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다. 이런 본질적 차이가 인쇄매체와 전자매체 사이에 있다고 보는 거지요.
용재: 모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니까 비슷한 경험을 하셨을 것이라고 보는데, 리포트를 부과하면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마음대로 다운 받은 내용을 가지고 짜깁기 리포트를 쓰는데, 오히려 이런 측면에서 인터넷은 대학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대학교육도 미국의 정보 고속도로에 대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하는데, 정작 미국에서는 인터넷이 하나의 패러다임이라기보다는 보조적 수단으로 이용될 뿐이라는 거죠. 아직도 주된 교육은 핵심적인 저서의 독서와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한국 사회는 이런 것마저 아직 안되데, 도대체 도서관 하나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않거든요. 지정도서제 같은 제도, 그러니까 교수가 수업에 사용할 도서나 자료를 도서관에 지정해놓고 그것을 통해 학생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제도가 있음에도 제대로 운용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대학 총장이나 이런 사람들에게 디지털 도서관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관심을 가져요. 하지만 사실은 그런 디지털 도서관을 만든다고 해서 원하는 자료를 제대로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디지털이나 인터넷은 요술 방망이가 아닌 거죠. 그런 정보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인터넷은 여전히 요구한다고 봅니다. 우리 현실 속에서 제대로 강의를 하고 독서를 하고 이렇게 하지 않는데, 인터넷에서 이런 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좀 황당한 것이죠. 그렇게 만만한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인터넷에 뭔가가 있기 위해서는 그걸 제대로 만드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드는데, 우리부터라도 제대로 된 정보를 올려서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겠죠. 저는 인터넷은 도구라고 생각을 합니다. 마치 영어를 배울 때 다른 문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영어로 토론을 해본다든지 하는 노력을 할 수도 있는 것처럼 인터넷도 그런 차원에서 우리에게 유용하게 활용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윤기: 지금까지 논의를 정리해보면 결국 인터넷 문화와 지식인의 관계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여기에 덧붙여서 지식인 사회의 현실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봤는데요, 이제 전체적으로 한번 총괄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합니다.
종성: 우리 동네를 한번 둘러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요즘 골목에 아이들 소리가 사라져버렸거든요. 어디에 가 있나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PC방이나 학원에 가 있고, 분명히 얘들이 많은 동네인데, 예전에 읽은 동화 중에 피리 부는 아저씨 이야기가 있죠. 아이들이 없는 사회는 미래가 없는 사회인데, 그 이야기처럼 우리 아이들이 뭔가에 홀려서 없어져버린 상태, 개인적으로 정말 암울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 시기에 밖에서 뛰어 놀고, 직접 몸으로 느끼면서 감성도 키우고 뭔가 주체를 구성해가야 할 터인데, 부모의 욕심 속에서 억압당하고,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고, 이런 측면에서 우리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영기: 인터넷이라는 것도 잘만 사용하면, 그래도 이 매체는 선택의 여지가 기존의 매체에 비해 훨씬 낫다는 거지요. 그래서 앞으로 잘만 사용하면 이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택광: 저도 동감인데요, 인터넷 초기에 등장했던 사이버 스페이스에 대한 과장, 이런 건 많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 가상 현실을 강조하면서 자본시장을 개척하려고 했던 자본주의가 그런 거품들을 많이 걷어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시 말하면 벤처기업 같은 것인데, 사실 사업을 해보면 오프 라인을 갖춰놓지 않고는 온 라인 상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깨닫게 되고, 이런 체험이 과장된 수사들을 사라지도록 한 것 같거든요. 이런 사실을 놓고 봤을 때, 인터넷이란 기술을 토대로 인터넷 문화에 대한 대안들을 내놓기 위해서는 몸으로 부딪혀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단순하게 대세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상당히 불순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런 식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적 현상에 참여하고자 하는 지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한번 대결해보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죠. 이런 노력들이 보류된 대안에 우리를 더 접근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인터넷 자체가 하나의 리얼리티이고, 이런 측면에서 하나의 일상성을 구성한다고 봅니다. 이 일상성에 대한 성찰의 담론생산도 지식인의 책임이 아닐까 합니다.
