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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제목과 내용을 연관 지어서 살펴보면 참 아이러니한 공간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이국적이고 멋져 보이는 안경원의 이름 뒤로 통유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우울한 내면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즉, 이야기 속 ‘불란서 안경원’은 겉으로는 화려해보이지만 정작 안으로 들어가 보면 초라하고 특별한 것이 없다는 느낌을 준다. 겉은 번지르르해 보이지만 속은 텅 비어있는 안경점과 ‘나’는 동일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나’를 향해 공격을 멈추지 않는 남자들의 모습은 그녀를 피해망상적인 인간으로 몰아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녀 자신은 정말 텅 비어 있었고, 남성들의 폭력성 속에서 바로 설 수 있는 힘이 없었다. “아무도 내게 삶을 견디는 방법을 가르쳐 준 사람은 없다.”라는 ‘나’의 말처럼 그녀에게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해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해 줄 만 한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남성적 폭력성과 더불어 연인이었던 ‘그’도 떠나고 그나마 말이 통하던 ‘소나무집 할머니’마저 죽음의 길로 떠난 현실 속에서, 구원자조차 존재하지 않는 ‘나’의 상황은 암울하기 그지없다. 이렇듯 ‘겨울의 미토스’를 보여주는 작품 속에서 ‘나’가 절망적 상황과 폐쇄적인 내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어둠을 뚫고 일어나는 수밖에 없으리라 여겨진다. 다시 말해, 자신의 트라우마 극복에 대한 이성적인 사고를 가지고 미래의 청사진을 남에게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자기 자신의 폐쇄된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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