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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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늑대와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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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차:

한 문화가 다른 문화를 집어삼킬 때, 그것도 문화의 질이 아닌 무력의 힘으로 그것을 관철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문명의 이름으로 야만을 정벌하고, 이를 개명이나 개화로 표현해 온 이면에는 어떤 역사적 진실들이 숨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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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가. 피사로는 177명의 군인만을 데리고, 코르테스는 553명의 군인만을 데리고 어떻게 4만이 넘는 군대를 보유하고 6백만에 육박하는 인구를 가진 잉카제국을 멸망시키고 그 화려하게 꽃핀 아스텍 문명을 말살시킬 수 있었단 말인가. 여기에 바로 역사의 비극이 있다. 피사로에게 비무장의 순진함으로 다갔다가 처참한 학살을 당하고 멸망한 잉카와, 코르테스의 간계에 눌려 한순간에 멸망해 버린 아스텍은 역사를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 장대한 문화여. <늑대와 춤을>과 <미션>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련함이 담긴 명화이다.
두 영화에 담긴 아련함은, 그 사라져가는 것이 단지 하나의 유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문화이고 그 문화를 지닌 수많은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보는 이의 마음을 가볍지 않게 한다. <늑대와 춤을>은 1991년 아카데미상을 7개 부문에 걸쳐 수상했고 <미션>은 1986년에 칸느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인정받은 명화들이다. 그 화려한 명성에 어울리게 두 영화는 모두 수족과 과라니족의 멸망을 아프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아름답게 그려냈다. 하지만 두 영화에서 나타나는 인디언과 주인공들과의 관계는 내게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늑대와 춤을>에서 존 던바가 사랑하여 결혼하게 되는 '주먹쥐고 일어서'는 이곱 살 때 수족에 영입된 백인 여자가 아닌 순수한 혈통의 인디언 여자이었어야 했다. 그리고 둘만이 있을 때 나누어지는 대화는 영화에서처럼 영어가 아니라 수족의 인디언 말 라코다어이어야 했다. 그렇게 표현함으로써 존 던바는 완전히 수족의 일원이 된 것으로 상징되어야 했던 것이 아닐까. 왜 감독은 백인 주인공이 인디언 사회에 동화되어도 백인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어울인다고 생각했을까. 더군다나 둘이 사랑을 나누게 될 때는 존 던바가 완전히 라코다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는 때인데도. <미션>은 카메라를 지나치게 멘도사와 가브리엘에게만 집중시켰다. 과라니족의 멸망을 다룬 영화에서 과라니족 사람들 하나하나에 대한 개성있는 묘사가 거의 없는 것은 <미션>의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속에서 과라니족은 풍부한 개성을 지닌 하나하나의 사람들의 복합체가 아니라 사라져가는 덩어리 정도로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포르투갈군에 맞서는 과라니족의 무력저항이나 무저항이 온통 멘도사와 필딩, 그리고 가브리엘에 의해서 지도됨은 같은 맥락에서 역시 아쉬운 점이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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