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은 일본어에서 유래됐다. 모습을 감추다, 속이다라는 뜻의 일본어 ‘구라마스(くらます)’가 어원이라고 한다.‘김구라’라는 예명의 개그맨이 TV에 출연하고 홈페이지도 만들어 사람들을 웃기고 있다.‘구라’는 말을 잘해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는 좋은 뜻이 더 많다. 법조계에도 B변호사 등 ‘3대 구라’가 있는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거짓말도 필요할 때가 있다. 거짓임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히 하면 각박한 세상에서 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부나 청춘 남녀는 알면서도 속는 거짓말을 한다. 어떤 것은 환심을 사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다. 남자들이 자주 하는 거짓말은 “네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난 네가 첫사랑이야.”등이라고 한다. 반면 “어머 무서워∼ 너무 무서워∼”“오늘만 먹고 안 먹을 거야.” 등은 여자들이 잘 하는 거짓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의도적인 거짓말은 일단 위기를 모면하자는 생각에서 한다. 불륜을 저지른 남편이 아내에게 둘러대는 말 같은 것이다. 클린턴이 처음에 르윈스키와의 섹스 행각을 숨긴 건 힐러리를 의식한 때문일 것이다. 새벽까지 술집을 전전한 남편이 “상가집에 갔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고전적인, 애교성 거짓말에 속한다. 두차례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고 베니스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던 영화 ‘거짓말’의 타이틀도 그런 연유에서 붙여졌다. 서른 여덟살 난 조각가가 10대 소녀와 불장난을 한 증거가 아내에게 발각되자 거짓말을 한다.
흐루시초프는 “강이 없는 곳에도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약속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다.”라고 말했다. 거짓말에서 면책특권이나 있는 듯 행동하는 부류가 정치인들이다. 올 총선에서 서울 중랑을에 출마한 후보는 노원구의 군사보호지역에 있는 육사를 옮겨 아파트를 짓겠다고 떠들었다. 서울 동대문갑의 후보는 휴대전화료를 50%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비리에 연루된 어떤 정치인은 “내가 돈을 받았다면 소가 웃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가 나중에 사실로 드러나 구속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29만 1000원이 전 재산”이라고 아무도 안 믿을 말을 했다.
인사청탁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서영석 서프라이즈 전 대표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부부 대화록까지 조작한 것은 너무 뻔뻔스러워 보인다.
[한겨레] 독재자의 딸과 노예근성
살다보면 요즘 표현으로 ‘닭살 돋는’ 장면을 가끔 접하게 된다.
지난 2일 이해찬 국무총리가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찾아가 박근혜 대표를 만났을 때가 그렇다. 이 총리는 “민주화 운동을 할 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쪽 면을 맹렬히 비판했는데, 지나고 보니 박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 없이는 이렇게 못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그런 생각이 들게 됐고, 지금은 사고에 균형이 생겼다”며 “어제 현충탑에 가서 ‘튼튼한 나라, 잘사는 국민’이란 글을 남겼다”는 설명을 친절히 덧붙였다.
갓 취임한 국무총리로서 국정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야당 대표에게 일종의 ‘덕담’을 한 것인지, 아니면 이 총리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아무튼 그는 70년대 초반부터 대학과 재야에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고 88년부터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민주화 운동 시절과 정치인생 절반 정도는 균형 감각이 없는 상태에서 활동했다는 고백을 한 셈이다.
2000년 총선을 1년 앞둔 99년 5월 대구를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기념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했다. “나는 민주주의를 우선시했고, 박 전 대통령은 경제를 우선시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두 가지를 병행했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해찬 총리의 논리와 맥락이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예 99년 7월에 창립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의 명예회장을 맡았고,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200억원의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다음해 4월 총선에서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은 영남에서 완패했다.
