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모두 칭찬했다. 선군이 열다섯 살이 되니 세상 사람이 이르기를,
“선군은 틀림없는 천상의 선관이라”
하더라. 앞 글, 214쪽
선군의 외모가 선녀 숙영과 어울리는 배필임을 묘사하는 것이다.
더불어 선군과 숙영이 둘다 하늘에서 지은 죄의 유배로서 이 땅에 있는 것이니 조선사회를 벗어난 영역의 일을 하여도 이상하지 않을 장치를 해둔 것이다.
사람들은 당대에 임금이나 정치를 비판할 적에도 그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지니 그 글의 배경을 중국으로 설정해두거나 글의 형태를 몽유서사 등으로 하여 풀어나가며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았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애정소설인 『숙영낭자전』에서는 인물을 이 땅이 아닌 하늘에서 온 인물로 설정하여 조선과 대비되는 상징 세계로 넌지시 하늘을 제시하였다. 배경으로서 하늘을 제시하여 숙영과 선군, 그들이 벌이는 일에 대해 어떤 논란도 붙지 않는 것이다.
3. 금기
“낭군과 저는 요지연에서 서로 희롱한 죄로 상제께서 인간 세상에 귀양을 보냈으며, 이 세상에서 우리의 인연을 이루라 했나이다. 그런데 낭군께서는 어찌 이것을 모르시고 다른 가문에 구혼하려 하시나이까? 낭군은 저를 위해 삼 년만 기다려주시옵소서”
하고 거듭 당부하더니 문득 간데없어라.
“저 같은 아녀자를 생각하다가 병들었다고 하시니, 그것이 어찌 대장부의 행실이라고 할 수 있으리오? 우리 두 사람은 천상에서 죄를 짓고 인간 세상에 내려왔으며, 앞으로 삼년 뒤에 인연을 맺게 되어 있나이다. 삼 년 뒤에 우리가 청조를 매파로 삼고 상봉에서 육례를 맺어 백년해로 하사이다. 그러나 만일 제가 하늘의 뜻을 어기고 지금 몸을 허락하오면, 크게 후회할 일이 생기리이다. 그러니 어려우시더라도 삼 년만 참고 기다려주시옵소서.”
이에 선군이 대답하기를,
“내 지금 심정은 일일여삼추인데. 삼 년이면 몇 삼추나 되겠나이까? 낭자가 만일 ‘그냥 돌아가라’하시면 내 목숨은 오늘로 끝나리이다. 내가 저승에서 외로운 혼백이 되면 낭자의 목숨인들 온전하오리까? 엎드려 바라건대 낭자는 송백같은 정절을 잠깐 굽히시어 불 속에 든 나비와 그물에 걸린 고기를 구해주옵소서”
하고 사생을 결단하려 하느니라. 낭자의 처지가 태산 꼭대기에 올라선 것처럼 앞으로 나갈 수도 뒤로 물러날 수도 없게 되었더라. 앞 글, 222쪽
금기를 설정하여 이를 깨뜨리는 것은 후에 낭자가 자결하는 것에 이르러 하늘에 올라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일종의 하늘로 인한 벌에 대한 것으로 인간 세상사는 하늘과 관련하여 이뤄진다는 생각을 알 수 있다.
당대의 사람들은 권선징악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하였다. 그래서 그 결과 우리 주변에 남아있는 고전문학들을 둘러보고 있자면 악(惡)한 자는 밀려나거나 죽고, 선(善)한 자는 대우받거나 살게 되는 이야기 형식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당시에 당연히 여기던 생각이 자연스레 밑바탕에 전제처럼 깔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숙영낭자전』을 정리하여 읽어보자면 당시의 여성에 대한 봉건적인 인식이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이야기의 구조 속에 숨어 있는 듯해 보이지만 살짝만 들추어 보면 여성의 낮은 위치로 생기는 일들을 읽어 낼 수 있다. 이 작품은 당대의 봉건 사회적 질서와 사람들의 생활 속 아름다움 등에 대한 인식이 어떠하였는지 비유와 사건 등을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단지 애정 소설만으로서의 위치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봉건 사회 속에서 말하는 여성의 위치, 혼인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개인과 가문이라는 대립이 나타나 당대 사대부가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서 가문을 이끌고 유지해 나갔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선군은 틀림없는 천상의 선관이라”
하더라. 앞 글, 214쪽
선군의 외모가 선녀 숙영과 어울리는 배필임을 묘사하는 것이다.
