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랑사회2025년 2학기 중간] 독후감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소개글

[성사랑사회2025년 2학기 중간] 독후감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성사랑사회2025년 2학기 중간

1. 굳어 있던 시선을 흔든 한 권의 책
2. 나이듦의 풍경을 다시 그리다
3. 경제라는 벽, 세대와 성별의 경계선 위에서
4. 조용함이라는 이름의 고립
5. 페미니즘, 세대의 경계를 넘어서는 언어
6. 능동적 노년의 실천과 나의 미래
7.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는 해방의 언어
8. 참고문헌

본문내용

세울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다. 김영옥 교수는 노년 여성의 실천을 취미나 여가로 축소하는 시선을 비판하며, 그것이 사회가 목소리를 줄여 온 집단에 또다시 침묵을 강요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지적은 나에게 낯설면서도 강렬했다. 그동안 나는 노년의 사회 참여를 ‘특별한 사람들만이 선택하는 이례적 행보’로 여겨왔는데, 책은 그것이 곧 존엄과 자존감을 지키는 보편적 실천임을 보여주었다.
나의 삶으로 시선을 옮겨 보면, 이 문제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의 선택과 태도가 훗날의 나를 구성할 밑그림이 된다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관계를 확장하는 일을 언제까지 미루어 둘 수는 없다. 언젠가 사회가 기대하는 ‘조용한 노년’의 틀 속에 나 자신을 무심코 끼워 넣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쌓아 가야 한다. 나는 책을 읽으며 내 안에 오랫동안 자리해 있던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언젠가 시간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이라는 말은 사실상 그 일을 영원히 미루는 표현일 때가 많다는 것. 노년을 능동적으로 준비한다는 것은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시간에서 이미 조금씩 다른 방향을 선택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사실이 마음 깊이 새겨졌다.
이러한 깨달음은 막연한 다짐으로 끝나지 않았다. 나는 책을 읽은 뒤, 주변에서 조용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어른들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 그들은 거창한 무대를 가진 인물이 아니라, 일상의 자리에서 묵직한 변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었다. 지역 평생교육원에서 글쓰기 강좌를 운영하는 노년 여성, 동네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며 세대 간 교류의 다리를 놓는 할머니, 작은 텃밭을 함께 가꾸며 공동체의 중심이 된 이웃. 그들의 실천은 거창하지 않지만 깊고 오래 지속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마주하며 나는 나이듦을 더 이상 ‘불가피한 쇠퇴’로만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능동적 노년이란 사회의 중심에서 다시 자신을 세우는 행위이자, 미래의 나를 지금의 나로부터 조금씩 준비해 나가는 꾸준한 실천의 과정이다. 그 길 위에는 경제적 자립, 사회적 참여,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주체로 바라보는 시선이 놓여 있다. 책은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증명해 보였고, 나는 그 증거들 속에서 나의 미래를 겹쳐 그려 보았다. 여전히 낯설고 때로는 막막하지만, 그 낯섦이 두려움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이유는 이미 앞서 걸어간 세대의 발자취가 선명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7.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는 해방의 언어
책을 읽기 전, 나에게 노년은 단일한 색조로 그려진 풍경이었다. 정해진 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퇴장하는 시기, 사회의 중심에서 물러난 존재들이 머무는 회색빛 공간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김영옥 교수의 글은 그 풍경에 수많은 층위를 덧입혔다. 노년은 생물학적 과정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회적·정치적 장이며, 특히 여성의 삶에서 그것은 세대와 성별의 구조가 교차하는 지점이라는 사실이 명료하게 드러났다.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고립, 역할의 축소라는 현실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오랜 시간 쌓여온 제도와 시선의 결과였다. 그리고 그 구조를 다시 쓰기 위한 언어로 페미니즘이 제시된다. 그것은 특정 세대의 구호가 아니라, 삶의 전 주기를 관통하며 스스로를 주체로 세우기 위한 사유와 실천의 언어였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변화의 출발점이 반드시 거대한 사건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능동적 노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변곡점이 아니라, 일상의 시간 속에서 조금씩 다른 선택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적 관계를 넓히며, 자신의 몸과 지식을 다시 바라보는 실천은 특별한 몇몇의 몫이 아니라 누구나 걸어갈 수 있는 길이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을 ‘가능한 것’으로 상상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나 역시 그 상상을 조금씩 구체화해 가는 중이다.
책장을 덮은 뒤 남은 감정은 단순한 감동이나 분노가 아니었다. 오래된 시선이 흔들릴 때 느껴지는 묘한 불편함과, 그 틈 사이로 스며드는 서늘한 확신에 가까웠다. 언젠가 맞이하게 될 나의 노년이 조용한 퇴장이 아니라 또 다른 서사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그것은 이 책이 내게 남긴 가장 단단한 흔적이었다. 지금 여기에서의 사소한 실천이 미래의 나를 새롭게 짜는 언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잔잔하지만 깊게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8. 참고문헌
김영옥(2021).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교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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