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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기억하게 된다. 순애언니의 비극적 삶과, 엄마가 순애언니에 대해 느끼는 사랑과 죄책감을 오롯이 듣고 간직한 주인공을 통해 두 사람은 비로소 만나고 화해하게 된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고 이모와 엄마-나로 이어지는, 세대에 걸친 여성의 서사에 마음이 끌렸다. 이 땅을 살아간 다양한 여성들의 삶이 있다는 것도 위안이 되었다. 이처럼 사회나 역사, 운명 혹은 가족이 준 상처를,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이야기하기와 기억하기를 통해 극복해 가는 과정을 우리 가족에게서도 보게 된다. 조카는 그저 조카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전 세대가 살아온 삶의 여정 위에 나타난 존재이며 때론 시련 속에서나마 역시나 씩씩하게 살아갈 희망의 증거 같은 존재이다. 조카가 조금 더 크면 내 언니, 그러니까 조카의 엄마의 이야기, 그 엄마의 엄마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마치 내가 이모에게서 그리고 엄마에게서 그녀들의 엄마, 엄마의 엄마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듯이 말이다. 고통과 시련이 많은 게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걸어왔고 지금까지 너를 지켜낸 거라고, 그러니 너도 결코 혼자가 아니며 언제까지나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그리고 그런 삶은 의미 있는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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