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과학과불교_저자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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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치밀한 체계를 말이다.
과학 발전과 산업 혁명을 통해 이룩해 온 영광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들이었다. 반면, 자연은 인간의 기술과 혁명처럼 막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기술을 고안하지 않았다. 자연은 자신이 가진 것 안에서 최선의 생존 기술과 진화를 선택해왔고 항상 상생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다. 앞으로의 인류도 이러한 방식으로 과학 혁명과 산업 혁명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지금 전 국가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개발은 자연모방의 방향성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풍력 발전과 수력 발전,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 발전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자원을 그대로 활용하여 인류 역사를 진일보 하겠다는 발걸음이다. 또한, 이러한 발걸음은 자연이 선물해준 자원을 이용해 살아가는 생물들의 발자취와 모습이 닮아있고 자연 친화적이고 모방적인 과학 혁명은 불교적 관점과도 결이 닿아 있다.
불교에선 삼라만상의 모든 존재가 연기(緣起)의 수레바퀴에서 서로 의지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스템 내에서 모든 만물은 생과 사를 반복하고 그 순환계에서 각자의 본성을 획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연의 본성 그대로를 이용하여 인류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본질을 깨닫고 끊임없이 정진하라는 석가의 말과 매우 닮아 있다. 따라서 인류는 자연을 제어하여 자연의 본성과 본질을 해치는 방식이 아니라 그 본성과 본질을 그대로 인식하고 인정하여 삼라만상의 순환계 내에서 자연과 상생하는 방식으로 과학 발전과 산업 혁명을 이룩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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