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탄생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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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탄생을 읽고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때도 윗사람으로부터 배운 황제의 태도를 그대로 전하기도 한다.
또한 애록의 소년들은 집단에 편입되는 법뿐만 아니라, 집단의 이름 아래 숨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애록의 소년들은 혼자 있을 때 용감해지기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더욱 용감해지며, 집단적인 공격성을 표출하는 법을 배운다. 이는 그가 어른이 되어서 속할 집단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며, 집단이 그에게 부여한 사명을 완수하는 적극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애록의 남성들은 위계질서의 이상(ideal)으로부터 끊임없이 사명을 주입 받는다. 시대가 변해서 여성이 돈을 벌고 남성이 집안일을 하게 되고 그게 자연스럽다고 해도, 이 사명은 끊임없이 애록의 남성들의 머릿속을 괴롭힌다. 위계 구조 안에 편입된 사람들은 윗사람에게서 오는 열등감을 아랫사람에게 전가하는 악순환에 계속 참여해야하며, 위계의 사다리를 끝없이 기어 올라가야 한다. 위계 구조 안에 편입되지 못한 사람들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외로움과 불안함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것이 애록의 사회가 남성들에게 부과하는 스트레스이다. 이 스트레스를 받아들이고, 다른 이에게 전가하고, 남성들만의 동병상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애록 남성들의 삶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지극히 개인의 이야기이지만 생각보다 보편적이다. 그건 저자가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사회구조적인 면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나와는 살아온 세대가 다르기 때문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책에서 언급하는 어떠한 사건이 "요즘에는 없겠지." 라든가 "우리집과는 많이 다르군." 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이 책은 '한 아이의 유년기를 통해서 보는 한국 남자의 정체성 형성과정'을 표방하고 있으니, 여자인 나와는 다른 경험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통하는 바가 많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예로 '친구'라는 개념만 해도 그렇다. 아직도 나이를 떠나서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읽다보면 계속 나 자신의 이야기를 생각하게 된다. 나의 수많은 기억들은 나를 구성하는 데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을까. 그 때 그 선생님의 발언은, 그 때 그 친구의 태도는, 그 때 그것은...
언젠가 시간이 나면 나의 이야기를 적고 분석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저자는 그런 충동을 유발 할 만큼 솔직하게 글을 풀어나간다.
사실 남에게 솔직해지는 것은, 그리고 자신의 모자람을 드러내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어린 시절의 가족이야기까지 함께 쓰지 않으면 안되었으니 얼마나 심적부담이 심했을까. 물론 읽고나니 '저자는 출판된 책을 읽으면서 완전히 솔직해지지 못한 자신에 대해 아쉬워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기야 했지만, 그래도 이정도로 구체성을 띤 이야기를 써내려간 건 분명 용기있는 일이다.
이 책의 작업은 책 자체의 재미에 더하여, 모두에게 좋은 회상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었다.
<참고문헌>
1)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영,로포트 M , 이제이북스, 2002
2)남자의 탄생, 전인권, 푸른숲,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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