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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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 감기가 걸린 동생을 보니 가엾어진다.
난 누가 아프면 가엾어진다.나는 감기가 들어도 금방 낫는데 내 동생은 왜 낫지 않을까? 참 이상하다.그래도 동생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한다.아이스크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 동생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우리집 귀염둥이가 아프다고 아버지 어머니께서 웃으시지 않으신다.우리집 귀염둥이가 계속 아프면 어떻하지? 내가 친절하면 금방 나을까? 내가 친절하게 해 줘야지.이제부터는 화가 나도 언니답게 참아야겠다.
참,내 동생이 다 나으면 내가 또 싫어할텐데.그런데 참 이상하다.싸울 때는 때려 주었는데 내 동생이 아프니 후회가 된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싶을 때는 일기장을 뒤적여 보았다.일기의 내용 속에는 부모의 잘못된 행동이 아이의 꾸밈없는 글을 나타나기도 하여 고쳐보려 무던히 노력했다.아빠에게 문제점이 있을 때는 아이들의 일기 속에서 알게 됐다고 하면서,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면 쾌히 승낙해 주셨다.
이제 뿌려진 씨앗이 싹이 트고 자라고 있는 상황에서,열매를 맺기 전에 이런 글을 쓰게 되어 부끄럽기 짝이 없다.
향수가게에 들어 갔다 나오면 향수를 사지 않아도 향수 냄새가 물씬 풍겨 나오지 않는가? 하물며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부터 가정의 품속에서 부모의 향내를 맡으며 자라는우리 아이들이기에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된다.
나는 이미 두 아이를 기르면서 어렵게 얻은 결론이 있다.
아이들에게 하라고 하기 이전에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된다.아이들에게 공부좀 해라. 책 좀 보라고 하기 이전에 부모부터 잡지 신문이라도 솔선수범하여 읽기를 권하고 싶고, 인사하라고 역정을 내기 전에 부모부터 인사 하는 행동 등은 향기가 되어 아이들의 몸속 깊이 배어 들어가리라고 생각을 한다.
나는 아이들의 인격을 존중해 주려 노력해 왔다.크게 꾸짖을 일이 있을 때는 아무도 보거나 들을 수 없는 방안에서 조용히 타이르기도 하고,한두 번은 매를 댄 적이 있다.
계획적이고 의도적이지 못한 꾸짖음은 아이들에게 불쾌감만 주기 때문이다.
하얀 종이 위에 어떤 색을 칠하느냐에 따라 명화가 되기도 하고,습작이 되기도 한다.하얀 종이는 얼마든지 다시 구할 수 있지만 우리 아이들은 버리거나 다시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색깔을 입혀 나가는 것은 단 한 번의 기회다.가정 교육에서는 습작이 있을 수가 없다.
나는 곰곰히 생각해 본다.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색깔을 입힐까? 빨강과 같이 너무 열정이 강해 자만심으로 충만한 인간도 안되겠고, 파랑색과 같이 너무 차디 찬 이기적인 인간도 피해야겠고,노랑과 같이 적극성이 부족한 색깔도 멀리 하?서 삼원색을 골고루 갖춘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장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가정의 색깔부터 조화로운 색깔로 만들기 위해 바쁘게 생각하고 실천하는데에 부지런히 움직이련다.
점수화된 학교교육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조화로운 아이들로 성장하도록 게을러지는 마음을 채찍질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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