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황지우, 그의 시세계를 만나다. - 시적 형식파괴와 초월에의 욕망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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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머리말 - 황지우의 생애와 시적 경향

Ⅱ. 몸말
1) 억압된 현실에 대한 도전 - 양식파괴
2) 시 전반에 흐르는 상실, 그리고 좌절.
3) 후기작품의 불교적 색채와 다음 생에 대한 열망

Ⅲ. 맺음말

본문내용

대해 고민하고 있다. 현실의 나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음에 또 다른 무언가를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런 현실 비판에의 대안으로, ‘이번 생’을 벗어난 ‘다음 생’에의 열망을 ‘바깥’이라는 공간에서 찾고 있다. 다음 시를 살펴보자.
等雨量線(등우량선)
1
나는 폭포의 삶을 살았다, 고는 말할 수 없지만
폭포 주위로 날아다니는 물방울처럼 살 수는 없었을까
쏟아지는 힘을 비켜갈 때 방울을 떠 있게 하는 무지개;
떠 있을 수만 있다면 空을 붙든 膜이 저리도록 이쁜 것을
나, 나가요, 여자가 문을 광 닫고 나간다.
아냐, 이 방엔 너의 숨소리가 있어야 해.
남자가 한참 뒤에 중얼거린다.
2
이력서를 집어넣고 돌아오는 길 위에 잠시 서서
나는, 세상이 나를 안 받아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파트 실평수처럼 늘 초과해 있는 내 삶의 덩어리를
정육점 저울 같은 걸로 잴 수는 없을까.
나는 제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아이들의 마구 자라
수위가 바로 코밑에까지 올라와 있는 생활;
나는 언제나 한계에 있었고
내 자신이 한계이다.
어디엔가 나도 모르고 있었던,
다른 사람들은 뻔히 알면서도 차마 내 앞에선 말하지 않는
불구가 내겐 있었던 거다.
커피 숍에 앉아, 기다리게 하는 사람에 지쳐 있을 때
바깥을 보니, 여기가 너무 비좁다.
3
여기가 너무 비좁다고 느껴질 때마다
인도에 대해 생각한다.
시체를 태우는 갠지스강;
물위 그림자 큰 새가
피안을 끌고 가는 것을 보고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기절해 쓰러져버린 인도 청년에 대해 생각한다.
여기가 비좁다고 느껴질 때마다
히말라야 근처에까지 갔다가
산그늘이 잡아당기면 딸려들어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 여행자에 대해 생각한다.
이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가 답답하게 느끼는 ‘여기’와 대비되는 공간은 ‘인도’이다. 이 시에서 ‘여기’는 ‘안쪽’을, ‘인도’는 ‘바깥’을 상징한다고 봤을 때, 그가 동경하는 인도 즉, 바깥은 다음 번 생이 있는 ‘동경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초기의 시에서 보여지는 낭만주의적 요소를 띄기보다는 좀 더 현실적으로 ‘다음 생에의 집착’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황지우는 이번 시집을 통해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고백보다는 자기 삶에 대한, 또는 그를 감싸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지나온 삶을 담고 있는 오늘의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음 생‘에의 열망을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 현실과 초월의 경계선 상에 있는 시인 황지우의 다음 귀착점이 궁금하다.
Ⅲ. 맺음말
지금까지 우리는 황지우 시에 나타난 형식적 기법과 내용면에 있어서의 특징을 초기작품에서부터 후기작품까지를 통해 알아보았다. 그는 초기에서부터 후기로 가면서 뚜렷한 작품의 변화를 겪게 된다. 물론 초기에 가지고 있었던 그의 양식파괴적인 형식과 풍자적인 성향이 후기로 오면서 많이 변모된 듯 보이지만 그의 전반적인 작품에는 그 정신이 스며있다. 우리가 본 발제지에서는 밝히고자 하는 것은 그의 작품세계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그만이 가지고 있는 작품의 색채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있다.
흔히들 황지우를 1980년대를 대표하는 모더니스트 시인으로 이해한다. 과연 그의 시들은 모더니즘적이거나 포스트모던하다고 이를 만한 특성이 있다. 그러나 그는
‘ 나도 누가 나더라 모더니스트라 하면 멸시 받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식은 고깃국의 표면에 낀 굳은 기름때와도 같은 모더니즘...중략...만약 그것이 있다면 ‘모던’한 것이야말로 리얼한 것이며 리얼리스틱한 것은 리얼하지 않다고 나는 생각했고, 그런 의미에서 나는 리얼리스트다, 굳이 원한다면 모던 리얼리스트다라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황지우, 「끔찍한 모더니티」,『황지우의 문학일기』,웅진출판 1992
라고 자신을 리얼리스트라 정의했다. 그의 시는 개인의 무능함과 그 삶의 무의미함을 극대화하기에 모더니즘 계열의 시와 외견상 닮아있다. 또 그는 현실과 역사의 모순 앞에 외견상 실험적 시를 쓴다. 노출된 정치적 시보다 은밀한 정치성의 시를 지향하기에 황지우의 시는 확실히 난해하다. 그러나 황지우의 시는 현대적 삶의 무의미함에 저항하며 의미 찾기를 시도한다. 시대적으로 개인적 존재를 상실한, 서정시를 쓰기 힘든 때에, 전통적 미학을 지닌 시의 비유법을 사용하지 않고, 주관적으로 파격과 풍자의 기법을 이용했다. 파시즘이 지배하는 시대에 침묵을 벗어나 “중얼거리기”라도 하기 위해 ‘형태파괴의 시’를 개척한 것이다. 또한 황지우의 작품은 ‘현실’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 관념, 감정을 나타내지 않고 그 대신 그러한 관념, 감정을 갖게 한 현실에 대해 증거하면서, 깨어서 우리에게 보고하는 보고문 형태를 띠게 된다. 시인 황지우는 죽은 시가 아닌 시대를 증거하는 미학으로서 우리들의 비판적인 이성을 자극하고, 우리 자신들이 현실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데 사용하기를 원했다. 이는 침묵을 강요하는 억압적 현실에 대한 도전이었으며, 이러한 도전이 기존의 장르관, 형식, 언어에 대한 양식파괴로 연결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황지우 자신이 스스로를 ‘모던 리얼리스트’라고 평가한 데에 대해 수긍할 수 있다.
그의 시를 접했을 때 대개의 사람이 이해하기 어렵노라고 말할 것이다. 그의 작품세계를 완벽히 포괄하는 어떠한 지식체계를 갖추기 전에 왈가왈부하는 것에 다소 한계가 있을지 모르나 이제까지 살펴본 바에서 결론 지어볼 수 있는 것은 황지우의 시는 현실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현실에 대해 자각할 수 있는 힘을 실어 준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1차 참고문헌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문학과 지성사
황지우, 『게 눈 속의 연꽃』, 문학과 지성사
황지우,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거다』, 문학과 지성사
2차 참고문헌
김주연, 「풍자와 제의를 넘어서」,『김주연 평론選』,1992, 문학과 사상사
이광호, 「초월의 지리학」,『황지우의 문학일기』, 1992, 웅진출판사
김길웅, 「낯선 시 형식을 통한 현실 드러내기」
임동확, 「솔섬에서 율도국, 화엄에서 진흙밭으로의 시간여행」, 『황지우 문학앨범』,웅진출판사
송기원, 「황지우의 낙타와 연꽃」,『황지우 문학앨범』,웅진출판사
황지우, 「끔찍한 모더니티」,『한국문학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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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5.06.19
  • 저작시기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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