더불어 선군과 숙영이 둘다 하늘에서 지은 죄의 유배로서 이 땅에 있는 것이니 조선사회를 벗어난 영역의 일을 하여도 이상하지 않을 장치를 해둔 것이다.
사람들은 당대에 임금이나 정치를 비판할 적에도 그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지니 그 글의 배경을 중국으로 설정해두거나 글의 형태를 몽유서사 등으로 하여 풀어나가며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았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애정소설인 『숙영낭자전』에서는 인물을 이 땅이 아닌 하늘에서 온 인물로 설정하여 조선과 대비되는 상징 세계로 넌지시 하늘을 제시하였다. 배경으로서 하늘을 제시하여 숙영과 선군, 그들이 벌이는 일에 대해 어떤 논란도 붙지 않는 것이다.
3. 금기
“낭군과 저는 요지연에서 서로 희롱한 죄로 상제께서 인간 세상에 귀양을 보냈으며, 이 세상에서 우리의 인연을 이루라 했나이다. 그런데 낭군께서는 어찌 이것을 모르시고 다른 가문에 구혼하려 하시나이까? 낭군은 저를 위해 삼 년만 기다려주시옵소서”
하고 거듭 당부하더니 문득 간데없어라.
“저 같은 아녀자를 생각하다가 병들었다고 하시니, 그것이 어찌 대장부의 행실이라고 할 수 있으리오? 우리 두 사람은 천상에서 죄를 짓고 인간 세상에 내려왔으며, 앞으로 삼년 뒤에 인연을 맺게 되어 있나이다. 삼 년 뒤에 우리가 청조를 매파로 삼고 상봉에서 육례를 맺어 백년해로 하사이다. 그러나 만일 제가 하늘의 뜻을 어기고 지금 몸을 허락하오면, 크게 후회할 일이 생기리이다. 그러니 어려우시더라도 삼 년만 참고 기다려주시옵소서.”
이에 선군이 대답하기를,
“내 지금 심정은 일일여삼추인데. 삼 년이면 몇 삼추나 되겠나이까? 낭자가 만일 ‘그냥 돌아가라’하시면 내 목숨은 오늘로 끝나리이다. 내가 저승에서 외로운 혼백이 되면 낭자의 목숨인들 온전하오리까? 엎드려 바라건대 낭자는 송백같은 정절을 잠깐 굽히시어 불 속에 든 나비와 그물에 걸린 고기를 구해주옵소서”
하고 사생을 결단하려 하느니라. 낭자의 처지가 태산 꼭대기에 올라선 것처럼 앞으로 나갈 수도 뒤로 물러날 수도 없게 되었더라. 앞 글, 222쪽
금기를 설정하여 이를 깨뜨리는 것은 후에 낭자가 자결하는 것에 이르러 하늘에 올라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일종의 하늘로 인한 벌에 대한 것으로 인간 세상사는 하늘과 관련하여 이뤄진다는 생각을 알 수 있다.
당대의 사람들은 권선징악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하였다. 그래서 그 결과 우리 주변에 남아있는 고전문학들을 둘러보고 있자면 악(惡)한 자는 밀려나거나 죽고, 선(善)한 자는 대우받거나 살게 되는 이야기 형식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당시에 당연히 여기던 생각이 자연스레 밑바탕에 전제처럼 깔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숙영낭자전』을 정리하여 읽어보자면 당시의 여성에 대한 봉건적인 인식이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이야기의 구조 속에 숨어 있는 듯해 보이지만 살짝만 들추어 보면 여성의 낮은 위치로 생기는 일들을 읽어 낼 수 있다. 이 작품은 당대의 봉건 사회적 질서와 사람들의 생활 속 아름다움 등에 대한 인식이 어떠하였는지 비유와 사건 등을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단지 애정 소설만으로서의 위치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봉건 사회 속에서 말하는 여성의 위치, 혼인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개인과 가문이라는 대립이 나타나 당대 사대부가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서 가문을 이끌고 유지해 나갔는지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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