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프로, 누구를 위한 방송?

본문내용

콘서트’가 시각적 선정성의 수준이 높은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청률을 목적으로 방송의 적절한 수위를 지키지 못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판단일 수 있으나 ‘폭소클럽’의 담론적 선정성은 성인대상의 코미디 프로라는 명분 하에는 위험한 수위까지 다다르지 않았었다.
3)오락적 기능
오락적 기능만 두고 본다면 두 프로그램 모두 비교적 각 시청 대상에 적절한(개그 콘서트의 경우 ‘이해하기 쉽고 약간은 유치할 정도’, 폭소클럽의 경우 ‘성인대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의 사용’)개그를 구사하며 그 목표를 다 이루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4)개그콘서트의 비판과 나아가야 할 방향
‘개그콘서트’에 대한 비판은 어쩌면 가족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가질 수 밖에 없는 문제일 지도 모른다. 쉽게 식상하는 시청자들, 소재와 아이템 개발의 어려움, 시청률의 부담에 빠져 어쩔 수 없이 나아가게 되는 선정성과 폭력성.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로 대표적인 가족오락프로그램으로서 가지는 책임감을 피해 갈 수 없다. ‘개그 콘서트’ 는 여전히 시청 대상의 감수성에 맞는 소재와 연출로 목표 시청 대상으로부터 적지 않은 인기 유지를 하며 오락적 측면에 있어서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만큼 시청자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지켜야 할 책임감은 분명해진다. 그리 심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여전히 소재와 내용의 선정성, 폭력성, 엽기성이 프로그램 곳곳에 스며들어 있고, 이런 내용은 사회화를 경험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개그콘서트’ 초창기의 참신한 아이템들과 아이디어 개발에 주력하고 저질성 시비에 휘말릴만한 내용은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쪼록 개그 콘서트가 대표적인 건전하고 신선한 웃음을 주는 가족 오락프로그램으로서 새롭게 거듭나길 바란다.
5)폭소클럽에 대한 비판과 나아가야 할 방향
2002년 첫 방송 후 ‘폭소클럽’은 나름대로의 기획의도와 독특한 방식을 꾸준히 유지해 오며 인기와 명성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스탠드 업 코미디에 어울리는 출연자들의 재치와 유머가 수준급이고 씁쓸하고 공허한 억지웃음을 자아내려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가벼운 웃음을 주는 것과 동시에 성인 대상 프로그램으로서 저녁 시간대 공중파 방송에서는 언급하기 힘든 성적 소구를 유머로서 잘 활용하였고 개그 콘서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회현상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시도했다는 점 역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정치권에 대한 풍자적 접근이 없는 점 아쉬움으로 남지만 성인대상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비교적 잘 지켜나가고 있다. 이렇게 기획의도에 걸 맞는 방송을 해 나간 덕분인지 올해 민주언론 연합회에서 발표한 2004최고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선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폭소클럽’도 신경 써야 할 점은 있다. 프로그램의 목표 시청자를 성인으로 잡았지만 ‘폭소클럽’은 시청연령 제한이 없는 공중파 프로그램이다. 목표 시청자가 성인일 뿐, 실제 시청자는 누가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폭소클럽’은 <김형곤의 알성(性)달성(性)>프로그램에서 지나친 희화화한 것에 대해 방송위원회에서 ‘주의’ 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 아무리 성인 프로그램이라 해도 ‘폭소클럽’은 누구나 시청가능한 공중파 방송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에 따른 성담론의 수위 조절도 제작진의 분명한 책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회에 대한 풍자와 함께 정치권에 대한 접근도 같이 이루어 졌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폭소클럽’이 지금처럼 프로그램이 가지는 원래의 방향성과 의도를 잘 지켜나가 나중에도 길이 인정받는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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