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대하여

목차

1.서론 - 신데렐라콤플렉스 [Cinderella Complex]란?

2.본론 - 신데렐라 드라마가 뭐가 어때서 ?
1)경제 불황과 신데렐라 드라마의 상관관계
2)2004 신데렐라 드라마 진단 ―신데렐라를 넘어서 춘향이로
3) 왜 신데렐라인가?
4) 신데렐라의 변주
5) 이제는 춘향이의 시대
6) 신데렐라의 현대적 변형

3. 결론 - 오롯하게 춘향이가 되기 위하여

본문내용

복형제의 한 여자 사랑, 가난하고 부모없는 주인공 등)에 삼각구도 사랑, 적당히 건전하고 코믹한 웃음, 밝은 성격의 신데렐라를 기치로 내세웠지만 각기 다른 시청자의 반응을 불러 왔다. 이것은 방영 시간대나 연기자의 연기력, 연출력 등의 차이에 기인했다기 보다는 드라마가 의도했던 신데렐라 성공담이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적절히 변주되었느냐의 여부에 달린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IMF 외환 위기 탈출 이후 유례없는 수출 호조를 이루고 있지만 현재의 서민 경제 상황은 극도로 황폐해져 있다. 이렇게 경제 상황이 안 좋을 수록 드라마 속의 신데렐라는 그 빛을 발휘하게 된다. 노곤하고 질박한 일상을 사는 서민들이 잠시나마 삶의 시름을 뒤로 하고 TV앞에서 신데렐라의 사랑과 성공에 울고 웃으며 대리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면 신데렐라 드라마는 분명 대중 문화에 없어서는 안 될 하나의 소중한 콘텐츠일 것이다.
그런데 21세기의 신데렐라가 기존의 신파에서 같이 나약하고 수동적이며 근거 없는 행운에 운명이 쥐락펴락되서는 대중의 이성과 감성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기존의 신데렐라는 이미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는 신데렐라가 자신의 한계와 약한 의지를 스스로 반성하고 긍정적인 사고 방식과 능동적인 행동 양식으로 왕자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新여성상’으로 탈바꿈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새로운 신데렐라는 우리의 고전인 ‘춘향전’의 춘향이에서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자본주의의 굴레 속에서 낮은 신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돈의 유혹에 강할 수 있으며 왕자님과 동등한 선상에서 사랑의 줄다리기를 할 수 있는 현대판 신데렐라인 춘향이가 앞으로 신데렐라식 드라마를 이끌 새로운 인물상이라고 생각한다. 사랑과 성공, 웃음과 울음이 공존하는 21세기 신파극에서 춘향이의 등장은 필연적이다.
다만 지금까지 춘향이 역할을 오롯이 해내려 시도했던 태영이나, 한지은이 신데렐라의 구습을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태영은 파리로 유학까지 다녀왔음에도 극장의 점원 신세고, 지은은 무명 인터넷 작가이다. 춘향이로 완전히 승화되지 못한 김유빈도 전문 대학 레크리에이션 학과를 졸업하였음에도 샌드위치 가게에서 배달이나 하며 소일하는 백조에서 리조트 말단 직원으로 변신하는 것이 고작이다. 반면 춘향이들의 연적인 문윤아나 강혜원은 국회의원의 딸이거나 유명한 의상 디자이너로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서 자기 지위를 뽐내며 살아가는 사람들로 나온다. 극적인 긴강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신데렐라를 한낱 비천한 존재로 묘사하는 것은 신데렐라 드라마가 지양해야 할 점이다.
시대적 배경을 참작하면 옛날의 춘향이의 정조는 오늘날의 유능한 커리어 우먼의 자존심에 비견된다. 백조 아니면 하찮은 직업을 가진 신데렐라들이 완벽한 춘향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좀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왕자님 아닌 철저한 자기 힘으로 성취해내는 삶을 구가해야 할 것이다. 신데렐라의 단점을 벗어던지고 춘향이로 업그레이드 되는 과정을 드라마에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여주인공이 왕자님을 만나지만 자신이 본래 품었던 꿈을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내는 과정이 첨가될 때, 기존의 신데렐라가 갖지 못했던 재기 발랄함이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춘향이적 캐릭터 설정이 더욱 설득력 있다.
앞으로 한국 드라마의 신데렐라들이 온전히 춘향이로 승화할 수 있다면 기존 대중 문화 속의 외국판 신데렐라가 앞으로 계승될 우리 드라마 문화의 전통으로도 오롯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전에 없던 신선한 형식과 구성으로 대중에게 큰 호소력을 발휘하여 결국 한국 드라마의 세계 시장 수출과 한류 형성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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