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서론
2. 소설 [월파선생]과 희곡 [월파선생]의 비교
1) 야학선생을 소재로 한 소설과 희곡
2) 소설 [월파선생]의 구성
3) 희곡 [월파선생]의 구성
3. 송영 희곡의 기법의 변화
1) 대사 위주의 풍자극
2) 동작과 상황에 의존하는 소극 위주의 표현
3) 성격의 역전에 의존하는 정극으로의 전환
4. 결론 : 송영 희곡의 의미
2. 소설 [월파선생]과 희곡 [월파선생]의 비교
1) 야학선생을 소재로 한 소설과 희곡
2) 소설 [월파선생]의 구성
3) 희곡 [월파선생]의 구성
3. 송영 희곡의 기법의 변화
1) 대사 위주의 풍자극
2) 동작과 상황에 의존하는 소극 위주의 표현
3) 성격의 역전에 의존하는 정극으로의 전환
4. 결론 : 송영 희곡의 의미
본문내용
있다. 이들 작품의 중요한 모티브들도 대부분 소극적인 모티브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성격을 보다 대립적으로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황금산」(『조선문학』, 1936.11)의 주인공은 딸 셋을 둔 반백의 실업가이다. 물론 이 작품에 활력을 주는 극적 요소는 바보인 황금산의 말 실수와 바보스러운 동작, 주인공 집의 식모의 오해와 이와 맞서는 황금산의 아버지의 희화적인 모습들이다. 이 작품에서 황금산이 보여주는 플롯은 「호신술」과 「신임 이사장」이 보여주는 소극적인 구성의 연장선에 있다. 그러나 「호신술」 등이 거의 소극에 그치고 있다면, 「황금산」은 아버지와 세 딸의 모습을 전경화함으로써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생론적인 주제를 본격화시키고 있다. 「윤씨일가」와 해방 직후의 「황혼」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다루어지는 이러한 주제는 소극의 활력을 밑바탕에 깔고 있으면서도, 정치 망명객과 사업가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당대 우리 사회 속에서 어떤 세계관을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담고 있음이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희극과 비극의 요소를 적절히 결함시킴으로써 송영 희곡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될 수 있었다. 특히 결말 부분에서는 비서의 대사를 빌려 "그럼요 고생하고 쫑겨가는 것은 시대의 병입니다"
양승국 자료집 7권, p.310.
라고 발언함으로써 이 극이 파시즘의 발호가 점차 가열해져가던 당대의 상황 속에서 우리 민중이 걸어야할 고난의 길을 암시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가사장」은 「황금산」에 비해 주제의 진지함이 다소 떨어지는 작품이다.가사장인 고태식이 약혼녀 앞에서 사장 행세를 하는 장면에 이어 가난한 문사인 吳樂天이 싸전주인 앞에서 사장의 위세를 빌려 속이는 장면은 희극의 한 요소인 '비밀'의 설정 장면이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자기비하자인 一龍(사장집의 常奴)에 의해 그들의 정체가 폭로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사장 행세를 하던 가사장의 정체가 폭로되어 봉변을 당한다는 구성은 '비밀과 폭로'라는 희극의 기계적인 도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가사장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애인에게 용서받아 새 출발을 한다는 결말부의 처리는 거짓 화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통속적인 결말처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거짓화해로 끝나는 결말부분은 이전의 단편적인 소극으로서의 처리보다는 보다 계몽적이고 교훈적인 의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소극의 양식을 뛰어넘기 위해 그가 좀더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로 들 수 있다.
약간의 안이함을 담고 있지만, 이러한 계몽성은 「윤씨일가」(『문장』, 1939.8)에서 보다 분명하게 제시된다. 딸을 팔아 직장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직장을 잃더라도 꿋꿋히 자신의 도리를 지킬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한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하고, 당당하게 고난의 길을 걷는 아들을 한 편에 배치시킴으로써 이 연극은 정당한 삶의 길을 택하는 자들의 용기를 형상화하고 있다. 이는 예전의 소극풍과는 전혀 다르며, 송영의 작품으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정극(legitimate drama)의 구성을 택하고 있다.
