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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머금고 서 있었다. 수현이 근처로 이사를 온 것이다. 긴 시간 보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편안한 사람이었다. 서로가 간직하고 있는 추억들은 여전히 생생하게 느껴졌다. 초등학교의 끝자락부터 중학교 3년간 우리는 늘 함께였다. 함께 카드놀이를 하고, 야구를 보러 다녔다. 그 친구와 함께라면 온종일 떠들 수도 있었다.
단순히 취미 생활을 함께하는 친구를 넘어서 함께하는 침묵마저도 편안했다. 아버지의 부재를 직면해야 했던 그 시절, 그 친구도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를 혼자 버티기엔 너무 연약했기에 친구네 집 앞 공터에서 함께 깊은 고민을 뱉어냈다. 학교는 본격적으로 줄 세우기에 돌입하고 가정은 공허함을 안겨주던 그 시절에 함께한 침묵은 소중했다. 그렇게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앞으로의 여정을 기약했던 시간은 감수성 예민한 시기를 큰 탈 없이 넘어갈 수 있게 만들어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2009년, 중학 생활의 끝자락에 다시 그와 헤어져야 했다. 이별은 이번에도 예고 없이 찾아왔다. 그에게는 몇 달간 연락이 닿지 않았고 그렇게 서로가 선택한 길을 향해서 떠밀리듯 나서야 했다.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서로 다른 시공간에 놓이게 되면서 다시 나의 삶은 회색빛으로 표류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다른 목표가 있어서 갈라선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어디로 가야만 하는 것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 너무 어른이 되어버린 형과 비교당하지 않으려면, 그리고 집안에서의 공백을 바깥에 알리지 않으려면 이전처럼 잘 보이기 위해, 괜찮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했다. 그렇게 떠밀리듯이 하루하루가 지나갔고, 시간은 쏜살과 같이 달아났다. 그렇게 고등학교 3년을 지나 남들이 모두 대학으로 떠나는 시기에 군대로 향했다. 군대라는 공간이 본래 그렇다지만 참으로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가정사도 연애사도 내 마음대로 풀리는 것이 없었다.
다시금 먼 옛날에 꾸던 꿈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한창 바닥을 치던 2015년의 어느 가을날, 정신없이 올라탔던 1500번 광역 버스에서 어려서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던 수현이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도 오랜 운동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고 있던 참이었다. 그와 다시금 긴 침묵을 함께하면서, 그간의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었다. 빛바랜 꿈을 이야기하면서 무너졌던 자신을 다잡고 계획과 의지를 다시 세울 수 있었다.
그해 겨울부터 나도 수현이도 함께 정신없이 달렸다. 옛 목표를 위해 새롭게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빠르게 교육과정을 마치고 직장생활도 경험해 봤다. 원하는 것에 끌리듯 달리다 보니 그 전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이를 위해 다시 공부를 위해 돌아오기도 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여전히 흔들리지만 겨우 되살린 꿈을 위해 30대에도 온 힘을 다할 예정이다.
참고문헌
『조선후기 향촌사회의 변동에 관한 연구-1819세기 ‘향권’ 담당층의 변화를 중심으로-』, 김인걸,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1.
단순히 취미 생활을 함께하는 친구를 넘어서 함께하는 침묵마저도 편안했다. 아버지의 부재를 직면해야 했던 그 시절, 그 친구도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를 혼자 버티기엔 너무 연약했기에 친구네 집 앞 공터에서 함께 깊은 고민을 뱉어냈다. 학교는 본격적으로 줄 세우기에 돌입하고 가정은 공허함을 안겨주던 그 시절에 함께한 침묵은 소중했다. 그렇게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앞으로의 여정을 기약했던 시간은 감수성 예민한 시기를 큰 탈 없이 넘어갈 수 있게 만들어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2009년, 중학 생활의 끝자락에 다시 그와 헤어져야 했다. 이별은 이번에도 예고 없이 찾아왔다. 그에게는 몇 달간 연락이 닿지 않았고 그렇게 서로가 선택한 길을 향해서 떠밀리듯 나서야 했다.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서로 다른 시공간에 놓이게 되면서 다시 나의 삶은 회색빛으로 표류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다른 목표가 있어서 갈라선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어디로 가야만 하는 것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 너무 어른이 되어버린 형과 비교당하지 않으려면, 그리고 집안에서의 공백을 바깥에 알리지 않으려면 이전처럼 잘 보이기 위해, 괜찮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했다. 그렇게 떠밀리듯이 하루하루가 지나갔고, 시간은 쏜살과 같이 달아났다. 그렇게 고등학교 3년을 지나 남들이 모두 대학으로 떠나는 시기에 군대로 향했다. 군대라는 공간이 본래 그렇다지만 참으로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가정사도 연애사도 내 마음대로 풀리는 것이 없었다.
다시금 먼 옛날에 꾸던 꿈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한창 바닥을 치던 2015년의 어느 가을날, 정신없이 올라탔던 1500번 광역 버스에서 어려서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던 수현이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도 오랜 운동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고 있던 참이었다. 그와 다시금 긴 침묵을 함께하면서, 그간의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었다. 빛바랜 꿈을 이야기하면서 무너졌던 자신을 다잡고 계획과 의지를 다시 세울 수 있었다.
그해 겨울부터 나도 수현이도 함께 정신없이 달렸다. 옛 목표를 위해 새롭게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빠르게 교육과정을 마치고 직장생활도 경험해 봤다. 원하는 것에 끌리듯 달리다 보니 그 전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이를 위해 다시 공부를 위해 돌아오기도 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여전히 흔들리지만 겨우 되살린 꿈을 위해 30대에도 온 힘을 다할 예정이다.
참고문헌
『조선후기 향촌사회의 변동에 관한 연구-1819세기 ‘향권’ 담당층의 변화를 중심으로-』, 김인걸,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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