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들어가며
2. 타자화된 삶을 넘어
3. ‘잘못된 삶’은 있는가
4. 고유한 존재방식으로서의 장애
5. 자기 삶의 저자되기
2. 타자화된 삶을 넘어
3. ‘잘못된 삶’은 있는가
4. 고유한 존재방식으로서의 장애
5. 자기 삶의 저자되기
본문내용
이 없었다. 장애등급 심사 담당자는 송국현이 팔다리의 기능이 크게 저하된 상태지만 ‘충분히’ 저하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는 활동 보조인이 없이 홀로 집에 있을 때 화재사고를 당하고 혼자 탈출할 수 없어 사망하고 만다. 사회복지 서비스가 설계하는 서비스는 장애라는 신체적 정신적 특성에만 집중한다. 그런 신체적 정신적 특성을 안고 수없이 상호작용하며 한 평생을 살아온 장애인의 고유한 삶의 내력은 이 과정에서 말소된다. 이들의 복잡하고 고유한 삶의 이력과 경험들이 무엇이든, 법은 오로지 지원을 받고 싶다면 정신질환자/신체장애자로서 스스로를 인정하라고 요구한다. 이러한 법의 요구 앞에서 장애인은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인격체로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첫 인상과는 달리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은 단순히 장애 자체의 문제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작가의 개인적이고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지만 이 책은 체험 수기나 가벼운 에세이만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처한 여러 가시적 비가시적 차별과 배제, 불평등을 다양한 예를 통해 제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장애인 인권이나 권익에 대해 고발하고 성토하는 내용도 아니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우리는 저자가 장애를 사회학적, 법학적, 철학적, 윤리적 이론에, 나아가 실존적 영역에까지 깊이 있게 고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애를 둘러싼 다양한 차별과 배제를 실제 현안들을 들어 이야기하되, 현상의 표층적인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불평등과 혐오의 논리 심층에 자리한 인식과 문화의 영역을 탐사한다. 장애학 이론들, 사회학적, 철학적 그리고 작가 자신의 전문 영역인 법학적 시각, 생명윤리에 관한 사색 등으로 다채롭고도 심도 있게 분석한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하는 곳은 장애의 존재론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자는, 책의 여러 장들에 걸쳐 자기 연출과 공연행위로서 장애, 자기 삶의 저자성, 삶의 고유한 맥락과 역사로서의 장애 개념들을 거듭해 고찰하고 있는데, 이는 장애나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새로이 쇄신할 것을 요청한다. 장애인을 약자나, 피해자, 희생자의 포지션에 가두지 않고,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인격체이자 주체로서 세우려는 노력이다. 저자는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에서 연극배우로 활약한 이력도 있는데, 그때의 경험을 다룬 장의 일부를 인용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모든 것을 부정하는 시선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야 한다. 그 가능성은 이제 ‘수용’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타자의 시선으로 나를 보는 것을 완전히 부정하고 오로지 자신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결국 나의 몸, 운명, 삶, 실존에 대한 수용을 전제로 한다. (91-92)
“모든 것을 부정하는 시선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삶”, “나의 몸, 운명, 삶, 실존에 대해 수용하는 삶”은 장애를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장애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선취하는 삶일 것이다. 이런 삶이 더 많아진 사회 속에서 더 이상 그 누구도 ‘실격당한 삶’이나 ‘잘못된 삶’을 살지 않게 될 것이다.
첫 인상과는 달리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은 단순히 장애 자체의 문제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작가의 개인적이고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지만 이 책은 체험 수기나 가벼운 에세이만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처한 여러 가시적 비가시적 차별과 배제, 불평등을 다양한 예를 통해 제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장애인 인권이나 권익에 대해 고발하고 성토하는 내용도 아니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우리는 저자가 장애를 사회학적, 법학적, 철학적, 윤리적 이론에, 나아가 실존적 영역에까지 깊이 있게 고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애를 둘러싼 다양한 차별과 배제를 실제 현안들을 들어 이야기하되, 현상의 표층적인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불평등과 혐오의 논리 심층에 자리한 인식과 문화의 영역을 탐사한다. 장애학 이론들, 사회학적, 철학적 그리고 작가 자신의 전문 영역인 법학적 시각, 생명윤리에 관한 사색 등으로 다채롭고도 심도 있게 분석한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하는 곳은 장애의 존재론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자는, 책의 여러 장들에 걸쳐 자기 연출과 공연행위로서 장애, 자기 삶의 저자성, 삶의 고유한 맥락과 역사로서의 장애 개념들을 거듭해 고찰하고 있는데, 이는 장애나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새로이 쇄신할 것을 요청한다. 장애인을 약자나, 피해자, 희생자의 포지션에 가두지 않고,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인격체이자 주체로서 세우려는 노력이다. 저자는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에서 연극배우로 활약한 이력도 있는데, 그때의 경험을 다룬 장의 일부를 인용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모든 것을 부정하는 시선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야 한다. 그 가능성은 이제 ‘수용’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타자의 시선으로 나를 보는 것을 완전히 부정하고 오로지 자신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결국 나의 몸, 운명, 삶, 실존에 대한 수용을 전제로 한다. (91-92)
“모든 것을 부정하는 시선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삶”, “나의 몸, 운명, 삶, 실존에 대해 수용하는 삶”은 장애를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장애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선취하는 삶일 것이다. 이런 삶이 더 많아진 사회 속에서 더 이상 그 누구도 ‘실격당한 삶’이나 ‘잘못된 삶’을 살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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