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고전을 읽어야 하는 까닭
2. 칸트, {실천이성 비판}
3. 내가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4. 학생운동은 사회발전 자극제
5. 젊은 지성에게 바라는 학문의 불꽃
2. 칸트, {실천이성 비판}
3. 내가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4. 학생운동은 사회발전 자극제
5. 젊은 지성에게 바라는 학문의 불꽃
본문내용
긴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60년대 후반 프랑스 학생들의 거친 행위가 당시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프랑스 대학의 현대화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파급적 영향을 미쳐 심지어 가정에서의 家父長的 권위를 완화시켰다는 등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소란이 아니었다면 대학의 보수성으로 인해 프랑스의 컴퓨터 산업이 지금보다 훨씬 뒤졌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젊은 지성에게 바라는 학문의 불꽃
(『교수신문』 1994. 8. 1.)
박이문 (포항공대·철학)
세계 문화사의 변화는 누군가에 의한 지적 창조, 의지적 결단력 그리고 물리적 행동력을 전제한다. 개인이나 민족의 긍지는 그가 이룩한 역사적 기여의 정도에 비례한다. 한국 그리고 한국인은 어떠했던가. 지금까지 외국인이 쓴 세계사를 주의 깊게 읽은 한국인이라면 어느 한 분야에서도 한국인의 이름, 한국의 사상이나 문화적 유산은 물론, \'한국\'이라는 낱말조차 찾아볼 수 없음에 놀라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세계의 역사를 모두 배우고,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를 곳곳이 돌아보고 난 한국인이 세계 문화사를 쓴다면 그 책은 지금까지 쓰여진 책들과 전혀 달라질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정확하고 확실한 대답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플라톤이나 공자 같은 사상가를 한국인 가운데 찾아볼 수 없고, 한국에서는 아직도 피타고라스, 뉴턴, 아인슈타인과 견줄 만한 과학자가 나오지 않았고, 칸트, 마르크스, 프로이트만큼 세계적 관심을 끌고 인류 문화사의 변동에 영향을 미친 사상가가 배출되지 않은 것만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과거의 사정이 이렇다면 현재는 어떤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의 문은 세계와 통하고, 우리의 안목은 국제화 되어 가고, 우리의 실력은 세계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열을 올려 배우려는 지식이나 우리가 편들거나 비판하는 학문적 주된 이론이 아직도 전적으로 이른바 선진국 서구인들이 창안해 낸 이론이나 이데올로기라는 사실에는 전혀 변함이 없음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한국에서 학문한다는 것은 한국학을 제외한 절대 대부분의 경우 서양인들이 쓴 책을 읽고 그들이 창안해 낸 이론을 배우고, 외우고, 베끼고, 전수함을 의미한다. 또 사상적 논쟁은 서양에서 수입된 논쟁을 모방하듯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행이다. 우리는 아직도 한국의 사상, 한국에서의 한국인에 의한 이론·학설·사상을 세계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감되고 평가받을 만한 정말 \'우리 것\', 한국인이 정말 \'내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이론과 사상을 아직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부끄러운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위대한 학문과 위대한 사상은 무한한 지적 호기심과 진리에 대한 철저한 추구 정신이 선행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그러한 정신적 전통이 없었다. 지금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학 교수의 태도, 대학의 분위기, 그리고 일반 지성계의 양상을 보면 학문보다도 정치적·사회적 출세나 연구비에 더 관심이 크다. 저서보다도 연구소가 많고, 학문적 탐구보다도 행사와 학회가 많으며, 학회는 학술적 탐구의 장이 되기보다는 사교장이 되기 쉽다.
어떤 학자가, 어떤 사상가가, 어떤 민족이 세계사를 장식할 만한 학설을 세우고 세계의 역사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자생적 사상을 제안하고 싶지 않겠는가? 이러한 도전에 아무리 응하고 싶어도 나는 너무 늦었다. 나는 어둡고 궁핍한 시대에 태어나 \'잃어버린 세대\'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나는 더욱 젊은 학자, 젊은 지식인들에게 내가 할 수 없는 세계를 향한 학문적·사상적 도전을 소고하고 싶다. 늦게나마 학계에 제도적 개혁 바람이 일어나, 학자, 교수, 문화인 하나 하나의 내부에 태도의 혁신적 불꽃이 타올라 한국의 학계 및 사상계가 거듭나길 바란다.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Emily Dickinson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Into his net again,
I shall not live in vain.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에밀리 디킨슨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달랠 수 있다면,
내 삶은 정녕코 헛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 주거나
또는 한 괴로움을 달래거나
또는 할딱거리는 로빈새 한 마리를 도와서
보금자리로 돌아가게 해 줄 수 있다면
내 삶은 정녕코 헛되지 않으리.
The Arrow and the Song
--Henry Wadsworth Longfellow
I shot an arrow into the air;
It fell to earth, I knew not where;
For, so swiftly it flew, the sight
Could not follow it in its flight.
I breathed a song into the air;
It fell to earth, I knew not where;
For who has sight so keen and strong
That it can follow the flight of song?
Long, long afterward, in an oak
I found the arrow, still unbroke;
And the song, from beginning to end,
I found again in the heart of a friend.
화살과 노래
--롱펠로우
나는 공중을 향해 화살을 쏘았으나,
화살은 땅에 떨어져 간 곳이 없었다.
재빨리도 날아가는 화살의 그 자취,
그 누가 빠름을 뒤따를 수 있으랴.