영기: 덧붙여서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있다고는 해도 아직도 대부분의 정보는 책 속에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윤기: 결국은 인터넷이란 수단, 그리고 그 수단을 통해서 생기는 문화적 변화 이런 것들이 아직은 미완성이고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 그게 오늘 토론의 요점인 것 같습니다. 그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바꾸어 가는 것, 그 선택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식칼이 범죄의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는 간단한 비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결국 인터넷이란 문명의 이기를 어떻게 올바르게 사용할 것인가가 앞으로 우리의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이번 좌담을 계기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인간적 관계의 변화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80년대에 운동을 할 때도 이런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주요 화두였는데, 이런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습니다.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했던 것은 노우하우라고 한다면 지금 시대에는 그것이 노우위치,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는 것인데, 인터넷 상에서 산업시대를 지배했던 현실적 룰이 파괴되어 버린다는 거죠. 전부다 개인 대 개인이라는 것이고, 이런 과정에서 정체성이라든가 주체성이 희석되어 버리는데, 오늘 논의된 많은 문제의 해결 가능성도 이런 관점에 녹아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관건은 이런 문제에 선도적인 지식인들이 제대로 각성해서 우리에게 맞는 내용들을 생산해내고 함께 공유하는 노력들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들이 계속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장시간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용재: 모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니까 비슷한 경험을 하셨을 것이라고 보는데, 리포트를 부과하면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마음대로 다운 받은 내용을 가지고 짜깁기 리포트를 쓰는데, 오히려 이런 측면에서 인터넷은 대학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대학교육도 미국의 정보 고속도로에 대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하는데, 정작 미국에서는 인터넷이 하나의 패러다임이라기보다는 보조적 수단으로 이용될 뿐이라는 거죠. 아직도 주된 교육은 핵심적인 저서의 독서와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한국 사회는 이런 것마저 아직 안되데, 도대체 도서관 하나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않거든요. 지정도서제 같은 제도, 그러니까 교수가 수업에 사용할 도서나 자료를 도서관에 지정해놓고 그것을 통해 학생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제도가 있음에도 제대로 운용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대학 총장이나 이런 사람들에게 디지털 도서관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관심을 가져요. 하지만 사실은 그런 디지털 도서관을 만든다고 해서 원하는 자료를 제대로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디지털이나 인터넷은 요술 방망이가 아닌 거죠. 그런 정보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인터넷은 여전히 요구한다고 봅니다. 우리 현실 속에서 제대로 강의를 하고 독서를 하고 이렇게 하지 않는데, 인터넷에서 이런 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좀 황당한 것이죠. 그렇게 만만한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인터넷에 뭔가가 있기 위해서는 그걸 제대로 만드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드는데, 우리부터라도 제대로 된 정보를 올려서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겠죠. 저는 인터넷은 도구라고 생각을 합니다. 마치 영어를 배울 때 다른 문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영어로 토론을 해본다든지 하는 노력을 할 수도 있는 것처럼 인터넷도 그런 차원에서 우리에게 유용하게 활용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윤기: 지금까지 논의를 정리해보면 결국 인터넷 문화와 지식인의 관계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여기에 덧붙여서 지식인 사회의 현실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봤는데요, 이제 전체적으로 한번 총괄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합니다.
종성: 우리 동네를 한번 둘러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요즘 골목에 아이들 소리가 사라져버렸거든요. 어디에 가 있나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PC방이나 학원에 가 있고, 분명히 얘들이 많은 동네인데, 예전에 읽은 동화 중에 피리 부는 아저씨 이야기가 있죠. 아이들이 없는 사회는 미래가 없는 사회인데, 그 이야기처럼 우리 아이들이 뭔가에 홀려서 없어져버린 상태, 개인적으로 정말 암울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 시기에 밖에서 뛰어 놀고, 직접 몸으로 느끼면서 감성도 키우고 뭔가 주체를 구성해가야 할 터인데, 부모의 욕심 속에서 억압당하고,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고, 이런 측면에서 우리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영기: 인터넷이라는 것도 잘만 사용하면, 그래도 이 매체는 선택의 여지가 기존의 매체에 비해 훨씬 낫다는 거지요. 그래서 앞으로 잘만 사용하면 이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택광: 저도 동감인데요, 인터넷 초기에 등장했던 사이버 스페이스에 대한 과장, 이런 건 많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 가상 현실을 강조하면서 자본시장을 개척하려고 했던 자본주의가 그런 거품들을 많이 걷어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시 말하면 벤처기업 같은 것인데, 사실 사업을 해보면 오프 라인을 갖춰놓지 않고는 온 라인 상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깨닫게 되고, 이런 체험이 과장된 수사들을 사라지도록 한 것 같거든요. 이런 사실을 놓고 봤을 때, 인터넷이란 기술을 토대로 인터넷 문화에 대한 대안들을 내놓기 위해서는 몸으로 부딪혀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단순하게 대세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상당히 불순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런 식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적 현상에 참여하고자 하는 지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한번 대결해보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죠. 이런 노력들이 보류된 대안에 우리를 더 접근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인터넷 자체가 하나의 리얼리티이고, 이런 측면에서 하나의 일상성을 구성한다고 봅니다. 이 일상성에 대한 성찰의 담론생산도 지식인의 책임이 아닐까 합니다.
영기: 덧붙여서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있다고는 해도 아직도 대부분의 정보는 책 속에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윤기: 결국은 인터넷이란 수단, 그리고 그 수단을 통해서 생기는 문화적 변화 이런 것들이 아직은 미완성이고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 그게 오늘 토론의 요점인 것 같습니다. 그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바꾸어 가는 것, 그 선택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식칼이 범죄의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는 간단한 비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결국 인터넷이란 문명의 이기를 어떻게 올바르게 사용할 것인가가 앞으로 우리의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이번 좌담을 계기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인간적 관계의 변화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80년대에 운동을 할 때도 이런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주요 화두였는데, 이런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습니다.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했던 것은 노우하우라고 한다면 지금 시대에는 그것이 노우위치,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는 것인데, 인터넷 상에서 산업시대를 지배했던 현실적 룰이 파괴되어 버린다는 거죠. 전부다 개인 대 개인이라는 것이고, 이런 과정에서 정체성이라든가 주체성이 희석되어 버리는데, 오늘 논의된 많은 문제의 해결 가능성도 이런 관점에 녹아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관건은 이런 문제에 선도적인 지식인들이 제대로 각성해서 우리에게 맞는 내용들을 생산해내고 함께 공유하는 노력들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들이 계속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장시간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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