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물고기 남자』가 제시하는 주제 분석

소개글

연극 『물고기 남자』가 제시하는 주제 분석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기 남자'라는 제목을 통해 역설적으로 변형되며, 결국 인어공주의 미(美)는 물고기 남자의 추(醜)함으로 패러디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논의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물고기 남자』에서 물고기 남자가 어떤 방식으로 보여지는가를 살필 필요가 있다. 극중의 물고기 남자는 이영복(택)의 꿈속에 등장하는 반인반어의 기이한 존재다. 또한 자살하는 남자(남편 역)가 그린 그림이기도 한데, 결과적으로 자살하는 남자 자신을 상징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영택은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몰이해가 낳는 폐해를 몸소 경험한 인물이자 그것의 문제성을 직시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유람선이 난파되어 희생자가 속출할 때도 순수한 의도에서 익사자들을 건져내기 위해 갈고리를 만든다. 그런데 이영복(택)의 갈고리는 김진만에 의해 시체에 내걸린 보상금을 얻어내기 위한 도구로 변질된다. 익사자를 건져내는 동일한 행위라 할지라도 이에 대한 이영복과 김진만의 동기는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이영복이 꿈속에서 보았다는 물고기 남자는 이영복이 표상하는 건전한 인간성이, 이기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뒤틀린 김진만형의 인간으로 변질된 결과를 상징한다 하겠다. 물고기와 인간의 결합이 인어공주와 같은 아름다운 동화의 주인공을 낳는 것이 아니라, 온갖 이해관계의 모순으로 뒤얽힌 흉칙한 괴물을 배태하는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물고기 남자는 과거 순수한 사랑을 상징했던 인어공주의 상에 현대인의 부정적인 세태를 결부시켜 재해석한 결과가 된다.
극의 크라이막스라 할 수 있는 남편의 자살장면은 앞서 언급했던 인간의 물신화, 그리고 그 물신화가 복잡한 인과관계를 통해 파생하는 인간성의 비극적 종말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양동이로 자신이 빠져 죽을 물을 길어 나르는 남자와 이를 망연자실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영복, 그리고 남자의 시체에 걸린 보상금을 생각하며 애써 그의 죽음을 외면하는 김진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것은 다름 아닌 '현대판 인어공주'라 할 '물고기 남자'다.
결론적으로 극중의 이영복이 얻는 것과 같은 각성이 없는 한, 현대인의 이기주의와 물신숭배는 뒤틀린 인간성과 이것의 희생양을 동시에 상징하는 물고기 남자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낼 것이라는 경고가 연극 『물고기 남자』의 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마지막 장면에서 브로커의 통사정에도 불구하고 양식어장을 되파는 것을 거부하는 이영복은 인간성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보여준다.

키워드

이강백,   이상우,   물고기남자,   연극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