‘박정희 신드롬’이라는 것이 있다. 주로 대구·경북에서 횡행하다가 북상을 거듭해 서울까지 침투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적 시각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한 최상천씨는 2001년 4월 <알몸 박정희>라는 책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던 재야 출신 국회의원들도 박정희 유령에 홀린 듯하다”며 “대한민국 전체가 박정희 마술에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정치인들의 박정희 칭송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초고속 경제성장의 '신화'와 대구·경북의 지역주의는 어쨌든 정치적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정희 신드롬의 바탕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독재자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노예근성’이다. 최상천씨는 2001년 말 ‘알몸 대한민국 빈손 김대중’이란 책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위선과 그 시대의 폭압정치를 조목조목 열거한 뒤, 박정희 신드롬에 대해 “일본 사람들과 박정희의 말대로 정녕 한국 사람은 두들겨야 말을 듣는 가축적 종족이란 말인가”라고 통탄했다.
지금은 복잡한 시대다. 만두소 사건이나 김선일씨 이라크 피살 사건, 행정수도 이전 논란 등에서 보듯이 옳고 그름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의 경제정책 담당자들이 장검을 들고 숲을 헤쳐 나갔다면, 지금의 경제정책 담당자들은 외과의사처럼 메스를 들고 정교한 수술을 해야 한다.
박정희 시대의 단순함을 그리워하는가 착각하지 마시라. 세상은 복잡한 것이 정상이다. 과거의 단순함이 비정상이다. 복잡한 것이 귀찮다고 독재정권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박정희 시대의 후유증을 심각하게 앓고 있다.
박근혜 대표를 칭찬할 수 있는 대목은 얼마든지 있다. 대북정책이나 지역주의에 대한 새로운 접근, 정부 여당에 대한 합리적 비판 노력 등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를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로 치켜세워서는 안 된다. 박 대표도 아버지를 팔아서 정치를 하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 박근혜의‘콘텐츠’를 보여 줘야 한다.
독재자 ‘박통’은 1979년에 죽었다. 그의 딸을 통해 그의 정신과 그의 시대를 되살려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거짓말도 필요할 때가 있다. 거짓임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히 하면 각박한 세상에서 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부나 청춘 남녀는 알면서도 속는 거짓말을 한다. 어떤 것은 환심을 사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다. 남자들이 자주 하는 거짓말은 “네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난 네가 첫사랑이야.”등이라고 한다. 반면 “어머 무서워∼ 너무 무서워∼”“오늘만 먹고 안 먹을 거야.” 등은 여자들이 잘 하는 거짓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의도적인 거짓말은 일단 위기를 모면하자는 생각에서 한다. 불륜을 저지른 남편이 아내에게 둘러대는 말 같은 것이다. 클린턴이 처음에 르윈스키와의 섹스 행각을 숨긴 건 힐러리를 의식한 때문일 것이다. 새벽까지 술집을 전전한 남편이 “상가집에 갔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고전적인, 애교성 거짓말에 속한다. 두차례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고 베니스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던 영화 ‘거짓말’의 타이틀도 그런 연유에서 붙여졌다. 서른 여덟살 난 조각가가 10대 소녀와 불장난을 한 증거가 아내에게 발각되자 거짓말을 한다.
흐루시초프는 “강이 없는 곳에도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약속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다.”라고 말했다. 거짓말에서 면책특권이나 있는 듯 행동하는 부류가 정치인들이다. 올 총선에서 서울 중랑을에 출마한 후보는 노원구의 군사보호지역에 있는 육사를 옮겨 아파트를 짓겠다고 떠들었다. 서울 동대문갑의 후보는 휴대전화료를 50%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비리에 연루된 어떤 정치인은 “내가 돈을 받았다면 소가 웃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가 나중에 사실로 드러나 구속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29만 1000원이 전 재산”이라고 아무도 안 믿을 말을 했다.
인사청탁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서영석 서프라이즈 전 대표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부부 대화록까지 조작한 것은 너무 뻔뻔스러워 보인다.
[한겨레] 독재자의 딸과 노예근성
살다보면 요즘 표현으로 ‘닭살 돋는’ 장면을 가끔 접하게 된다.
