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소여로 보고 관념을 그 직접적 소여에 대한 생각 또는 표상으로 말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흄의 인성론에 나타난 전체의 흐름을 고려한다면 외부 사물에 대한 지각이나 표상 또는 경험의 직접적 소여 같은 개념들은 흄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흄은 경험에서 나오지 않는 지식이 없다고 하는 경험주의의 논제를 받아들이고 적용하기 때문에 예를 들면 내 앞에 있는 갈색 책상에 대하여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이 갈색 책상이라는 인상이 이 갈색 책상에 대한 인상인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확인을 위해 내가 내 앞에 있는 갈색 책상을 볼 때 내가 갖게 되는 것은 또 하나의 이 갈색 책상이라는 인상일 뿐이며 이 갈색 책상 자체가 내 머리에 들어오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나는 이 갈색 책상이라는 인상은 가질 수 있지만 이 갈색 책상이 눈앞에 존재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인상이나 개념을 사물로 확인할 길이 막혀 있고 외부 사물의 지각이나 경험의 직접적 소여가 흄에게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된다. 이 경험주의의 논제가 철저하게 적용될 때에 회의주의에 빠지게 되는 역설적인 경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