오고 외박이 잦은 어머니, 집안의 폭군으로 군림하며 언니의 코피를 터뜨리는 큰오빠, 이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밤외출이 잦은 언니, 종일 냇가에서 멱 감던 작은 오빠, 병약해 언제 죽을지 모르는 동생, 그리고 '노랑눈이'라 불리우며 도벽을 보이는 '나'의 모습은 비극적 전쟁을 겪은 한 가족의 무더져 가는 윤리 의식과 공허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인 거리>의 아이들은 황폐한 도시에서 점점 순진한 모습들을 잃어가고 있다. 아이답지 않은 삶에 대한 통찰력과 냉철한 분석은 비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것은 전후의 가난한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광경이지만 너무도 잔혹한 것이다.
제니는 치옥이의 살아 있는 인형이었다. 목욕을 시켜도, 삼십분마다 한 번씩 옷을 갈아 입혀도 매기 언니는 나무라지 않았다. 제니는 아기가 되고 때로 환자가 되고 때로 천사도 되었다. 나는 진심으로 치옥이가 부러웠다.
"너도 동생이 있잖아."
치옥이가 의아하게 물었다.
"의붓동생인걸."
"그럼 늬네 친엄마가 아니니?"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응, 계모야."
치옥이의 눈에 담박 눈물이 괴었다.
"그렇구나 어쩐지 그럴 거라고 생각했었어. 이건 비밀인데 우리 엄마도 계모야."
치옥이는 비밀이라고 했지만 치옥이가 의붓자식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동네에서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비밀을 서로 지켜주기로 손가락을 걸고 맹세했다.
"그럼 너의 엄마도 널 때리고, 나가 죽으라고 하니?"
"응 아무도 없을 때면."
치옥이는 바지를 내려 허벅지의 피멍을 보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난 나가서 양갈보가 되겠어."
나는 얼마나 자주 정말 내가 의붓자식이었기를, 그래서 맘대로 나가 버릴 수 있기를 바랐는지 몰랐다.
두 아이의 사랑받지 못한 채 유기된 삶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화이다. 또 유년의 환경이 순진성을 파괴하고 정신적 상처를 남긴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것은 분명히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러한 개인과 가족 차원의 슬픔을 확장시켜서 외부 환경과 부딪쳐 변해가는 나약한 인간에 존재론적 접근을 시도한다. 그 슬픈 아이들의 모습은 분명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바람의 넋>에서의 은수는 마치 이러한 불행한 유년기를 겪은 아이들이 자라난 모습인 것처럼 느껴진다. 꼭 <유년의 뜰>의 노랑눈이의 미래 모습인 것같고, <중국인 거리>의 치옥의 미래 모습인 것만 같다. <바람의 넋>의 은수는 끊임없이 가출을 시도한다. 그 안주하지 못하는 불안 심리는 그녀가 기억하지 못하는 무의식 속에 잠재된 공포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피난 시절 가족이 도둑들에게 무참히 살해된 것은 은수가 기억하지 못하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다. 의식적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이 살아나면서 은수는 차차 외부 환경과 자아의 정체성 사이의 괴리감으로 불안을 느끼게 되고 그것이 가출의 행동으로 이어진다.
Ⅲ. 마치며
소설쓰기 역시, 되풀이 겪어도 면역과 내성이 생기지 않는 점 그리고 그 가슴뜀과 온갖 갈망과 공상, 기진맥진과 지리멸렬 이윽고 쓰디쓴 환멸에 이르기까지 연애의 구조와 신통히도 닮아 있다. 연애의 형태는 사람의 개체수 만큼이나 다양하다. 가볍고 산뜻하거나 어둡고 무겁거나 강렬히 함께 타오르다 스러지거나……나의 글쓰기, 나의 생과의 연애는 어떤 것일까, - 때로 정말 싫다고 진저리를 치고 의심하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그 쓰디쓴 매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애달픈 짝사랑, 허망한 정열인지도 모른다. (<글쓰기, 그 쓰디쓴 매혹>중에서)
오정희는 소설을 쓰는 것이 연애와도 같다고 말한다. 나에게 그 말은 아픔을 잊기 위해 글쓰는 것이 아니라 아프기 위해 글을 쓴다는 것처럼 들린다. 글쓰는 것에 대해서 단 한번도 운명이라거나 숙명이라고 생각해보질 않았다는 그녀의 또 다른 발언은, 허영없는 노력에 의해 작가가 태어남을 조심스레 말하는 것만 같다. 어느 한 부분 떼어 내도 그대로 시가 될 것 같은 오정희의 글 속에는 낯설은 삶의 이면이 담겨 있고, 내면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나에게 '나는 진정 여자인가?'를 묻는 것만 같다.
참고 문헌
오정희, 《옛 우물》, 청아출판사, 1994.
오정희, 《제3세대 한국문학-13》, 삼성출판사, 1983.
김경수 편,《페미니즘 문학비평》, 프레스21, 2000.
오정희, 《야회》, 나남출판, 1994.
정영자, 《한국 페미니즘 문학 연구》, 좋은날,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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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4.09.14
  • 저작시기2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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