지난 2일 이해찬 국무총리가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찾아가 박근혜 대표를 만났을 때가 그렇다. 이 총리는 “민주화 운동을 할 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쪽 면을 맹렬히 비판했는데, 지나고 보니 박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 없이는 이렇게 못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그런 생각이 들게 됐고, 지금은 사고에 균형이 생겼다”며 “어제 현충탑에 가서 ‘튼튼한 나라, 잘사는 국민’이란 글을 남겼다”는 설명을 친절히 덧붙였다.
갓 취임한 국무총리로서 국정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야당 대표에게 일종의 ‘덕담’을 한 것인지, 아니면 이 총리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아무튼 그는 70년대 초반부터 대학과 재야에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고 88년부터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민주화 운동 시절과 정치인생 절반 정도는 균형 감각이 없는 상태에서 활동했다는 고백을 한 셈이다.
2000년 총선을 1년 앞둔 99년 5월 대구를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기념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했다. “나는 민주주의를 우선시했고, 박 전 대통령은 경제를 우선시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두 가지를 병행했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해찬 총리의 논리와 맥락이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예 99년 7월에 창립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의 명예회장을 맡았고,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200억원의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다음해 4월 총선에서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은 영남에서 완패했다.
‘박정희 신드롬’이라는 것이 있다. 주로 대구·경북에서 횡행하다가 북상을 거듭해 서울까지 침투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적 시각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한 최상천씨는 2001년 4월 <알몸 박정희>라는 책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던 재야 출신 국회의원들도 박정희 유령에 홀린 듯하다”며 “대한민국 전체가 박정희 마술에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정치인들의 박정희 칭송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초고속 경제성장의 '신화'와 대구·경북의 지역주의는 어쨌든 정치적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정희 신드롬의 바탕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독재자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노예근성’이다. 최상천씨는 2001년 말 ‘알몸 대한민국 빈손 김대중’이란 책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위선과 그 시대의 폭압정치를 조목조목 열거한 뒤, 박정희 신드롬에 대해 “일본 사람들과 박정희의 말대로 정녕 한국 사람은 두들겨야 말을 듣는 가축적 종족이란 말인가”라고 통탄했다.
지금은 복잡한 시대다. 만두소 사건이나 김선일씨 이라크 피살 사건, 행정수도 이전 논란 등에서 보듯이 옳고 그름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의 경제정책 담당자들이 장검을 들고 숲을 헤쳐 나갔다면, 지금의 경제정책 담당자들은 외과의사처럼 메스를 들고 정교한 수술을 해야 한다.
박정희 시대의 단순함을 그리워하는가 착각하지 마시라. 세상은 복잡한 것이 정상이다. 과거의 단순함이 비정상이다. 복잡한 것이 귀찮다고 독재정권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박정희 시대의 후유증을 심각하게 앓고 있다.
박근혜 대표를 칭찬할 수 있는 대목은 얼마든지 있다. 대북정책이나 지역주의에 대한 새로운 접근, 정부 여당에 대한 합리적 비판 노력 등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를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로 치켜세워서는 안 된다. 박 대표도 아버지를 팔아서 정치를 하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 박근혜의‘콘텐츠’를 보여 줘야 한다.
독재자 ‘박통’은 1979년에 죽었다. 그의 딸을 통해 그의 정신과 그의 시대를 되살려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추천자료
행정개혁
정부개혁과 전자정부
4대 개혁법안 중 언론관계법에 관해서
지방분권개혁의 필요성 및 지방의회의 활동영역과 역할
행정개혁
등소평의 개혁과 개방
클레이스테네스개혁(도편추방제를 중심으로)
[행정개혁] 문민정부의 행정개혁
중국행정개혁
개혁개방시기 중국의 대 한반도정책과 한국의 대응전략
[흥선대원군 생애][흥선대원군 집권][흥선대원군 내정개혁][흥선대원군 쇄국정책][흥선대원군...
경제개혁개방으로본 중국과 북한의 관계
[유럽][유럽 신사회운동][유럽 유럽통합운동][유럽 노동운동][유럽 개혁운동][유럽 코뮌운동]...
[일본선거, 일본선거 변화과정, 일본선거 개혁, 일본선거 전국화, 일본선거 문제점, 일본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