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문학에서의 기억과 역사 - 루트 클뤼거의 {생존의 문제}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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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아우슈비츠 이후의 문학

Ⅱ. 아우슈비츠
1. 침묵과 금기의 테마
2. 아우슈비츠-시: 생존을 위한 원칙

Ⅲ. 아우슈비츠의 기억과 역사

Ⅳ. 아우슈비츠 '기념관'과 그 현재적 의미

Ⅴ. 마무리

본문내용

와서 제단에 놓는다. 기념관의 뜰에는 흐르는 물소리가 쾌적하고, 기념관의 내부에는 평화와 인류를 테마로 한 시적 경고문이 녹음기를 통해 반복해서 방송된다(S. 70f). 이 행간에서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기념하는 박물관이 과연 본래 목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인지 하는 클뤼거의 비판적인 시선을 느끼게 된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일본사람들의 박물관 문화는 다시금 "오렌지 나라"로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박물관 문화에로 연결된다.
이곳 오렌지 나라의 역사는 세계 각지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일구어낸 것이다. 1947년 미국으로 이주한 클뤼거 또한 이곳에 둥지를 틀고 산다. 오렌지 나라의 주민들은 '그들의 고향과 과거의 역사로부터 도망쳐 온 사람들'로서 '서로 공통되는 과거'가 없다(S. 280). 경제적으로 아주 부유한 이 나라에서 과거는 기껏해야 역사물 영화에서 취급되는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나라 사람들은 영화 속의 허구가 실제로 역사적인 사실과 일치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다만 역사물 영화에서 감탄하는 것은 의상과 영화 세트장, 특수 효과이다. 캘리포니아의 한 비행장은 역사 속의 실제 인물이 아니라 역사물 영화에서 이 인물을 연기한 영화배우 존 웨인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역사물 영화가 일주일쯤 영화관에서 상영된 후 폐기처분되는 것처럼, "이곳에서는 역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따라서 영화와 현실간의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S. 281) 오렌지 나라 주민들에게 과거는 "칠판에 쓰여진 것을 지우개로 닦아내듯"(S. 229) 기억에서 지워버려야 할 것이다. 역사물 영화처럼, 그리고 슈퍼마켓에서 파는 잡지와 책처럼 이곳의 문화는 가볍게 즐기는 일회용의 특징이 있다. 이 문화에서는 현재가 과거로서 무르익기 전에 벌써 다른 현재로 대치되며, 사람들에겐 과거를 돌이켜볼 여유가 전혀 없다. 미국에서 자살율이 가장 높으며, 정신과 병원이 가장 많고 종교단체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이 오렌지 나라에는 미래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자동차의 질주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이곳 주민들이 가진 '스피드'와 '공격성'은 바로 과거와 미래가 없이 현재의 순간에서 다른 현재의 순간으로 숨가쁘게 넘어가는 삶과 문화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작가는 이 스피드와 공격성을 동서양을 망라한 기술화된 현대 사회의 특징적 현상으로 파악하며, 여기에서 과거의 폐기 뿐 아니라 현재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를 경험한다. 독일 괴팅엔에서 클뤼거는 교통사고로 쓰러지는데, 16세의 소년은 앞에 사람이 오는 것을 보고도 자전거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곧장 내달린다. 자전거에 부딪쳐 정신을 잃는 순간 클뤼거에게 아우슈비츠의 트라우마가 다시 되살아나며, 소년의 무모한 공격성은 나치의 범죄성을 떠올린다. "그가 나를 뒤쫓는다, 나를 치어 넘어뜨리려 한다, [...] 어둠 속의 빛, 자전거에 달린 불빛, 금속, 가시 철조망 위에 걸린 서치-라이트 [...]"(S. 271).
Ⅴ. 마무리
지금까지 루트 클뤼거의 『생존의 문제』를 중심으로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아우슈비츠 대한 기억과 기록, 그리고 독일 사회 내에서 전개되는 나치 과거의 회상과 역사화에 따른 담론을 살펴보았다. 클뤼거는 '아우슈비츠 이후 시를 쓰는 행위를 불가능하다'고 한 아도르노의 진술과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가짜 증인들'로 보는 프리모 레비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자신의 문학의 원천을 다름 아닌 아우슈비츠에서 겪은 경험들과 여기서 비롯되는 트라우마에서 찾기 때문이다. 이 트라우마를 분석하는 일은 클뤼거가 자서전을 집필하는 일차적인 이유이다. 그러나 그간 진술을 거부하고 '침묵'해 온 트라우마를 기록하는 작업은 '개인적인 회상'의 의미를 넘어서서 '집단적 회상'의 단계에서 정형화되는 과거의 역사화에 필연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전쟁과 홀로코스트에 대한 클뤼거의 회상과 기록은 피해자의 증언이라는 좁은 틀을 벗어난다. 그러면서 작가가 의도하는 것은 전쟁에 대해 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의 회상을 자극하는 한편, '세대교체'로 인하여 자신이 경험한 과거와는 딴판으로 전개되는 나치즘의 역사화와 국가정치적인 성격의 기념문화에 대해 비판적 관점들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클뤼거가 제시하는 기억과 역사의 차이, 생존자의 트라우마 속에 살아있는 아우슈비츠 "망령들"과 그리고 이 과거의 흔적들이 말끔히 치워진 아우슈비츠 기념관, 현재 세대와 이 세대의 후세들이 기억하게 될 전쟁과 홀로코스트 기념관의 의미에 관련한 문제는 비단 독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전쟁이 남긴 교훈을 기념한 일본 히로시마의 평화기념공원의 전경에서, 경제적으로 부유한 '오렌지 나라'에서 역사물 영화의 대상으로 취급되는 과거의 문제에서 시사되는 것은 한국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 당면할 문제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6·25전쟁, 그 후 50여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일제치하의 과거와 전쟁에 대한 '생생한' 증언자료들은 매우 희소하며, 아주 최근에 들어서야 이 증언기록들은 과거의 기억과 역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조금씩 자극제가 되고 있다. 클뤼거가 제시한 기억과 관련한 논의들은 한국에서 전쟁에 대한 회상을 자극하고 이 회상들에 관한 연구에 유익한 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Kluger, Ruth: weiter leben. Eine Jugend, Munchen 1999.
류은희: 자서전의 장르 규정과 그 문제 - '역사기술'과 '시'로서의 자서전, 독일문학 제 84집, 2002.
양태규: 귄터 그라스와 제3세계의 만남, 독일학연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독일학연구소, 2001년 제 10집.
이상빈: 아우슈비츠 이후 예술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책세상, 2001.
이진모: 나치의 유태인 학살과 평범한 독일인들의 의식 - '골드하겐' 테제를 둘러싼 논쟁, 역사비평, 1998년 봄호.
임레 케르테스: 운명, 박종대·모명숙 옮김, 다른우리 2002.
키워드:
·루트 클뤼거 Ruth Kluger
·홀로코스트 문학 Holocaust-Literatur
·회상 Erinnerung
·역사 Geschichte
·기념문화 Gedenkkultur
  • 가격2,000
  • 페이지수13페이지
  • 등록일2005.03.22
  • 저작시기2005.0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89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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