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PARADOX 13을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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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할 수 밖에. 생존의 위협에 직면한 이들에게 기존의 모든 도덕과 윤리적 가치는 수정될 수밖에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속 다른 주인공들처럼 이 책 역시 이성적이고 냉철한 성격의 형사와 감정적이고 정 많은 그의 이복동생인 경찰인 이 작품의 주축을 이루며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대조적인 성격의 두 인물 중 형은 생존자 집단의 리더로 집단 전체가 살아남는 데 필요한 선택을 한다. 그는 노동력의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자살마저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지만. 반면 동생의 상반된 시각에서 바라보는 정의와 가치에 관해, 인간의 존엄성과 집단의 목적 중 어떤 것을 우선순위에 놓아야 하는지, 과연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책은 팽팽한 긴장감이나 생존의 절실함이 실감나게 다가오진 않는다. 설득하기보다는 선택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선과 악의 구분이 명쾌한 결말 부분을 예상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작가의 메시지가 책 전편에 드러나 있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함이나 반전이 다른 작품들에 비해 부족하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점들을 부각시키는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독특한 스토리 전개가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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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PARADOX 13을 읽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