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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혼불문학상 수상 작품이라서 읽게 되었다. 중학생 시절, 막 모국어의 아름다움에 대해 눈뜨고 문학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시작하던 무렵 만난 최명희 선생의 <<혼불>>. 1930년대 전라남도 남원의 몰락해가는 양반가의 며느리의 시선을 통해 우리 근현대사의 질곡을 그린 대하소설에서 모국어의 절묘함과 깊음 그리고 슬픔을 거의 처음으로 느꼈던 것 같다. 박정윤의 소설은 그런 최명희 선생의 문학정신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전통적 서사를 차용하면서도 ‘지금, 여기’의 감각을 벼려 날카롭게 다시 읽는다는 점에서 말이다. 해석의 여지가 많은 원작을 재기발랄하게 비틀면서도 이웃과 공동체, 역사에 대한 진지하고도 따뜻한 시선을 견지한 소설이라 한국문학의 오랜 독자로서 책 읽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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