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술한데?"
"난 할머니 친정얘기가 듣고 싶었는데,, 그 쪽얘기는 계속 기억이 안나신데요.. 엄청나게 추상적이야..우씨....아빠 뭐 아시는거 없으세요?"
오후동안의 티타임이 마치고 나는 엄마가 사놓은 돼지목살을 후라이팬에 구웠다. 아버지는 상추를 씻어서 다듬으셨다. 함께 저녁을 준비하면서 오후의 티타임 이야기, 나의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되었다.
"그럴만도 하지..너도 알겠지만 할머니의 아버지 즉, 이 아빠의 외할아버지께서는 일제시대 당시 면장을 지내셨지..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니? 그 당시 면장은 어떤사람이 하는 것 같니? 잘 생각해봐"
"....친일?"
"그분께선 당대의 지식인이셨지. 5개국어에 능통하셨고 할 수 있는 공부는 모두 하셨어. 나라는 망했고 처자식은 줄줄이..세상과 타협할 것이냐, 가족과 친지를 버릴것이냐,, 그분은 그런 선택을 하신거야. 왜 그 잘나가는 만석군집이 초가집 단칸방 양반에게 시집왔겠니?
이름이 필요했던거야..고고한 양반이란 이름이.."
"진짜 친일파였어요?"
"흠..친일파라고 하기엔 뉘앙스가 좀 그렇고,,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되고,,흠..그분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아니?"
"어떻게?"
"해방후 사람들에게 맞아서 돌아가셨어..물론 일본앞잡이로 학정을 하고 가난한 농민들을 괴롭히고 뭐 그런일은 없으셨지,,항상 공부하시는 분이셨으니,,그러나 해방이되자 사람들은 무엇인가가 필요했지..그래도 해방인데, 이젠 새세상인데..안 그렇겠어? 물론 그분이 피해자라고 할 수는 없어..우리네 시대가 만든 아주아주 작고도 작은 일로 잊혀지는 거지.. 할머니도 잊고싶으신 거야..굳이 너에게 말씀하고 싶지 않으신,,그 기분은 이해하지?"
"..네.."
"그분은 그 시대 지식인들이라면 으레 한번은 공부해봤다는 공산주의사상도 공부하셨지..한마디로 좌익이셨어.. 너도 알다시피 공산사상 자체에는 틀린 것이 없단다.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이 그 사상자체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게 틀림이지.."
"친일에 좌익이라..이렇게나 대단한 이야기를 오늘에서야 듣게되네요..우와.."
"아무리 만석군 집 딸이라면 뭐해, 면장딸이다 하면 다 색안경을 쓰는데.. 말은 안해도 사람들이 그렇게 보지..그래서 더더욱 행동거지가 조심해지고 말수가 줄어드는 거야..언제 할머니가 목청 높이시는 거 봤니? 80평생 그렇게 살아오신 분이야.."
할머니, 어떻게 살아오셨나요.
어떤 생각하면서 내 또래를 사셨나요.
이 눈치, 저 눈치에 반평생을 버리시고 남은 것, 가진 것은 무엇인가요?
할머니는 꿈이 있으셨나요? 하고싶은 무언가가 있으셨나요?
"함무니, 함무니 첫사랑은 누구야? 할부지 아니지? 그치그치?"
"하이구야,,첫사랑이 무꼬? "
"내숭쟁이, 내숭쟁이"
"모린다, 어요,,그기무꼬,,하이구야,,야가 크일날 소리하는구마,,"
"함무니는 다시 세상에 태어나면 어떻게 살고싶어?"
"니 겉은 학생이믄 공부해야지.."
"공부해서 뭐?"
"학교 선생도 하고, 의사선생도 하고,,좋다는 거는 다 해봐야 안하긋나..허허허
꿈겉은 소리구마.,허허허"
-할머니와의 티타임,, 끝^^-
"난 할머니 친정얘기가 듣고 싶었는데,, 그 쪽얘기는 계속 기억이 안나신데요.. 엄청나게 추상적이야..우씨....아빠 뭐 아시는거 없으세요?"
오후동안의 티타임이 마치고 나는 엄마가 사놓은 돼지목살을 후라이팬에 구웠다. 아버지는 상추를 씻어서 다듬으셨다. 함께 저녁을 준비하면서 오후의 티타임 이야기, 나의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되었다.
"그럴만도 하지..너도 알겠지만 할머니의 아버지 즉, 이 아빠의 외할아버지께서는 일제시대 당시 면장을 지내셨지..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니? 그 당시 면장은 어떤사람이 하는 것 같니? 잘 생각해봐"
"....친일?"
"그분께선 당대의 지식인이셨지. 5개국어에 능통하셨고 할 수 있는 공부는 모두 하셨어. 나라는 망했고 처자식은 줄줄이..세상과 타협할 것이냐, 가족과 친지를 버릴것이냐,, 그분은 그런 선택을 하신거야. 왜 그 잘나가는 만석군집이 초가집 단칸방 양반에게 시집왔겠니?
이름이 필요했던거야..고고한 양반이란 이름이.."
"진짜 친일파였어요?"
"흠..친일파라고 하기엔 뉘앙스가 좀 그렇고,,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되고,,흠..그분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아니?"
"어떻게?"
"해방후 사람들에게 맞아서 돌아가셨어..물론 일본앞잡이로 학정을 하고 가난한 농민들을 괴롭히고 뭐 그런일은 없으셨지,,항상 공부하시는 분이셨으니,,그러나 해방이되자 사람들은 무엇인가가 필요했지..그래도 해방인데, 이젠 새세상인데..안 그렇겠어? 물론 그분이 피해자라고 할 수는 없어..우리네 시대가 만든 아주아주 작고도 작은 일로 잊혀지는 거지.. 할머니도 잊고싶으신 거야..굳이 너에게 말씀하고 싶지 않으신,,그 기분은 이해하지?"
"..네.."
"그분은 그 시대 지식인들이라면 으레 한번은 공부해봤다는 공산주의사상도 공부하셨지..한마디로 좌익이셨어.. 너도 알다시피 공산사상 자체에는 틀린 것이 없단다.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이 그 사상자체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게 틀림이지.."
"친일에 좌익이라..이렇게나 대단한 이야기를 오늘에서야 듣게되네요..우와.."
"아무리 만석군 집 딸이라면 뭐해, 면장딸이다 하면 다 색안경을 쓰는데.. 말은 안해도 사람들이 그렇게 보지..그래서 더더욱 행동거지가 조심해지고 말수가 줄어드는 거야..언제 할머니가 목청 높이시는 거 봤니? 80평생 그렇게 살아오신 분이야.."
할머니, 어떻게 살아오셨나요.
어떤 생각하면서 내 또래를 사셨나요.
이 눈치, 저 눈치에 반평생을 버리시고 남은 것, 가진 것은 무엇인가요?
할머니는 꿈이 있으셨나요? 하고싶은 무언가가 있으셨나요?
"함무니, 함무니 첫사랑은 누구야? 할부지 아니지? 그치그치?"
"하이구야,,첫사랑이 무꼬? "
"내숭쟁이, 내숭쟁이"
"모린다, 어요,,그기무꼬,,하이구야,,야가 크일날 소리하는구마,,"
"함무니는 다시 세상에 태어나면 어떻게 살고싶어?"
"니 겉은 학생이믄 공부해야지.."
"공부해서 뭐?"
"학교 선생도 하고, 의사선생도 하고,,좋다는 거는 다 해봐야 안하긋나..허허허
꿈겉은 소리구마.,허허허"
-할머니와의 티타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