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자작소설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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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단편 자작소설 5편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문제아
2. 유령
3. 모심기
4. 보험이란
5. 프랭키

본문내용

겼다. 아무리 솔로몬이 수영을 못한다고 해도 저 정도 깊이에 물살이면 일단 죽을 일은 없고, 저만큼 사람이 모였으면 누군가가 물가에서 꺼내줄 것이다.
라반은 출근준비를 마치고 집앞을 나섰다. 보통은 자전거를 타고 가지만 오늘은 여유롭게 걸어갈 수가 있었다. 아침에 식당 직원인 윌리가 차 사고가 났다는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눈으로 따라가보니 한 남자가 뚜껑이 열린 쓰레기 수납기 위에 인형을 들고 앉아있는 것이었다.

5. 프랭키
\"짐?\"
\"롭?\"

쓰레기를 뒤지는 고양이치고는 소리가 좀 컸다 했더니 동생이었다.
방문 노크를 해도 반응이 없어서 잠이라도 자나 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짐, 거기서 뭐 하는거야?\"
\"롭, 이...이거...\"

제임스는 주황색 고양이 인형을 롭에게 보여주었다. 너무 오래되어서 너덜너덜해진 그 모습은 충분히 다른 쓰레기와 잘 어울렸다. 하지만 롭은 그것이 어릴 때 그가 가지 다니던 인형인 것을 눈치챘다.
\"이거 내 프랭키 맞지? 네가 버린 거야?\"
\"아...그게...이젠 버려도 되는 줄 알고...\"
\"난 그렇게 말한 적 없어. 왜 남의 물건을 함부로 버리는 거야?\"
\"짐...\"
\"내가 네 허락도 없이 식당에서 입는 에이프론 버리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왠만한 일에는 무심하고 태평했던 제임스이기에 롭은 많이 당황했다.
더군다나 쓰레기 수납기 위에 앉아있는 사람과 말하는 걸 누군가가 보면 미친 사람들로 오해받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웃에 살고 있는듯한 노부인 한 명이 걸음을 멈추고 멀리서 보고 있다.
\"일단 들어가서 얘기하자, 응?\"
가게 가는 건 택시라도 잡아서 가면 된다. 일단은 제임스를 달래주는 게 먼저다.
형제는 집 안 소파에 앉았다. 어색한 분위기가 기다렸다는 듯이 감돌았다.
\"이제 나 큰일 났네.\"
\"뭐?\"
\"난 일하기 싫어해서 어쩔 수 없이 여기 살고 있어. 그런데 만약 이런 식으로 내 물건이 자꾸 없어지면 난 어떡하란 말이야?\"
\"짐, 미안해. 그치만 인형이 너무 헐어서...\"
제임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흥분했던 호흡이 조금 차분해졌다.
\"이거...할머니가 사주신거야.\"
도리스 할머니가 돌아가신 건 제 작년이었다. 라반은 어릴적 자주 만나는 정도였지만 존은 9살 때까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어릴 때 친구들과 놀던 것과 함께 할머니에 대한 추억까지 있는 물건을 함부로 해버렸으니 아무리 평소 느긋한 제임스라도 크게 서운해 했을 것이다.
롭은 제임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제임스, 내가 이전에도 네 의사를 무시하고 네 물건을 함부로 버린 적 있어?\"
\"...아니.\"
\"미안해. 그렇게 너한테 의미 있는 물건인 줄은 몰랐어. 너도 이제 23살이니까 이젠 필요없다고 생각했었나 봐.\"
제임스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도 사실은 알고 있었다. 23살짜리 남성이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실밥도 여기저기 튀어나온 데다 도저히 원상복귀가 불가능한 이 인형은 확실히 보기에 흉했다. 저녁. 롭은 가게 문을 닫고 가게 직원인 윌리와 가까이 사는 동창인 릴리 셋이서 바에 모였다. 각자가 적당히 알코올이 든 잔을 들었다.
\"요즘 제임스가 좀 걱정돼.\"
\"제임스? 아직 학교 다니지? 무슨 일 있어?\"
릴리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학교에선 친구도 그리 많은 것 같지도 않고 저번에 알바 해고당한 것 때문에 일도 아예 안 하려고 해. 이대로 졸업하면 어떻게 하려는지...\"
\"조금 기다려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저도 일 없으면 그냥 집에 처박혀 있는데...\"
한잔 꿀꺽 들이킨 윌리엄이 가볍게 말한다.
\"걘 사람 대하는 게 무서운 거야. 그런데 사람은 도저히 피할 수가 없는 거잖아. 나도 사람이고.\"
\"사람 안 무서운 사람이 어딨겠어? 그래도 변하겠지, 뭐. 난 걔가 알바 한다길래 솔직히 좀 놀랐어.\"
릴리가 말했다. 롭도 지금 와서야 식당을 차리고 제대로 일하기 시작했지만, 그도 대학 시절엔 소심하게 있다가 금방 누군가와 시비가 버리는 문제아였다. 제임스도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의 경우는 평소 감정을 별로 내비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에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 형인 롭조차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롭은 한 모금 더 들이켰다.
이 녀석들 말대로 지금 당장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는 해결해 주겠지.
\"있잖아, 나 아직도 얼굴이 많이 굳어있어?\"
윌리엄과 릴리는 순간 서로를 쳐다보았다.
\"솔직히...예전 보다는 많이 편안해 보여요.\"
\"그런데 조금 웃으면 좋을 것 같아.\"
\"웃는다고? 음...이렇게?\"
자신은 없지만 라반은 미소를 지어보았다. 억지스럽고 딱딱해서 조금 고통스러워 보이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그로써는 한 발자국 내닫은 걸지도 모르겠다.
“음...좋은데...좀 더 연습해야겠다.\"
떨떠름하게 배우로서의 충고를 하는 릴리. 롭은 짝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조금 창피해졌다. 그녀와 눈은 마주치지 못한 채 어색하게 웃는 것으로 상황을 넘겼다.
\"나 왔어.\"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자 롭은 긴장이 확 풀렸다. 제임스의 방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뭐 해?\"
\"정리 좀 하고 있었어.\"
그 말대로 평소 어질러있던 제임스의 방의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제임스의 이마에 땀이 맺혀있는 걸 보면 아마 몇 시간은 정리한 듯하다.
\"그리고 프랭키, 아니, 그 인형...버렸어.\"
그토록 아끼는 프랭키를 버렸다니, 분명 꽤나 고민을 했을 것이다.
\"너, 그래도 괜찮은 거야?\"
\"괜찮아. 버릴 때가 됐는데 계속 가지고 있던 내가 잘못이지. 언제까지나 같은 곳에 머무를 순 없으니까. 지나간 것들은 이제 돌아오지 않고.\"
제임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조금 슬퍼졌다. 제임스도 아마 깨달았을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예전에 있었던 것을 어느 정도 끊어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어쩌면 제임스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 일을 잘 해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만들자. 그런 좋은 추억들.\"
\"응...\"
롭은 제임스의 등을 토닥거렸다.

키워드

소설,   창작,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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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3페이지
  • 등록일2024.02.02
  • 저작시기2024.0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240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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