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호성(虎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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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성(虎省)
1
밤은 검다. 감추고, 숨기려는 기세가 역하게 나는 밤은 검다. 한 치도 내보이지 않는 칠흑의 밤은 으레 가슴 한 구석을 서글프게 짓누르기 마련이다. 길다, 길다. 이 밤에 한 숨이 죽고 또 한숨이 태어나겠지. 인생은 그래 밤처럼 지나고 또 밤처럼 찾아오며 흐르는 것일게다. 아무리 네가 인생이라지만 너는 여전히 검다. 그리고 무엇을 숨기고 있겠지.
빛을 보지 않았더라면, 빛을 보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힘들지 않았을 것을, 빛을 보지 않았으면, 어미에 태에서 끊어졌을 그 때 그대로, 숨을 쉬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눈물 흘리지 않았을 것을, 빛을 보아 어둠을 알았고, 역겨움을 알았다. 그리고 후회를 알았다. 빛을 보지 말았을 것을
달도 없는 밤이었다. 그래, 눈물나게 어두운 밤이다 개똥벌레는 제 빛에 놀라 숨죽이며 또 조심스레 보내야하는 밤이다. 사마귀의 날카로운 낫에 베임 당하지 않으려면 그래야지. 이 어둠에 네 밝은 빛은 사마귀를 미치게 하는 구나. 네 명을 갉아먹는구나.
오늘 나는 위선의 빛을 자으러 간다. 아래를 휘 둘러보아 내 눈을 속이려하는 얄팍한 거짓을 짓밟으러간다. 무엇이 나를 미치게 하는가? 누가 어둠에 도발하는가? 가자. 가서보자. 얕은 수를 꽤 뚫어 그리고 어둠의 무서움에 통곡함을 보여주자.
어둠은 언제나 이긴다.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나는 어쩌면 빛을 보지 말았어야 하는 슬픈 운명이다.
2
그 곳은 정이라는 마을이었다. 그 곳이 어디에서 이어져 어디로 끝이 나는지 따위는 상관할 바가 없는 곳이었다. 그저 나는 있는 것이었고 그것은 고정되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그 곳을 움직여 내게 기억하게 만들었다.
3
장정 몇이 몽둥이와 낫을 들고 사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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