「방랑시인 김삿갓」(『삼천리』, 1941.6∼7)은 벼슬을 얻으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인들(문첨지, 원생원, 서진사)의 비밀스러운 의도가 점차 폭로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히려 이 극에서 정당한 인물은 그 위인들이 만나는 기생 계향이다. 「배비장전」에서처럼 이 위인들은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까봐 숨는다. 그러나 이들은 김삿갓에 의해 어김없이 조롱받으며 풍자된다. 김판서와 이들 선비들의 봉욕은 권력에서 소외된 김삿갓과 기생의 떳떳함과 대비된다. 결말부분에서 김삿갓의 비장미를 구현하고 있으나, 이 연극의 가치는 결말의 비극적인 처리보다 선비들의 변장, 음흉한 음모, 기생 계향의 조롱, 김삿갓의 통렬한 풍자시 등에서 찾아질 수 있다.
이 시기의 「가사장」, 「황금산」, 「방랑시인 김삿갓」은 소극과 정극의 요소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짜 사장의 거드름, 무지를 감추려는 황금산의 안간힘, 선비들의 위선적인 태도 등은 이 연극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작가 송영은 이러한 소극적인 요소를 활용하되, 이를 정극의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결말부분에서는 다분히 계몽적인 결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 계몽적인 부분만 강화된 작품이 「윤씨일가」이다. 이 작품은 소극풍이 거세된 정극이다.
4. 결론 : 송영 희곡의 의미
송영 희곡의 경우 상당부분 통속성이 가미되어 있다. 그리고 그 통속성은 소극적인 요소로 인해서 더욱 강화되어 있는 형국이다. 극적 주제가 빈약한 연극으로서의 소극(farce), 정극에 삽입된 소극적인 요소는 엄밀한 의미에서 구분이 필요하다. 송영의 희곡은 소극적인 요소를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소극 자체에 함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조건 부정적인 대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그가 소극적인 요소의 활용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바는 부정적인 인물에 대한 풍자이다. 송영의 희곡 내에서 부정적인 시각에서 관찰되고 있는 자들은 주로 상층계급으로 분류될 수 있는 자본가, 사장, 의사, 변호사, 교사 등이다. 반면 노동자, 야학교사, 젊은이 등은 긍정적인 시각에서 포착된다. 이는 사회적인 통념을 역전시키는 강렬한 극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역전을 통해 현대사회의 본질이 새롭게 인식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가치의 역전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이다. 가짜가 진짜를 구축하는 현대사회의 메카니즘은 르네 지라르의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 이래, 많은 문명비판적인 저서 속에서 묘사되었다. 교환가치가 사용가치를 구축하는 세계, 희생 위기를 희생양의 거짓 창조를 통해 극복하는 모습
르네 지라르, 김진식 박무호 역, 『폭력과 성스러움』(민음사, 1993) pp.61∼135.
등은 현대사회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틀이 되고 있다. 송영은 허위의식과 무능력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무대 위에 직접 등장시킴으로써 그들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의 우스꽝스러운 일면을 관객에게 보여주었다. 가사장이나 황금산 같은 인물이 그들이다. 물론 그것을 통해 제시하고자 했던 참주제는 노동자의 자기의식 확보였다.
「황금산」(『조선문학』, 1936.11)의 주인공은 딸 셋을 둔 반백의 실업가이다. 물론 이 작품에 활력을 주는 극적 요소는 바보인 황금산의 말 실수와 바보스러운 동작, 주인공 집의 식모의 오해와 이와 맞서는 황금산의 아버지의 희화적인 모습들이다. 이 작품에서 황금산이 보여주는 플롯은 「호신술」과 「신임 이사장」이 보여주는 소극적인 구성의 연장선에 있다. 그러나 「호신술」 등이 거의 소극에 그치고 있다면, 「황금산」은 아버지와 세 딸의 모습을 전경화함으로써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생론적인 주제를 본격화시키고 있다. 「윤씨일가」와 해방 직후의 「황혼」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다루어지는 이러한 주제는 소극의 활력을 밑바탕에 깔고 있으면서도, 정치 망명객과 사업가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당대 우리 사회 속에서 어떤 세계관을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담고 있음이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희극과 비극의 요소를 적절히 결함시킴으로써 송영 희곡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될 수 있었다. 특히 결말 부분에서는 비서의 대사를 빌려 "그럼요 고생하고 쫑겨가는 것은 시대의 병입니다"
양승국 자료집 7권, p.310.
