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시인소개
◆주제의식, 방법론, 형식적 특성
◆감명깊은 시
◆『불쌍한 사랑 기계』를 느끼다
◆주제의식, 방법론, 형식적 특성
◆감명깊은 시
◆『불쌍한 사랑 기계』를 느끼다
본문내용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불쌍한 사랑 기계』를 느끼다
한 권의 시집을 분석하려면 도대체 몇 번을 읽어야 할까? 내게 이런 물음을 던져준 시집은 지금까지 단 한권이었다. 김혜순 시인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기에 과제를 앞에 두고 착잡하게 물만 들이켰다.
그녀가 나와 소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 침울해하고 있었다. 실제로 시의 절반이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을 나타내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저 폭력적이고 빨간 피가 흥건히 적셔 있는, 간혹 내장도 보이는 시들의 묶음이었다. 실제로 <궁창의 라면>이라는 시에서, 면발을 골로 표현한 시인의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불을 끄자 한껏 부풀어올랐던 내 골이 벌건 국물 속으로 녹아든다)" 라는 구절을 읽고나서는 시집을 덮어버릴 정도였다. 그때 허기가 져서 라면을 끓이고 있었던 중이었기에.
이틀이 넘게 책상 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시집을 보면서도 제출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쉽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차라리 내게 주어진 시집이 다른 것이었다면 좋겠다고 하늘을 원망해 보기도 했다.
황망히 도서관을 누비던 나에게 《현대시학》이 눈에 들어왔다. 꽤 많은 책들이 꽂혀 있었는데 그녀가 이 시집을 출판했던 1997년 8월호를 집어들었다. 그때의 내 심정은, 부디 그녀의 시를 비판하는 단 한사람만이라도 나타나주었으면 한다는 절박함을 내포하고 있었다. 라면에게 호되게 당했기에 긍정적인 레포트를 쓸 자신이 없어서였다. 하지만 그 책에 있던 김혜순 시인과의 대담은 내 의지를 단숨에 바꿔 놓았다.
"80년대에 제가 발견한 이미지 중에 무속적인 여자, 무속을 하는 여자의 이미지가 있어요. 그이미지를 한마디로 하라면 죽음이라는 것을 놀아주는 자, 여러 차례 굿을 보면서 느낀 것인데요, 무당이 굿을 할 때 여러 가지 절차가 있던데 굉장한 형식이죠. 그 형식 가운데 한 가지가 죽음을 놀아주는 의식이예요. 그러니까 놀아서 보내주는 거죠. 안 보이는 곳으로."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스스로 마녀라고 명명하였다고 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드물고, 큰 소리를 못 내던 80년대에 당당히 시집을 발간한 그녀를 두고 사람들은 마녀사냥이라도 하듯이 입을 모아 떠들어 댔다고 한다. 그런 시대에서 시인은 그녀의 시에서 삶과 죽음 사이에 경계를 긋지 않으면서 죽음을 놀아주는 자로 행동하기 위해 스스로를 마녀라고 했다.
또한 서양 중세의 마녀들이 사형에 처해질 운명에도 몸 전체에 불길을 매단 채 비밀의 예언을 했던 것처럼 시인인 그녀도 고통스러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보고 듣고 깨달은 현실의 모순과 삶의 진실을 그대로 토해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 자신을 마녀라고 자칭한 또 하나의 이유라고 했다.
어려웠던 분석을 마치며 나는 시집을 잡고 책장을 스르르 넘겨보았다. 그 안에 담긴 그녀의 생각과 고민들이 내 얼굴을 치고 달아나는 듯 했다. 어쩌면 서정적인 시보다 강렬하고 파격적인 시를 썼던 것은, 여자이기 때문에 받아야 했던 차별과 고통들을 숨기기 위함을 아니었을까.
『불쌍한 사랑 기계』를 느끼다
한 권의 시집을 분석하려면 도대체 몇 번을 읽어야 할까? 내게 이런 물음을 던져준 시집은 지금까지 단 한권이었다. 김혜순 시인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기에 과제를 앞에 두고 착잡하게 물만 들이켰다.
그녀가 나와 소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 침울해하고 있었다. 실제로 시의 절반이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을 나타내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저 폭력적이고 빨간 피가 흥건히 적셔 있는, 간혹 내장도 보이는 시들의 묶음이었다. 실제로 <궁창의 라면>이라는 시에서, 면발을 골로 표현한 시인의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불을 끄자 한껏 부풀어올랐던 내 골이 벌건 국물 속으로 녹아든다)" 라는 구절을 읽고나서는 시집을 덮어버릴 정도였다. 그때 허기가 져서 라면을 끓이고 있었던 중이었기에.
이틀이 넘게 책상 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시집을 보면서도 제출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쉽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차라리 내게 주어진 시집이 다른 것이었다면 좋겠다고 하늘을 원망해 보기도 했다.
황망히 도서관을 누비던 나에게 《현대시학》이 눈에 들어왔다. 꽤 많은 책들이 꽂혀 있었는데 그녀가 이 시집을 출판했던 1997년 8월호를 집어들었다. 그때의 내 심정은, 부디 그녀의 시를 비판하는 단 한사람만이라도 나타나주었으면 한다는 절박함을 내포하고 있었다. 라면에게 호되게 당했기에 긍정적인 레포트를 쓸 자신이 없어서였다. 하지만 그 책에 있던 김혜순 시인과의 대담은 내 의지를 단숨에 바꿔 놓았다.
"80년대에 제가 발견한 이미지 중에 무속적인 여자, 무속을 하는 여자의 이미지가 있어요. 그이미지를 한마디로 하라면 죽음이라는 것을 놀아주는 자, 여러 차례 굿을 보면서 느낀 것인데요, 무당이 굿을 할 때 여러 가지 절차가 있던데 굉장한 형식이죠. 그 형식 가운데 한 가지가 죽음을 놀아주는 의식이예요. 그러니까 놀아서 보내주는 거죠. 안 보이는 곳으로."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스스로 마녀라고 명명하였다고 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드물고, 큰 소리를 못 내던 80년대에 당당히 시집을 발간한 그녀를 두고 사람들은 마녀사냥이라도 하듯이 입을 모아 떠들어 댔다고 한다. 그런 시대에서 시인은 그녀의 시에서 삶과 죽음 사이에 경계를 긋지 않으면서 죽음을 놀아주는 자로 행동하기 위해 스스로를 마녀라고 했다.
또한 서양 중세의 마녀들이 사형에 처해질 운명에도 몸 전체에 불길을 매단 채 비밀의 예언을 했던 것처럼 시인인 그녀도 고통스러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보고 듣고 깨달은 현실의 모순과 삶의 진실을 그대로 토해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 자신을 마녀라고 자칭한 또 하나의 이유라고 했다.
어려웠던 분석을 마치며 나는 시집을 잡고 책장을 스르르 넘겨보았다. 그 안에 담긴 그녀의 생각과 고민들이 내 얼굴을 치고 달아나는 듯 했다. 어쩌면 서정적인 시보다 강렬하고 파격적인 시를 썼던 것은, 여자이기 때문에 받아야 했던 차별과 고통들을 숨기기 위함을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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