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한국 성문화속의 불평등한 남녀 성윤리

목차

1. 문제제기

2. 성규제의 편향성

3. 소유, 지배, 정복의 성 개념

4. 성의 대상화, 상품화

5. 성문화의 새로운 토양 만들기

본문내용

렇다면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여성의 성적 대상화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닌가? 또는 성의 상품화에 대해 윤리적, 규범적 평가도 더 이상 쓸데없는 것이 아닌가? 여성의 성 상품이 이제 필수적인 소비상품이 되고 여성의 노동이 성의 상품화와 점점 더 밀착되어 가는 상황에서 성적 대상화에 동화되어 가는 여성들이 늘어간다. 성적 대상화는 여성출세의 한 방편이 되고 생계방편이 되고 여성의 자기만족과 자부심을 높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예컨대 미인대회가 무엇이 문제인가? 또는 매춘업 역시 또 하나의 여성의 직업이 아닌가? 또는 세계적인 스타가 된 누드모델이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 왜 문제인가? 이에 대한 대답을 하기 위해 우리는 많은 논쟁을 벌려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게다가 확연한 해답들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결국 이 정도로 성의 대상화, 상품화 현상은 문제의식을 흐리게 할 만큼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말한다.
5. 성문화의 새로운 토양 만들기
우리의 성문화는 가부장적 가족제도를 근간으로 형성되어온 성윤리, 성규범, 성 관념, 법제도, 성 풍속, 그리고 자본주의사회에서의 성자유화, 성 개방, 성의 상품화 등이 한국적인 상황 속에서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형성된 산물이다. 이 글의 초점이 성문화에 내재하는 성불평등성에 맞추어진 것은 가족과 성문화가 기본적으로 양성간의 관계에서 출발한다고 할 때, 이 관계 자체가 불평등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 불평등성이 성문화를 전반적으로 왜곡시켜온 점을 문제제기의 출발로 삼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청소년의 일탈적 성문화나 향락산업의 폐해를 문제 삼는 과정에서 성불평등의 핵심문제를 회피하거나 우회하는 접근을 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그것은 이 문제가 가족제도의 존재기반과 소비산업의 성장 메커니즘에 깊이 연류 되어 있다는 사실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여성의 성과 육체를 어떠한 방식으로 규제하고, 규범화하고, 구속하고, 길들이고, 개방시키고, 미화하고, 예찬하고, 소비하고, 즐기는 대상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제도와 산업이 형성되고 이를 통해 양성간의 불평등한 권력관계가 확대 재생산되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것이다.
보다 인간적인 성문화를 추구하기 위해서, 특히 다음 세대의 건강한 성문화를 위해서 우리는 이 글에서 제기한 성불평등의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들을 전개시키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또한 이에 따라 기성세대의 성문화가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여 대안을 만들어내고, 그리고 청소년세대의 성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지에 대한 기본 틀을 모색하는 동시에 이에 필요한 문화적 토양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것은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성문화의 갖가지 병리적 현상들에 대한 당장의 대책들을 강구하는 일의 그 밑바닥 작업으로 동시에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키워드

성문화,   청소년,   불평등,   남녀,   성윤리,   성,   매춘,   성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