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희곡] Trifles 에 나타나는 여성들의 연대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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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도록 오히려 자신들에게 관련된 사소한 일이라고 말하게 된다. 헤일부인은 남성들 몰래 잘못된 수를 고쳐서 놓는다. 또한 새장이 파괴되고 새가 없어진 것은 아마 고양이가 들어와서 한 짓일 것이라고 남성들에게 말한다. 그러나 헤일 부인은 남성들이 외양간을 뒤지고 온 이후 피터즈 부인이 발견된 것들에 대해 남성들에게 말하지 못하도록 눈치를 주고, 그녀에게 부담스런 시선을 계속 보냄으로써 피터즈 부인을 견제하면서 위협하고 있다. 마지막 순간에 헤일 부인은 상자에서 새를 꺼내어 잽싸게 그녀의 큼지막한 코트 속에 집어넣는다. 헤일 부인은 그들이 발견한 것을 폭로할 의사가 없다. 그녀는 라이트 부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헤일 부인은 피터즈 부인의 말처럼 살해를 한 것이 죄라는 점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라이트 부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라이트 씨를 좋은 사람이라고 옹호하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 속에서 판결문을 작성하고 판결을 내리고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여성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그녀는 지금 같이 있는 수사관들처럼 배심원들도 확실한 물품이 되는 증거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짜 맞추어서 그녀가 매우 불리한 판결을 받게 될 것을 알고 있다. 이에 비록 소극적이기는 하지만 피터즈 부인은 그들이 앞서 공유한 사실들에 공감하며 헤일 부인의 행동을 남자들에게 폭로하지는 않는다. 헤일 부인은 극의 말미에서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여자들이라는 남성들의 비아냥거림에 긍정하며, 앞치마에 놓인 수를 보며 그들이 knot이냐, quilt냐를 두고 고민하던 것에 "We call it - knot it, Mr Handerson."이라고 말한다. 이 마지막 대사는 헤일 부인이 피터즈 부인을 공범으로 끌어들이면서 그들 자신들만의 수사를 종결지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남성들은 단지 웃으면서 여자들이란 하며 끌끌 혀를 찾을 것이지만 말이다. knot은 표면적으로는 수놓은 방식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수사를 종결지었다가 될 수도 있으며, 당신들이 한 방식이 아니야(not) 라고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비록 피터즈 부인의 동참이 아직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헤일 부인은 'we' 라는 단어로써 피터즈 부인을 동참시키고 그들 스스로가 그것을 그렇게 부른다고 함으로써 자신들의 앞으로의 연대 가능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여성들이 연대하게 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과 내용에 있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외로움과 고립, 소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놓으면서 그러한 것들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극단적인 살인 행위를 저지른 라이트 부인의 부엌에 앉아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깨달음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공감하게 된 것은 지독한 외로움에 대한 상처이며, 고립과 폐쇄에 대한 강요가 얼마나 힘들고 무서운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헤일 부인은 라이트 부인이 정말로 살해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예전의 밝고 명랑했던 미니 포스터라는 한 여인을 변하게 만든 것이 '죄'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되면 라이트 씨가 죽기 전에 저지른 그의 '죄'는 누가 처벌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생전에 자신의 권리를 너무나 많이 행사한 라이트 씨의 권리를 찾는 행위는 라이트 부인의 죄를 벌하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러나 라이트 씨와 사는 동안 자신의 권리를 박탈당한 라이트 부인의 권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녀의 죄를 물을 수는 있지만 보다 공정한 방법과 시선으로 이 사건이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그녀의 증거들을 없애 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성들의 문제는 단지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 스스로가 각자의 삶에서 고립된다면 라이트 부인과 같이 남성과 여성 모두를 파멸로 이끄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여성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자신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 또한 반대로 여성들이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적이 된다면 스스로 자신들의 무덤을 파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여성주의의 모습들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소외된 자들의 문제점들을 끌어안으려고 하는 데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남성성만을 강조하는 사회는 여성 앞에서 모든 남성들을 우월하게 만들지는 몰라도 그 안에서 소외되는 남성들도 생겨난다. 모든 인간에 대한 평등한 시각과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또 부여받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보다 많은 토론과 고민이 계속해서 요구되는 것이다.

키워드

현대희곡,   트리플 작품분석,   여성의 연대의식,   작품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