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현의 소설 <분지> 분석

목차

Ⅰ 서 론
1960년 사회와 남정현의 문학 ------------- 2

Ⅱ 본 론
1. <분지>의 내용분석 ---------------------- 3
1) 인물분석
⑴ 아버지
⑵ 어머니
⑶ 분이 ----------------------------4
⑷ 홍만수
2) 사건분석 --------------------------- 5
⑴ 만수는 왜 홍길동의 자손임을 강조할까?
⑵ 만수는 왜 비취여사를 겁탈하는가? ---------- 6
⑶ 만수는 어떻게 어머니의 기억을 되찾는가?
3) 사건분석 ---------------------------- 7
⑴ 향미산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2. 소설의 기법
ꊱ 남정현 소설의 풍자기법 ------------------- 8
1) 풍자대상
2) 풍자기법
⑴ 웃음의 리비도 경제학 ------------------- 9
⑵ 남정현 소설에서의 정신분석 접근
ꊲ 소설<분지>에 나타나는 풍자
1) 풍자대상
⑴ 미국의 이중적인 태도 -------------------10
⑵ 주체성을 상실한 인물
2) 풍자기법 ----------------------------11
3. 소설<분지>의 주제

Ⅲ 결 론 --------------------------------12

본문내용

것이라고 정당화하고 있지만 실상 미국은 먼저 만수의 어머니를 욕보였었다. 따라서 여기서의 자유민은 세계의 시민들이라는 의미가 아닌 미국시민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인디언의 땅을개척하여 인간의 천국을 이루었다는 것의 인간도 자유민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디언들은 단지 그들에 의해서 짓밟혔을 뿐이며, 그들을 위한 개간이 아닌 자신들은 위한 개간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미국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미국을 풍자의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다.
⑵ 주체성을 상실한 인물
분이는 모든 것을 숨기지 않았더군요. 물론 당신처럼 미친 모습도 아니었구요. 도리어 분이는 무엇인가 행운을 잡은 듯한 표정으로 스피드 상사와의 관계를 자랑스럽게 털어놓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p. 154:18~21)...(중략)...갑자기 분인 저의 앙상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흑흑 느껴 울더군요. 그리고 밑도 끝도 없이 오빠의 용서를 바란다고 조르는 것이었습니다.(p.154:23~25)
우유와 버터와 초콜릿과 껌 등이 자아냐는 향기 속에서 저는 목석처럼 순종했었지요.(p.154:32~33)
분이와 만수의 태도들은 그 현실에 맞서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체성을 상실한 민중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위정자의 모습은 풍자의 대상이라기보다 만수의 말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현실의 상황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 견딜수 없이 썩어빠진 국회여 정부여, 나 같은 것을 다 빽으로 알고 붙잡고 늘어지려는 주변의 이 허기진 눈깔들을 보아라. 호소와 원망과 저주의 불길로 활활 타는 저 환장한 눈깔들을 보아라. 너희들은 도대체 뭣을 믿고 밤낮없이 주지육림(酒池肉林) 속에서 헤게모니 쟁탈전에만 부심하고 있는가, 나오라, 오정에서 호텔에서 관사서, ...(후략)...(p.155:7~10)
따라서 남정현은 <분지>에서는 위정자들보다도 미국과 주체성을 상실한 민중들을 풍자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풍자기법
만수는 현실에 대한 문제를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만수가 직접적으로 현실에 대하여 비판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견딜 수 없는 썩어빠진 국회여...(중략)...온몬에 땀이 번지도록 된소리 안된소릴 이렇게 마구
지껄이다 보면 저는 고만 문득 멋쩍어지고 부끄러운 생각에 고개를 바로 쳐들 수가 없는 것입니
다. 혹시 옆에서 누가 엿들은 사람이 없을까 원 큰일날 소리.(P155:7~17)
하지만 만수는 자신을 홍길동의 후손이라 칭하고, 자신이 도술을 부린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홍길동과 같은 엄청난 기적을 보여줄 것이라고 하는 것, 펜타곤이라는 곳에서 자신을 쫓고 하는 것에서 전자는 구세주 망상을, 후자는 피해망상을 일으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활빈당의 수령으로서 호풍환우하는 둔갑술이며, 신출귀몰하 도술로써 썩고 병든 조정의 무리들을
혼비백산케 하신 제 선조인 홍길동의 비방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사후의 당신이나마..(후략).
(P148:24~26) - 구세주 망상
천하가 소상하게 알다시피 저는 지금 독 안에 든 쥐니깐요. 어디원 눈곱만한 면적이나마 빠져 나갈
구멍이 있어 보입니까. 자, 보십시오. 저를 상대로 한 저 삼엄한 무장과 경비를, 저의 이 주먹만한
심장을 뚫기 위하여 정성껏 마련해 놓은 저들의 저 엄청난 군비의 숫자를 말입니다.
(P146:13~15) - 피해망상
만수는 앞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소설 안에서 사회의 현실에 있는 대상에 대한 풍자를 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작가는 정신분석학적인 접근으로 만수라는 인물자체를 풍자하고 있다. 즉, 만수를 신경증이 있는 기이한 인물로 만들면서, 우리로 하여금 만수에 동일시 할 수 없게 만들고 거리감을 유지시킨다. 따라서 우리는 만수라는 인물에 대한 리비도를 거둬들이고 이 리비도를 웃음으로 이동하여 분출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풍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독자가 작품에서 한걸음 물러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현실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고, 작가가 말하려고 하는 주제를 더 적극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3. 소설<분지>의 주제
소설의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작품의 이중적인 풍자구조를 염두해야 한다. 첫째는 주인공 만수가 풍자하는 세력이고 두 번째는 작가가 만수를 풍자함으로서 만수로 대변되는 세력까지 풍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수가 풍자하고 비판하는 것은 물질만능주의 사회, 세계평화와 자유를 수호한다면서 한민족을 억압하는 미국, 사리(私利)를 위하여 외국 자본과 결탁하여 제 나라의 이익을 해치는 매판세력, 민중의 삶은 외면한 채 외세에 빌붙은 국회의원과 정부, 그리고 이런 현실을 모르는 우매한 민중이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회현실을 바라보는 통찰력은 있으되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는 만수조차 풍자하고 있다.
그러한 겹겹의 풍자를 통해 작가가 바라는 것은 민족 주체성을 확립하고 외세의 의존하지 않은 진정한 자주독립을 실현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깨어나고, 실천하자는 강한 메시지 전달이라고 생각한다.
Ⅲ 결 론
이로써 남정현 문학의 특성과 대표작인 ‘분지’의 전반을 살펴보았다. 그의 소설은 전체적으로 보아 같은 시대의 소설과 비교해도 남다른 현실비판적 태도를 보인다. 그의 타고난 풍자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식은 남정현 문학의 특징이면서도 비판받는 부분이기도 했다. 자신만의 독특한 풍자기법과 구성을 통해서 남정현은 작가로서 가져야 할 현실에 대한 책임과 비판의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여지껏 남정현의 소설은 이러한 시대상과 주제의식을 연결하는 단편적인 연구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며, 독특하고 난해한 구성으로 우리로 하여금 분석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갖게 하였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치열한 역사를 경험하였으며 시대를 앞서나갔던 작가 남정현의 작품을 다루면서 우리의 시대를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남정현이 제기했던 미국의 제국주의적 영향은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가 비판했던 민생과는 거리가 먼 썩은 정치도 여전하다. 남정현의 사회비판적 시선이 우리에게도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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