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기원-진화의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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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지려는 심리를 발전시켜 왔다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다. 쉽게 말해 양이 아닌 질적인 측면에서 더 나은 생식 결과를 얻기 위해 바람을 피운다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여자들이 섹스의 대가로 얻게 될 경제적 보상이나 물리적 보호 때문에 더 많은 남자들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가설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는 그다지 충분한 설명이 못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바람기의 원인에 대한 두 번째 답을 찾아봐야 한다. 앞에서도 인간의 성에서 나타나는 모순에 대해 언급했지만, 사람들이 바람을 피우는 좀 더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쾌락'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인간의 성이 단순한 생식의 효율성을 넘어서 '쾌락' 그 자체를 지향하게 됨에 따라 섹스에서 다양성과 변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인간 본성의 일부가 되었으며, 이것은 남녀 어느 쪽이든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을 잘 보여주는 용어 중에 '쿨릿지 효과'(Coolidge effect)라는 게 있다. 미국 대통령이던 쿨릿지가 어느 날 부인과 함께 어떤 농장을 방문했는데, 마침 수탉이 암탉과 교미를 하고 있었다. 이를 본 부인이 안내인에게 물었다. "저 수탉은 하루에 몇 번이나 저 짓을 하나요?" 안내인이 대답하기를 "수도 없이 합니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은 독기 어린 목소리로 "그 사실을 대통령께 좀 전해 주세요"라고 했다. 부인의 말을 전해들은 대통령이 물었다. "그런데 그 수탉은 늘 같은 암탉과 관계를 하나?" 안내인 왈 "아닙니다. 매번 다른 암탉과 하지요." 이에 대통령은 빙긋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 사실을 영부인께 전해 주게." 우스갯소리 같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이 상대가 바뀔 때마다 더 큰 흥분과 만족을 느끼며, 이를 가리켜 '쿨릿지 효과'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물론 쿨릿지 효과는 보통 남자들을 가리켜 쓰이는 말이지만, 사실 이런 현상은 여자에게도 해당된다.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언제 성적 흥분을 가장 크게 느끼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남녀의 대답이 크게 달랐지만, 양쪽 모두 1위를 차지한 답은 "새로운 상대와 섹스를 할 때"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간의 바람기는 우리가 처해 있는 또 다른 모순을 보여준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유대를 추구하는 본성과 다양하고 변화 있는 쾌락을 추구하는 본성이 우리 속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요약하면 인간의 성이 단순하게 결정되지 않으며 근본적인 모순 속에서 정말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들어낸다는 점이야말로 신비에 싸여있는 진화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기본 구조에 대한 이해가 앞으로 모든 논의의 출발점---단지 출발점일 뿐이지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아직 인류의 성적 진화에 얽힌 '신비의 기원'을 완전히 풀지는 못했다. 앞으로도 진화 생물학은 이 문제에 관해 많은 유익한 연구 성과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성을 하나의 역사적.사회적 현상으로서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성과를 어떻게 활용하고 다른 연구 성과와 어떻게 결합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기원의 해명은 문제풀이의 출발이지 종착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50이 넘은 나이에 항독 레지스탕스 운동을 하다가 해방을 눈앞에 두고 독일군에 붙잡혀 총살당한 비운의 투사이자 저명한 중세사학자였던 마르크 블로흐(Marc Bloch)는 『역사를 위한 변명』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대부분의 경우 '기원'(origine)이라는 망령은 참된 역사에 대한 또 하나의 악마적인 적(敵)의 화신이며 판단벽(判斷癖)에 지나지 않는다. ...... 예를 들어 기독교의 기원에 대한 지식은 현재의 종교 현상을 똑바로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못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 종교적 신앙은 인간 환경의 모든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커다란 떡갈나무도 자그마한 도토리가 자란 것이다. 그렇지만 좋은 토양과 기후 조건하에서만(이 점은 이미 태생학의 영역을 넘어선다) 그런 성장을 이룰 수 있다. ...... 역사적 현상이란 그 시간을 따로 떼어놓고는 이해될 수 없다. 옛날 아라비아의 속담처럼 '사람이란 그들의 부모보다는 그들의 시대를 더 많이 닮는다.' 이 동양의 지혜를 망각한다면 과거에 대한 연구는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기독교 신앙과 인간의 성은 전혀 다른 주제이기 때문에, 이 노학자의 충고가 우리에게는 해당이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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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5.03.27
  • 저작시기2005.0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90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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