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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복수를 하는지’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느와르’의 주된 특징 가운데 하나가 ‘한 사회의 병폐를 반영한다’는 점임을 상기해본다면, ‘킬빌’은 느와르와 더욱 거리가 멀어진다. 타란티노가 ‘킬빌’을 제작하면서, ‘살인청부조직’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었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오히려 이 영화는 ‘복수’를 ‘신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면서 한 여자의 엄청난 살상행위를 ‘미학적’으로 그렸다. 도덕과 규범 따위는 가뿐히 무시하는 이 영화를, ‘한 사회의 거울’ 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대단히 문제가 많다. 이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킬빌’은 느와르로 정의하는데 무리가 있으며, 따라서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장르를 규정짓는 것이 크게 ‘도상(특정 장르 속에 꾸준히 등장하는 아이콘)’과 ‘관행’이라면, ‘킬빌’속에서 스릴러적 도상과 관행을 살펴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논했듯이 이 영화는 ‘느와르’와의 경계가 다소 모호하긴 하다만 어찌되었든 ‘킬빌’에서는 스릴러임을 증명하는 아이콘과 관행들이 등장한다. 타란티노의 제작의도를 살펴보면 이 모든 것이 설명된다. 이 영화는 과장해서 말하자면 ‘오마쥬의 결합’ 그 자체이다. 관객과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평가할 때, ‘영화 자체’보다 ‘어떤 영화들이 배후에 있는가’에 더 관심을 보여 왔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타란티노가 존경해마지 않는다는 일본의 후카사쿠 킨지, 미스미 겐지의 작품, 6-7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의 영화제작사 ‘쇼브라더스’의 작품(정창화 감독의 ‘죽음의 다섯손가락’을 포함해서 ‘용호풍운’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영화의 오프닝에는 영화제작사인 미라맥스의 로고 뒤에 쇼브라더스의 스코프명이 등장하기도 한다.)을 비롯해 ‘킬빌’에는 각종 동양영화의 무협적 감성이 그대로 녹아있다. 구체적인 오마쥬를 예로 들자면, 더 브라이드와 크레이지 88의 대결 씬에서 화면이 흑백으로 전환되는 ‘자토이치’의 오마쥬, ‘그림자’로 격투씬이 그려지는 ‘사무라이 픽션’의 오마쥬, 사망유희의 ‘이소룡’ 복장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더 브라이드의 의상, 정창화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에서 사용된 사이렌 음악의 차용, 복수를 결심할 때 클로즈업되는 더 브라이드의 눈- 등은 모두 그러하다.
원작이 장르적 특성이 모두 액션을 기반으로 한 스릴러적 영화임을 상기해 볼 때, 오마주적 영화인 킬빌이 스릴러가 될 수 있음은 자명할 것이다.
# 최근의 영화들이 장르의 혼합과 변종으로 점철되면서 장르의 명확한 구분을 시도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킬빌’도 그러하다. 그러나 뿌리 없는 결과물은 존재하지 않듯이, 본질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은 무시될 수 없다. ‘킬빌’이 스릴러에 근간을 둔 혼합적 장르영화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영화를 받아들이기가 좀 더 수월해지리라 믿는다. 끝으로, 좋아하는 감독이 만든 좋아하는 영화를 부족하나마 ‘나름대로 분석’해 볼 수 있었던 이번 기회를 통해서 영화를 바라보는 나의 이성과 감성이 한층 더 풍부해졌으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장르를 규정짓는 것이 크게 ‘도상(특정 장르 속에 꾸준히 등장하는 아이콘)’과 ‘관행’이라면, ‘킬빌’속에서 스릴러적 도상과 관행을 살펴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논했듯이 이 영화는 ‘느와르’와의 경계가 다소 모호하긴 하다만 어찌되었든 ‘킬빌’에서는 스릴러임을 증명하는 아이콘과 관행들이 등장한다. 타란티노의 제작의도를 살펴보면 이 모든 것이 설명된다. 이 영화는 과장해서 말하자면 ‘오마쥬의 결합’ 그 자체이다. 관객과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평가할 때, ‘영화 자체’보다 ‘어떤 영화들이 배후에 있는가’에 더 관심을 보여 왔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타란티노가 존경해마지 않는다는 일본의 후카사쿠 킨지, 미스미 겐지의 작품, 6-7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의 영화제작사 ‘쇼브라더스’의 작품(정창화 감독의 ‘죽음의 다섯손가락’을 포함해서 ‘용호풍운’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영화의 오프닝에는 영화제작사인 미라맥스의 로고 뒤에 쇼브라더스의 스코프명이 등장하기도 한다.)을 비롯해 ‘킬빌’에는 각종 동양영화의 무협적 감성이 그대로 녹아있다. 구체적인 오마쥬를 예로 들자면, 더 브라이드와 크레이지 88의 대결 씬에서 화면이 흑백으로 전환되는 ‘자토이치’의 오마쥬, ‘그림자’로 격투씬이 그려지는 ‘사무라이 픽션’의 오마쥬, 사망유희의 ‘이소룡’ 복장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더 브라이드의 의상, 정창화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에서 사용된 사이렌 음악의 차용, 복수를 결심할 때 클로즈업되는 더 브라이드의 눈- 등은 모두 그러하다.
원작이 장르적 특성이 모두 액션을 기반으로 한 스릴러적 영화임을 상기해 볼 때, 오마주적 영화인 킬빌이 스릴러가 될 수 있음은 자명할 것이다.
# 최근의 영화들이 장르의 혼합과 변종으로 점철되면서 장르의 명확한 구분을 시도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킬빌’도 그러하다. 그러나 뿌리 없는 결과물은 존재하지 않듯이, 본질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은 무시될 수 없다. ‘킬빌’이 스릴러에 근간을 둔 혼합적 장르영화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영화를 받아들이기가 좀 더 수월해지리라 믿는다. 끝으로, 좋아하는 감독이 만든 좋아하는 영화를 부족하나마 ‘나름대로 분석’해 볼 수 있었던 이번 기회를 통해서 영화를 바라보는 나의 이성과 감성이 한층 더 풍부해졌으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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