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화와 싸이월드

목차

1. 조사하게 된 계기

2. 싸이월드의 정의
2. 1. 싸이월드의 기능
2. 2. 싸이월드의 이용 상황

3. 정보사회의 특징
3. 1. 사이버 공간의 공동체
3. 2. 사이버 공간에서의 자기표현

4. 정보사회와 싸이월드
4. 1. 싸이월드와 공동체 문화
4. 2. 싸이월드에서의 자기표현과 정체성 형성

5. 싸이월드의 한계와 미래

본문내용

거운 일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미니홈피의 일기에 개인적이면서 내밀한 자신의 고민들이 들어있는 글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인 고민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고민이 이미 끝난 상태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상태를 정리한 후에 쓴 글로 정돈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니홈피의 또 다른 메뉴 중의 하나인 사진첩을 통해 나타나는 의식하는 자기표현의 모습을 살펴보자. 사진첩은 미니홈피의 메뉴 중 가장 활성화되어있는 공간으로, 이는 싸이월드의 무제한적인 용량과 디카 열풍의 결과이다. 여기서는 자신의 얼굴에서부터 가족, 친구, 다녀간 곳, 먹은 음식 등까지 지극히 일상적인 사진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진첩은 또 다른 형식의 일기라고 할 수 있는데 글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일상생활이 담긴 이미지를 통해 삶의 수준이나 모습 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미니홈피에는 자신의 사진, 남자친구의 사진, 생일파티, 친구와 함께, 다녀간 곳, 먹은 음식 등의 사진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진들에서 이 사람은 어떻게 생겼으며 어느 장소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친구나 남자 친구는 어떠한 지 등의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의 나열은 단지 보여주기에 그칠 수 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자신의 삶을 해석하거나 생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은 외적인 자기 모습을 꾸미는 것으로 봐야한다. 또한 자신에 기준에 따라 나눈 사진첩의 목록이나 사진들은 자신을 설명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기준에서 나눈 여러 개의 목록에 자신이 생각할 때에 그에 부합하는 사진을 알맞게 넣는 것에서, 그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 등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자신의 단편적인 자아들이기 때문에 ‘나’의 정체성을 형성하지는 못한다. 결국 미니홈피에 단편적인 자아들의 맞춰지지 않은 모습들을 올리는 것으로 ‘나’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방문자들도 홈피 주인의 부분적인 생각이나 삶의 모습은 알 수 있어도 그 사람을 진정으로 안다고 볼 수 없다.
미니홈피의 인기원인을 인터넷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기술에 보다 익숙해지면서 능동적으로 자신을 알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자신의 내적, 외적인 부분을 드러냄으로써 적극적이고 개방된 자세로 다른 사람과의 어울림을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자신을 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미니홈피를 통해 사람들은 단지 방문객들의 수, 즉각적인 답변과 방명록에 남겨진 메시지 등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인기가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사람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인정과 관심에 몰두하는 만족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자신은 나이가 들며 성장하지만 온라인의 자신은 오히려 반대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온라인에서 자아의 성장을 늦추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생각들이 자신의 정체성의 형성을 방해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5. 싸이월드의 한계와 미래
정보 사회는 개인화와 동시에 공동체에 대한 욕구를 생기게 하며,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특성상 공동체 문화의 양면성, 즉 공동체 의식과 개인적 취향이 동시에 나타난다. 이러한 공동체 문화의 두 가지 면 때문에 한국에서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자기 표현에 대한 욕구가 강하였으며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이러한 욕구를 반영하여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니홈피를 꾸미고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미니홈피에서의 자기 표현은 점차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의식하는 자기표현에서 비롯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의식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극대화되며 자신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자기를 표현하면서 어리고 역순행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이상이 정보 사회의 특성이 싸이월드에서 재현되는 모습에 대한 우리의 연구 결과이다. 이제부터 할 이야기는 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려본 싸이월드의 미래이다.
초기의 싸이월드는 벤처기업의 아이디어 상품으로 2002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소수의 매니아층만이 사용하던 작은 온라인 커뮤니티였다. 그러나 2002년 프리챌 커뮤니티의 유료화 이후 사용자가 급증하였고 2003년 SK 커뮤니케이션즈와 성공적으로 합병하였다. (naver 지식검색 중) 이를 통해 한국 최고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급부상하였다. 그러나 소수의 매니아로서 싸이월드를 사용하던 사람들은 이제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도 점점 더 상업화 되고 있다. SK 커뮤니케이션즈와의 합병 이 후, 다양한 배경스킨과 아이템, 배경음악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나 이는 사람들이 미니 홈피를 꾸미기에 치중하게 만들고 있다. 표준화된 메뉴(사진첩, 다이어리, 방명록 등)는 더 이상 개인의 개성을 전달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한 사진이나 표현을 하도록 시킬 뿐이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싸이월드에서의 자기표현과 정체성 형성의 한계는 자신의 겉모습을 아바타처럼 꾸미게 하는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은 결국 일촌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공동체가 겉핥기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싸이월드는 표준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똑같이 생긴 미니홈피에서 한계를 갖는 자기표현과 정체성이 형성되어 나간다. 이러한 자아가 모인 공동체 역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과연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이렇게 간단히 겉핥기 관계의 의사소통 수단으로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과 개인 사이의 의사소통에서 전달되는 내용이 아무리 표준화되어 있다고 해도 개인이 그것을 해석하는 과정과 그 때의 개인의 느낌, 감정은 항상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예측가능하지 않다. 내 미니홈피를 방문하여 글을 읽고 사진을 보는 나의 일촌은 여전히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다른 사람에 대한 의식이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과 자아의 관계를 살펴보며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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