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의 생애와 시세계

본문내용

사람은 옥새(玉璽)의 귀한 줄도 모르고, 황금을 밟고 다니고,
미인(美人)의 청춘(靑春)을 사랑할 줄도 모릅니다.
이 나라 사람은 웃음을 좋아하고, 푸른 하늘을 좋아합니다. (후략)
이 시는 〈명상〉의 일부분인데 시적 자아는 명상을 통하여 그가 꿈꾸는 세계, 광복의 세계, 그리고 진리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 세계는 슬픔과 고통, 절망과 침묵이 모두 사라지고 "어린 아기의 미소와 봄 아침과 바다 소리가 합하여 사랑이" 된 세계이다. 웃음소리와 푸른 하늘이 가득한 세계 그것이 만해 한용운이 추구한 시적 세계인 것이다. 시적 자아는 명상의 배를 타고 그러한 희망의 세계를 체험하지만 다시 님이 침묵하는 경험적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다. 그것은 한용운의 시가 불교적 사상, 종교적인 관념의 세계에 함몰하지 않고 경험적 현실과 긴장을 유지할 수 있게 하여 준다. 그리하여 시적 자아가 경험적 현실로 복귀하여 현실에서 낙원적인 세계를 갈구하는 지점에서 독립의지와 연결이 된다. 또한 사랑하는 대상과의 사랑의 완성과 연결되기도 한다. 이처럼 한용운이 시세계는 사랑, 독립, 불교 등의 층위가 복합적이면서도 밀접하게 긴장을 유지하며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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