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_아름다운 영웅 김영옥_저자 김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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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는 한다. 기실 농사를 한 번이라도 지어본 사람이라면, 아니, 하루라도 농사일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농사와 같은 육체노동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당시 나는 철이 없었고 하필 또 학교에서는 공부를 곧잘 했기에 내가 잘난 줄로 알고 있었다. 참으로 치기 어린 시절이었다.
그래서 나는 공부가 제일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어려운 것을 내가 잘 해내고 있다고, 그리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마주한 흙의 정경과 수백 아름의 들깨 줄기들을 보면서 입을 떡 벌렸더랬다. 흔히들 깨 터는 재미라고들 하지만, 글쎄. 실제로 털어본 깨는 마냥 즐겁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 깨를 터는 일에도 순서가 있는데, 우선 깨가 여물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깨를 베어 잘 모아놓고 잎이 마르기를 기다린다. 마지막으로 잘 마른 깨들을 다시 모아 쌓아두고 도리깨로 털어내는 것이다.
이 중 한 가지 과정에만 참여하면 이 일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턱이 없다. 나는 어리석어 깨를 베어내면서 당장의 힘든 것이 싫어 대충 베어 대충 흩뿌려 놓았었다. 그랬더니 깨를 모아 터는 날에 흩뿌려진 들깨 대를 주워 모으느라 두 배로 고생해야 했다. 나는 집단으로 활동하는 모든 일이 깨와 같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지금 내가 명령받은 일의 의미를 알 수 없고 혹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느껴서 대충 시간만 채우려 할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다. 그러나 전체 과정을 보았을 때 이 역시 모든 것을 구성하는 일부인 것이다. 지금 매일 하는 훈련이 반복된다고 느낄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고는 했다. 내 이 작은 힘 하나, 지금 쏜 총알 한 발, 한 번 더 땅에 새겨지는 군화 자국. 이 모든 것들이 모여서 국가를 지키는 힘이 된다는 생각 말이다.
김영옥의 생애가 아름답다고 평가되는 이유는 그의 외적인 요소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진실로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그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면서 매 순간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편리한 수단이 아닌 올바른 목적을 따랐고, 자신이 느낀 아픔을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기를 바라며 싸웠다. 누군가는 펜이 칼보다 강하고 힘은 다른 이를 상처 주는 것이라 하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미래의 주역들이 펜을 잡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칼과 총의 역할이고, 힘이 있어야만 약한 이들을 지킬 수 있다. 파괴하는 힘이 아니라 지키는 힘. 현재 내가 가진 힘의 의미가 그것이라 믿으며 나라를, 나라의 약자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겠다고 다시금 다짐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그의 생애를 닮고자 발버둥 친다면 나 역시 약자를 수호하는 정의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국가와 국가의 약자를 수호하겠다는 올바른 목적을 늘 상기하며 매 순간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옳은 것은 악한 것보다 더욱 쉽게 전이되기에, 내가 나를 갈고 닦는다면 나와 함께 싸워줄 전우들도 올바른 목적을 믿고 함께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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