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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비추어졌지만 정신차리고 그를 직시하면 그는 쓰레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여자의 모든 것을 빼앗고 자신의 인생으로 동화시킨 그는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싸이코패스적인 면모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짝사랑을 할 때 그 상대방의 형태와 요구에 자신을 맞추어가며 사랑을 얻는다. 이게 일반적인 상식의 사랑이다. 하지만 한기는 전혀 반대다. 그는 그녀를 얻기 위해 그녀의 위치를 자신의 위치로 끌어내려버렸다. 사창가의 건달이 한 여자를 얻기위해 그녀를 사창가의 창녀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녀가 그 과정에서 느낄 고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헷갈린다. 선화는 결국 자신 나름의 사랑과 행복을 얻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한기를 끝까지 증오하지 않고 사랑해버렸다. 그리고 그와 함께 있는 것에 사랑과 만족을 느끼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어떻게 보면 자신이 잃어버렸던 것에 대한 보상을 다시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우리는 과연 한기가 선화에게 나쁜남자라고 말 할 수 있을까?
바로 이런 모순점이야 말로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나쁜남자’의 원형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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