라고 발언함으로써 이 극이 파시즘의 발호가 점차 가열해져가던 당대의 상황 속에서 우리 민중이 걸어야할 고난의 길을 암시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가사장」은 「황금산」에 비해 주제의 진지함이 다소 떨어지는 작품이다.가사장인 고태식이 약혼녀 앞에서 사장 행세를 하는 장면에 이어 가난한 문사인 吳樂天이 싸전주인 앞에서 사장의 위세를 빌려 속이는 장면은 희극의 한 요소인 '비밀'의 설정 장면이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자기비하자인 一龍(사장집의 常奴)에 의해 그들의 정체가 폭로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사장 행세를 하던 가사장의 정체가 폭로되어 봉변을 당한다는 구성은 '비밀과 폭로'라는 희극의 기계적인 도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가사장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애인에게 용서받아 새 출발을 한다는 결말부의 처리는 거짓 화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통속적인 결말처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거짓화해로 끝나는 결말부분은 이전의 단편적인 소극으로서의 처리보다는 보다 계몽적이고 교훈적인 의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소극의 양식을 뛰어넘기 위해 그가 좀더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로 들 수 있다.
약간의 안이함을 담고 있지만, 이러한 계몽성은 「윤씨일가」(『문장』, 1939.8)에서 보다 분명하게 제시된다. 딸을 팔아 직장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직장을 잃더라도 꿋꿋히 자신의 도리를 지킬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한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하고, 당당하게 고난의 길을 걷는 아들을 한 편에 배치시킴으로써 이 연극은 정당한 삶의 길을 택하는 자들의 용기를 형상화하고 있다. 이는 예전의 소극풍과는 전혀 다르며, 송영의 작품으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정극(legitimate drama)의 구성을 택하고 있다.
「방랑시인 김삿갓」(『삼천리』, 1941.6∼7)은 벼슬을 얻으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인들(문첨지, 원생원, 서진사)의 비밀스러운 의도가 점차 폭로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히려 이 극에서 정당한 인물은 그 위인들이 만나는 기생 계향이다. 「배비장전」에서처럼 이 위인들은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까봐 숨는다. 그러나 이들은 김삿갓에 의해 어김없이 조롱받으며 풍자된다. 김판서와 이들 선비들의 봉욕은 권력에서 소외된 김삿갓과 기생의 떳떳함과 대비된다. 결말부분에서 김삿갓의 비장미를 구현하고 있으나, 이 연극의 가치는 결말의 비극적인 처리보다 선비들의 변장, 음흉한 음모, 기생 계향의 조롱, 김삿갓의 통렬한 풍자시 등에서 찾아질 수 있다.
이 시기의 「가사장」, 「황금산」, 「방랑시인 김삿갓」은 소극과 정극의 요소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짜 사장의 거드름, 무지를 감추려는 황금산의 안간힘, 선비들의 위선적인 태도 등은 이 연극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작가 송영은 이러한 소극적인 요소를 활용하되, 이를 정극의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결말부분에서는 다분히 계몽적인 결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 계몽적인 부분만 강화된 작품이 「윤씨일가」이다. 이 작품은 소극풍이 거세된 정극이다.
4. 결론 : 송영 희곡의 의미
송영 희곡의 경우 상당부분 통속성이 가미되어 있다. 그리고 그 통속성은 소극적인 요소로 인해서 더욱 강화되어 있는 형국이다. 극적 주제가 빈약한 연극으로서의 소극(farce), 정극에 삽입된 소극적인 요소는 엄밀한 의미에서 구분이 필요하다. 송영의 희곡은 소극적인 요소를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소극 자체에 함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조건 부정적인 대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그가 소극적인 요소의 활용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바는 부정적인 인물에 대한 풍자이다. 송영의 희곡 내에서 부정적인 시각에서 관찰되고 있는 자들은 주로 상층계급으로 분류될 수 있는 자본가, 사장, 의사, 변호사, 교사 등이다. 반면 노동자, 야학교사, 젊은이 등은 긍정적인 시각에서 포착된다. 이는 사회적인 통념을 역전시키는 강렬한 극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역전을 통해 현대사회의 본질이 새롭게 인식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가치의 역전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이다. 가짜가 진짜를 구축하는 현대사회의 메카니즘은 르네 지라르의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 이래, 많은 문명비판적인 저서 속에서 묘사되었다. 교환가치가 사용가치를 구축하는 세계, 희생 위기를 희생양의 거짓 창조를 통해 극복하는 모습
르네 지라르, 김진식 박무호 역, 『폭력과 성스러움』(민음사, 1993) pp.61∼135.
등은 현대사회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틀이 되고 있다. 송영은 허위의식과 무능력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무대 위에 직접 등장시킴으로써 그들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의 우스꽝스러운 일면을 관객에게 보여주었다. 가사장이나 황금산 같은 인물이 그들이다. 물론 그것을 통해 제시하고자 했던 참주제는 노동자의 자기의식 확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