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전의 문학교과서 수록 현황과 현대적 계승

목차

Ⅰ. 서론

Ⅱ. 문학교과서 속 <심청전> 수록 양상
1. 민중서림 (하)
2. (주)도서출판 디딤돌 (상)
3. 형설출판사 (상)
4. 지학사 (하)

Ⅲ. 황석영에 의해 새로 태어난 조선의 당찬 여인 - <심청>

Ⅳ. 결론

Ⅴ. 참고문헌

본문내용

“서양 말로 연꽃이라는 소리지요.”(중략) 황석영, 위의 책, p. 9.
청이는 거울에 비친 낯선 여자의 모습을 물끄러미 건너다보았다. 아마가 풀어준 머리카락이 모자 아래로 흐트러져내려와 있고 목덜미에서 어깨로 이어진 쇄골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가슴은 한껏 부풀어 레이스가 달린 앞자락이 곧 터져버릴 것 같았다. 청이는 처음 렌화를 만났을 때처럼 낯선 이국의 이름으 읊조려보았다.
로터스.....넌 이제 청이도 렌화도 아니야. 거울 속에서 로터스가 입을 벌리며 푸후후 웃고 있다. 황석영, 위의 책, p. 11.
청이가 로터스로 살아간 것은 기녀로서의 수입보다 양인의 첩으로서의 수입이 더 많기 때문이었다. 즉 그녀는 자신의 몸을, 후한 화대를 낼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제임스에게 판 것이다. 이제 그녀는 매독을 무서워하는 제임스로 인해 성애 전에 소독을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로터스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사창가에서도 벗어날 정도의 당찬 의지를 가진 청이는 싱가포르에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힘의 상징인 남자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다른 양인 첩과는 달리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 사창가에서 버려져 위험에 노출된 아이를 안전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소보원을 설립하는 모습, 자신에게 정식으로 청혼하는 제임스의 제안을 거절하는 모습, 다른 양인의 첩과는 달리 “나는 내 마음대로 하구 싶었던 것 뿐이예요.”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의 계약 생활을 마치고 청이는 일본 류큐에 가서 렌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주점을 연다. 그 동안의 이름들은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청이에게 주어져 호명된 것이어서 혼란과 분열을 느꼈다면, 스스로의 의지로 찾아간 곳인 류큐에서 렌카로 개명한 것에 대해 청이는 이제 아무래도 괜찮다고 말한다. 류큐에서 렌카로서의 삶은 청이 스스로 선택한 삶이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김은아, 고전소설의 현대적 변용 및 교육적 효과에 대한 연구 - 심청전을 중심으로-, 아주대학교, 2007, p. 37.
청이는 류쿠의 영주 가즈토시와 결혼을 하게 되고 이제는 영주의 부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원텍스트가 심청의 희생에 대한 보답으로 황후의 자리와 부친의 개안을 선물로 주었다면, 『심청』에서는 처절할 정도의 인생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심청의 의지와 끈기에 대한 보답이 영주부인의 자리인 것이라고 본다.
그 이후 청이는 나가사키에 가서 주점을 열고, 개항 후 조선으로 돌아와 연화암이라는 암자를 짓고 살며 사람들은 그녀를 연화보살이라 부른다. 그리고 죽기 직전 자신이 태어났던 황주의 복사골을 둘러보고 그 곳의 한 절에 모셔져 있는 자신의 위패를 찾아온 뒤, 자신의 뼈를 위패와 함께 태워 바다에 뿌려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눈을 감는다.
동아시아의 여러 지역을 떠돌면서 각각 그곳의 언어로 표현된 심청의 삶은‘청→렌화→로터스→렌카→청’으로 돌아오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었다. 그 여정 속에서도 그녀는 ‘소보원’과 ‘기아보호소’를 지어 위험에 노출된 채 삶을 포기하려는 이들을 구제했다. 이는 원텍스트의 청이의 희생으로 모든 맹인의 눈이 뜬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맹인에게 눈이 보인다는 것은 새 삶이 열리는 것과 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Ⅳ. 결론
지금까지 문학 교과서에 수록된 <심청전>의 수록양상 및 학습활동의 적절성, 그리고 이를 새롭게 계승한 황석영의 <심청>에 대해 살펴보았다. 먼저 <심청전>이 본문으로 수록된 문학교과서는 민중서림, (주)도서출한 디딤돌, 형설, 지학사로 앞의 두 권에서는 소설이, 뒤의 두 권에서는 사설이 실려 있었다. 이들 교과서를 살펴보면서 느낀 점은 교과서에서 제시한 것들이 옳은 것이 아닐 수도 있으며, 그들이 다룬 내용에서도 부실한 것이 많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본문에 수록된 지문의 범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흔히들 ‘지면의 부족’이라고 하지만 본문이 수록된 이외의 공백에 단순히 어휘풀이만 싣지 말고 작품에 관련한 사항들을 정리해놓음으로써 교과서가 일종의 작은 백과사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원본이 없다고 할 수 있는 판소리계 소설 및 사설을 수록하고자 한다면 이 분야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어 교과서를 제작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교과서를 올바른 안내서로 여길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
다음으로는 황석영의 <심청>의 서사구조, 청이의 삶의 궤적에 초점을 두고 패러디된 양상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고전소설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황석영의 <심청>은 원텍스트 <심청전>에서 비현실적인 요소를 제거한 뒤 근대 동아시아에서 일어났을 법한, 아니 지금 세계 각국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매매춘과 그 안에서 처절하게 생존하거나, 생존을 포기하는 여성들, 그리고 아편전쟁, 동인도회사, 오키나와의 멸망 등과 같은 역사적 사실들을 아스라이 배치함으로써 빈 공간을 메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Ⅴ. 참고문헌
1. 기본자료
김윤식 외,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상 교사용 지도서, (주) 도서출판 디딤돌, 2004.
김윤식 외,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상 (주)도서출판 디딤돌, 2007.
김창원 외,『고등학교 문학 교과서-하』 교사용 지도서, 민중서림, 2003.
김창원 외,『고등학교 문학 교과서-하』, 민중서림, 2003.
박호영 외, 고등학교 문학교과서, 교사용 지도서, 형설출판사, 2004,
박호영 외, 고등학교 문학교과서, 형설출판사, 2004.
황석영, 심청-1,2 문학동네, 2003,
2. 참고자료
문헌
김경수, 우리소설의 확장방식에 대하여, 『동서문학사』제 34권, 2004,
정하영, 심청전의 주제 재고, 『백영정병욱선생환갑기념논총』, 신구문화사, 1982.
장석규, 심청전의 구조와 의미, 도서출판 박이정, 1998
김미영, 황석영 소설에 나타난 탈식민주의 고찰, 한국언어문화 제 26집, 2004,
논문
김은아, 고전소설의 현대적 변용 및 교육적 효과에 대한 연구 - 심청전을 중심으로-, 아주대학교, 2007,
이영택, 구조 조직자를 활용한 상호 텍스트성 지도 방안 연구: 고전 문학을 중심으로, 한국외국어대 교육대학원, 2007.

키워드

심청전,   황석영,   문학교과서,   지도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