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작품 읽기.. - 「탈향」, 「닳아지는 살들」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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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탈향」
 (1) 「탈향」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2) 「탈향」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가.
 (3) 「탈향」의 가치와 한계는 무엇인가.

2. 「닳아지는 살들」
 (1) 「닳아지는 살들」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2) 「닳아지는 살들」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가.
 (3) 「닳아지는 살들」의 가치와 한계는 무엇인가.

본문내용

키는 것이다.
또한 특정 어휘를 반복하여 사용함으로써 인물의 성격이나 역할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도 하는데, 특히 성식에 대해 묘사할 때 ‘찬 안경알’과 ‘반짝이는 안경알’을 반복 사용함으로써 인텔리의 냉소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동시에 무기력하기만 한 성식의 모습에 대한 비아냥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작품 속에서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는 지극히 단절되어 있고 부조리하다. 그러나 서술자의 시선은 당연한 것이라는 듯 담담하게 인물들을 살핀다. 딱히 논리적이거나 정합적이지 않은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아버지의 꿈 대목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듯, 이 작품은 ‘부조리’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마치 부조리극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파편적인 묘사는 일관된 사건의 흐름을 방해하고 그러한 구조 자체가 가족 해체에 대한 은유를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의 책, 권일경 외, p.544~545.
작가 자신도 밝히고 있듯이, 이 소설은 속편 격인 「무너 앉는 소리」와 함께 안톤 체호프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꽝당 꽝당 하는 쇠붙이 소리를 배경음으로 하여 분단의 비극이 한 가정에 가져다 준 정신적 고통을 상징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뚜렷한 사건의 전개가 없고,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의 내용 역시 한결같이 단절된 마음의 벽을 느끼게 해 준다. 특히, 등장인물들 간의 심리적 갈등은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특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묵중한 침묵과 불길하면서도 음산한 분위기는 이 작품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특징이다. '문' 역시 그러한 분위기 형성에 이바지하는 소설적 장치인데, 이는 아마도 그 가족 구성원들의 삶이 거의 폐쇄된 상태에 있음을 의미하는 듯하다. 왜냐 하면, 이층으로 통하는 '문'에서는 침묵 일변도의 오빠 '성식'이만 등장하며, 복도로 통하는 문에서 나타난 사람은 기다림의 대상이 결코 아닌 식모였기 때문이다. 긴장감과 기대감이 일시에 무너지자 막내딸 '영희'는 식모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는 "정말 언니가 왔다."고 아버지를 향해 소리친다. 그것은 이 지루하고 무의미한 기다림을 그만 끝내자는 반발의 외침이며, 기다림이 좌절된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운 연민의 감정이다.
이 소설의 기본틀을 '기다림→기다림의 좌절→기다림을 재촉하는 쇠붙이 소리'로 본다면, 이 가족은 또다시 끝없는 기다림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세월 속에서 가족간의 유대감은 점점 마멸되어 제목 그대로 '살이 닳아지는' 아픔만 남게 될 것이다.
(3) 「닳아지는 살들」의 가치와 한계는 무엇인가.
이 소설은 1962년 7월 「사상계」에 발표된 작품으로 제1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다. 이 작품은 <무너앉는 소리> 3부작의 제 1부에 해당한다. 제2부는 <무너앉는 소리>, 3부는 <마지막 향연>인데, 이들 세 작품은 하나로 이어져 가족 해체와 부조리한 현대적 삶의 양태를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세 작품을 하나로 묶는 핵심적인 시선은 ‘해체’ 혹은 ‘분열’이다. ‘가족’으로 대표되는 집단적 삶의 단위가 전쟁과 현대화라는 급격한 변화 속에서 아무런 소속감이나 결속력을 가지지 못하고 표상적 구성단위로 전락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 그려진 <무너앉는 소리>3부작은, 이호철의 작품 경향 가운데 하나인 ‘이산의식(離散意識)’ 혹은 ‘정체성 부재’를 잘 드러내고 있다.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불안감을 상징하는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가 별다른 인과 관계없이 삽입되고, 뚜렷한 사건이 제시되지 않아 의미파악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무엇하나 선명하게 방향을 제시할 수 없는 오리무중의 당대 시대상을 작품의 구조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의 책, 권일경 외, p.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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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공동체를 기반으로 했던 우리 사회가 서구적 산업화를 경험하면서 가족은 더욱 중요한 사회적 단위가 되었다. 가족은 힘겨운 일상에 지친 개인이 자신을 추수를 수 있는 최후의 성채이자 사회 공동체의 안정을 지키고 발전을 도모할 힘을 기르는 유일한 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족이 더 이상 그런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타인과의 소통도 불가능 해지고 가족이라는 마지막 안식처마저 사라진다면 개인은 어디에서도 위안을 얻을 수 없게 된다. 그런 개인에게 남는 것은 절대적인 절망과 분열적 자의식의 혼란뿐이다.
서구 사회가 산업화 및 삶의 현대화 과정에서 경험하기 시작한 심리적 소외 의식과 가족 해체 및 불안의식은 196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전쟁으로 인해 양산된 이산가족들은 이런 가족 해체에 한국적 특수성을 부여하게 된다. 이 가족들은 감정적이고 모순을 내포한 것이었으며, 조만간 해체되고 분열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내재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1960년대 한국인들이 직면한 최대과제는 ‘뿌리내리기’였고, 새로운 시대의 뿌리를 제대로 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단’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뿌리 내리기’를 방해하는 제약으로 작용했다. 근대 사회의 개인들은 어디에도 온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영원히 이방인처럼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다는 실향의식과 그에 따른 불안의식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1960년대 들어서 우리 사회가 경험하기 시작한 불안의식은 현실적인 분단 체험과 그에 수반된 실제적 실향의식이 ‘도시-고향’의 이분법과 결합하면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현대사회의 부조리와 해체의식을 처음 표면에 드러낸 작품이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현대화 일반의 불안 의식에 더하여 우리 사회만의 특수한 경험으로서의 분단문제가 함께 제시되면서, 개인의 불안의식이 가족이라는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뜨리는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사회적 불안감으로 확대되어 해석된 것이 이 이호철의 작품이다. 단순히 현대화라는 급격한 사회 변화에서만 현대인의 이산의식을 찾은 것이 아니라 우리 현대사의 최대비극인 분단에서 그 근원을 찾고 있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다 하겠다. 개인의 불안 의식과 이를 증폭시키는 가족의 잠정적 해체 위험성 앞에서 이런 문제들의 근원이 되는 분단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넘어서야 한다는 새로운 인식을 가능케 했던 것이다 앞의 책, 권일경 외, p.54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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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2.09.08
  • 저작시기2009.8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766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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