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Shakespeare in love] 를 보고 - 탐 스타파드의' 덫'. 그 현대적 재창조의 몸부림 (그리고 쉬리와의 비교)

본문내용

투적인 용어로 표현된다. "영화가 기업의 이윤동기에 의해 지배되는 상품일 때 영화는 대중의 흥미와 관심, 그리고 욕망을 추구하게 된다. 그 결과 작품성은 호기심, 변덕스러움, 피상성, 감각적 자극과 감정 배설, 변태적 엿보기 취미, 관습화된 낯익은 매너리즘 같은 대중적 통속성에 종속되지 않을 수 없게된다. 이러한 상업영화는 개인의 창조성과 고도의 세련된 감수성, 그리고 지성적 비전을 요구하는 예술영화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다."(권병순, 대안영화로서의 독립영화 수용의 문제)
즉, 미국-할리우드는 초대형 스펙터클과 코미디 영화를 '좋은 영화' 즉 '예술 영화'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 홍콩영화 산업은 중국의 경극과 무협지의 전통을 기반으로 갱영화와 쿵푸 영화를 특화하여 오우삼이라는 걸출한 액션 영화 작가와 성룡이라는 '오리엔탈 발레의 대가'를 만들어냈다. 시선을 유럽으로 돌려보면 영국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전통과 오래된 왕가와 귀족사회의 전통을 기반으로 의상극으로 불리는 시대극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영화 장르로 발전시켰다. 우리가 공연히 흠모하고 있는 프랑스영화들 또한 처음부터 예술 영화로 기획되고 일부러 그 스타일을 채택한 것이 아니다. 특히 누벨바그 작가군 가운데에서도 프랑수와 트뤼포가 다른 감독들보다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의 영화가 프랑스 보통 사람들의 생활과 정서를 누구보다도 잘 표현하고 있다는 단 한가지 이유에서이다. 그래서 프랑스인들은 도시를 배경으로 보통 사람들의 일상과 갑작스러운 열정을 고도의 심리극으로 표현하는 영화들을 '바게트 영화'라 부른다.
자, 프랑스의 바게트영화와 영국의 시대극 그리고 홍콩 갱영화와 할리우드의 초대형 스펙타클과 코미디 영화에는 무슨 공통점이 있는가? 모두 전세계에서 오직 자신들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적 소재와 스타일을 독자적으로 채택하고 그것을 진화론적인 발전 사이클에 진입시킨 뒤 지속적으로 갈고 닦은 결과이다. 경제적으로는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실용주의 전략의 승리이며, 문화적으로는 자신을 일상의 삶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는 건강한 문화자주의식의 본보기가 그 영화들인 것이다. (안응섭, 예술영화는 없다.)
권병순씨는 글에서 상업적인 영화가 예술영화와 서로 양립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에 안응섭씨는 글에서 서로가 흉내낼 수가 없는 비교우위의 경쟁력이 결국에는 우리가 가정하고 있는 예술의 본질로서 절대적인 예술영화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지금껏 작품을 논하면서 이러한 극단적인 곳에서 진실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진실은 과연 이 둘 중의 어느 하나이어야만 하는 것일까?
위의 상반되어지는 인용구는 본 paper를 읽어주시는 분들의 지향점에 따라서 저마다 다른 비중으로 마음에 다가올 것 같다. 어느 한 쪽을 고집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왜냐하면, 작품은 독자의 능동적 참여와 상상으로 재창조 되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Shakespeare in love] 의 작가 탐 스타파트는 과거의 것을 세련된 솜씨로 각색하고, 적절한 '장치'를 마련하여 현대의 관객들에게 재창조의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는 것을 밝혀두고싶다. 이렇듯,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 능동적인 관객(독자)과 작가(작품)의 상호 교류의 과정은 눈에 보이듯 확연한 과정으로 존재하며 작품의 존재에 빛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위와 같은 예술논쟁이 무의미해질 수 있음을 영화 [Shakespeare in love]를 통해서 느낀다. 탐 스타파드는 이영화를 통해서 원전에 도전하였다. 관객과 작품간의 대화의 길을 열었다. 그 둘의 만남과 소통이 작품 자체의 존재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키워드

쉬리,   셰익스피어인러브,   탐 스타파드,   영화감상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