나는 공중을 향해 노래를 불렀으나,
노래는 땅에 떨어져 간 곳이 없었다.
그 누가 날카롭고 강한 눈이 있어
날아가는 그 노래를 따를 것이랴.
세월이 흐른 후 참나무 밑둥에
그 화살은 성한 채 꽂혀 있었고,
그 노래는 처음부터 끝 구절까지
친구의 가슴 속에 숨어 있었다.
젊은 지성에게 바라는 학문의 불꽃
(『교수신문』 1994. 8. 1.)
박이문 (포항공대·철학)
세계 문화사의 변화는 누군가에 의한 지적 창조, 의지적 결단력 그리고 물리적 행동력을 전제한다. 개인이나 민족의 긍지는 그가 이룩한 역사적 기여의 정도에 비례한다. 한국 그리고 한국인은 어떠했던가. 지금까지 외국인이 쓴 세계사를 주의 깊게 읽은 한국인이라면 어느 한 분야에서도 한국인의 이름, 한국의 사상이나 문화적 유산은 물론, \'한국\'이라는 낱말조차 찾아볼 수 없음에 놀라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세계의 역사를 모두 배우고,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를 곳곳이 돌아보고 난 한국인이 세계 문화사를 쓴다면 그 책은 지금까지 쓰여진 책들과 전혀 달라질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정확하고 확실한 대답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플라톤이나 공자 같은 사상가를 한국인 가운데 찾아볼 수 없고, 한국에서는 아직도 피타고라스, 뉴턴, 아인슈타인과 견줄 만한 과학자가 나오지 않았고, 칸트, 마르크스, 프로이트만큼 세계적 관심을 끌고 인류 문화사의 변동에 영향을 미친 사상가가 배출되지 않은 것만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과거의 사정이 이렇다면 현재는 어떤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의 문은 세계와 통하고, 우리의 안목은 국제화 되어 가고, 우리의 실력은 세계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열을 올려 배우려는 지식이나 우리가 편들거나 비판하는 학문적 주된 이론이 아직도 전적으로 이른바 선진국 서구인들이 창안해 낸 이론이나 이데올로기라는 사실에는 전혀 변함이 없음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한국에서 학문한다는 것은 한국학을 제외한 절대 대부분의 경우 서양인들이 쓴 책을 읽고 그들이 창안해 낸 이론을 배우고, 외우고, 베끼고, 전수함을 의미한다. 또 사상적 논쟁은 서양에서 수입된 논쟁을 모방하듯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행이다. 우리는 아직도 한국의 사상, 한국에서의 한국인에 의한 이론·학설·사상을 세계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감되고 평가받을 만한 정말 \'우리 것\', 한국인이 정말 \'내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이론과 사상을 아직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부끄러운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위대한 학문과 위대한 사상은 무한한 지적 호기심과 진리에 대한 철저한 추구 정신이 선행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그러한 정신적 전통이 없었다. 지금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학 교수의 태도, 대학의 분위기, 그리고 일반 지성계의 양상을 보면 학문보다도 정치적·사회적 출세나 연구비에 더 관심이 크다. 저서보다도 연구소가 많고, 학문적 탐구보다도 행사와 학회가 많으며, 학회는 학술적 탐구의 장이 되기보다는 사교장이 되기 쉽다.
어떤 학자가, 어떤 사상가가, 어떤 민족이 세계사를 장식할 만한 학설을 세우고 세계의 역사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자생적 사상을 제안하고 싶지 않겠는가? 이러한 도전에 아무리 응하고 싶어도 나는 너무 늦었다. 나는 어둡고 궁핍한 시대에 태어나 \'잃어버린 세대\'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나는 더욱 젊은 학자, 젊은 지식인들에게 내가 할 수 없는 세계를 향한 학문적·사상적 도전을 소고하고 싶다. 늦게나마 학계에 제도적 개혁 바람이 일어나, 학자, 교수, 문화인 하나 하나의 내부에 태도의 혁신적 불꽃이 타올라 한국의 학계 및 사상계가 거듭나길 바란다.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Emily Dickinson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Into his net again,
I shall not live in vain.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에밀리 디킨슨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달랠 수 있다면,
내 삶은 정녕코 헛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 주거나
또는 한 괴로움을 달래거나
또는 할딱거리는 로빈새 한 마리를 도와서
보금자리로 돌아가게 해 줄 수 있다면
내 삶은 정녕코 헛되지 않으리.
The Arrow and the Song
--Henry Wadsworth Longfellow
I shot an arrow into the air;
It fell to earth, I knew not where;
For, so swiftly it flew, the sight
Could not follow it in its flight.
I breathed a song into the air;
It fell to earth, I knew not where;
For who has sight so keen and strong
That it can follow the flight of song?
Long, long afterward, in an oak
I found the arrow, still unbroke;
And the song, from beginning to end,
I found again in the heart of a friend.
화살과 노래
--롱펠로우
나는 공중을 향해 화살을 쏘았으나,
화살은 땅에 떨어져 간 곳이 없었다.
재빨리도 날아가는 화살의 그 자취,
그 누가 빠름을 뒤따를 수 있으랴.
나는 공중을 향해 노래를 불렀으나,
노래는 땅에 떨어져 간 곳이 없었다.
그 누가 날카롭고 강한 눈이 있어
날아가는 그 노래를 따를 것이랴.
세월이 흐른 후 참나무 밑둥에
그 화살은 성한 채 꽂혀 있었고,
그 노래는 처음부터 끝 구절까지
친구의 가슴 속에 숨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