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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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때문에 나의 금붕어는 더 살아있을 시간이 없어져 버렸다.
벌써 꼬리 쪽에서는 점점 갈색이 짙어져 무거워 오고, 배 쪽은 더 파래지고, 벌써 그 빨간색과 황금빛은 등어리 맨 위 가장자리에서만 불타고 있었다.
그때 금붕어는 번개같이 꼬리를 오므라뜨리고 머리를 부풀려 아주 둥그렇게 되어 버렸다.
그러더니 빛이 스러지고 마지막 황금빛도 잃어버리게 되는 동안 금붕어는 돌돌 뭉쳐 공만 해지더니 그 공에서---마치 혼을 다 뿜어내어 놓으려는 듯이---잿빛 구름의 베일 두 가닥을 뿜어내었다.
뿜어내고 또 뿜어내다가 흩날리면서, 점점 엷어져 가는 베일 속에 풀려 사라져 버렸다.
나는 아직 그렇게 재미있는 종류의 자살을 본 적이 없었다. 이 금붕어녀석은 덩어리로 뭉쳐지자 그 자신의 혼을, 그 자신의 실체를 저 혼자의 힘으로서 입으로, 아가미로, 숨구멍으로 뿜어내었고 저 자신도 비 실체 속으로 뿜어내어 사라져 버 렸던 것이다.
일찍이 내가 저 아래, 세상에서 살고 있으면서 나 자신을 진지하게 생각했을 때, 나는 여러 가지를 체험했었고, 이해하기 어렵고, 견디기 어려운 것도 함께 많이 보아 왔었다---그러나 방금 물고기의 처신에서 본, 그토록 아연한 무엇, 그토록 아기의 장난기가 뒤섞인 무엇인가를 어느 사람이나 민족, 의회, 같은 데서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일찍이 내 자신을 진지한 것으로 생각했던 시절 저 바깥 세상에서 본 것도 적지는 않았다. 금붕어는 떠났다.
그리고 오늘 분의 나의 기쁨도 사라졌다. 안에서는 아주 아름답고 좋은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도 나는 또 한 시간을 나의 금붕어와 함께 헤엄치고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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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5페이지
  • 등록일2003.10.24
  • 저작시기2003.10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28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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