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역사라는 것은 무엇인가. 누구의 것인가.
∥성sexuality의 역사성
∥영화 속 여/성sexuality 이야기
1. 위험으로서의 성 :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90)
2. 위험으로서의 성에서 쾌락으로서의 성으로 넘어가는 과도: 「너에게 나를 보낸다」(94),「코르셋」(96)
3. 쾌락으로서의 성 : 「처녀들의 저녁식사」(98), 「결혼은 미친 짓이다」(2001)
4. 관계로서의 성 : 「여자, 정혜」(2005), 「사랑니」(2005)
∥재현의 성 정치학
∥성sexuality의 역사성
∥영화 속 여/성sexuality 이야기
1. 위험으로서의 성 :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90)
2. 위험으로서의 성에서 쾌락으로서의 성으로 넘어가는 과도: 「너에게 나를 보낸다」(94),「코르셋」(96)
3. 쾌락으로서의 성 : 「처녀들의 저녁식사」(98), 「결혼은 미친 짓이다」(2001)
4. 관계로서의 성 : 「여자, 정혜」(2005), 「사랑니」(2005)
∥재현의 성 정치학
본문내용
연애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앞에 놓인 설레임에서 도망치지 않는다. 그녀의 용기는 그녀가 결혼이나 일부일처제에 입각한 연애 관계라는 가부장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으며, 그 용기는 결국 그녀에게 소중한 관계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영화 속에서 여성이 스스로 성을 매개로 새로운 관계를 자유롭게, 하지만 천박하지 않게 맺을 수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군가와 관계 맺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여성/남성이라는 이분화 된 성별정체성은 그 관계 속에서 비중이 큰 요소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섹슈얼리티의 측면에서 자신을 정체화하고 타인에게 평가받는 부분이 '과대하게' 많은 것이 사실이다.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위험'하며 동시에 '쾌락'적일 수도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의 복합성을 어느 한 면만 부각시킬 때 여성은 또 한 번 파편화되는 것이다. 영화를 통해 현실을 재현한다는 것은 세계에 대한 특정한 시각을 가지고 대상을 특정한 방식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여성인물을 재현하는 데 있어서 그가 가진 섹슈얼리티의 관계적 측면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것은 여성 이미지 재현에 긍정적일 수 있다. 「여자 정혜」와 「사랑니」는 바로 이런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재현의 성 정치학
앞서 분석한 7편의 영화는 여성의 성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재현해 내고 있다. 90년대 초반의 영화는 여성의 성을 다분히 도구적으로 다루고 있다. 여성의 성(폭력)은 사회적으로 폭로되어야 하는 당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대의 속에서는 그녀들의 성은 진정으로 긍정받기 어렵다.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에서 보이는 성폭력에 대한 (세련되진 못하지만) 균형 잡힌 관점은 높이 살만 하지만 여성의 성을 폭력의 범주에 넣고 서술하는 방식은 그것의 폭로를 넘어서는 생산적인 무엇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법이다. 이러한 점에서 90년대 초반의 영화가 여성의 성을 '위험으로서의 성'으로 보는 한계를 지닌다면 중반의 영화는 적어도 여성의 성을 수동적인 위치에만 한정 짓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90년대 중반의 영화에서의 여성의 성은 '위험으로서'의 의미보다 '쾌락으로서'의 의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으나 여전히 한계는 존재한다. 여성의 성은 주체적이라기보다 남성이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취하는 하나의 파트너로 사고될 뿐이며, 여전히 그녀들은 다분히 남성들의 시선에 의해 재단되는 그녀들의 섹슈얼한 특징을(뚱뚱한지/날씬한지) 무기로 하여 소모적인 싸움을 하고 있다. 물론 「코르셋」에서도 그러한 한계가 보이기는 하지만 여성의 성에 대해 긍정하려고 하는 미동이 보인다. 그러므로 90년대 중반의 영화들은 여성의 성이 위험으로서의 성에서 쾌락으로서의 성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과정의 영화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은 움직임이 98년 이후에는 비로소 폭발하게 되는데 그것의 시발점이 되었던 영화가 바로 「처녀들의 저녁식사」이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상 거의 처음으로 여성들이 자신의 성욕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장면들을 보여주었으며,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러한 담론들을 통해서 세 여자 주인공이 자신의 자아를 육체와 성을 매개로 하여 발전시키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2000년대까지 이어져 결국 가부장제의 핵심 제도라고 할 수 있는 결혼제도까지 여성의 성에 의해 도전받게 된다(「결혼은 미친 짓이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드디어 여성의 성이 단지 선정적인 볼거리, 이야기거리로 소비되는 이전의 흐름에서 벗어난다. 여성은 자신의 성을 매개로 하여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특히「여자, 정혜」에서는 90년대 초반의 영화인「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와 같이 성폭력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여성의 성폭력에 대한 경험을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와는 다르게 그리고 있다. 「여자, 정혜」에서는 성폭력 경험이 있는 여성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여 다시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희망을 암시한다. 그리고 「사랑니」에서는 여성이 자신의 나이나, 사회적 위치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에 발을 들여 놓은 남성'들'을 적대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그녀는 자신의 성에 솔직했고, 그것은 그녀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건강한 힘이 된다. 분석한 영화의 수가 다소 적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7편의 영화를 분석한 결과 성이라는 것이 자연적이고 본능적이어서 불변의 법칙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하는 역사성을 가지는 것이 어느 정도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분석 대상이 되었던 영화들에서 재현되는 여성의 성은 기존의 -여성 배제적인-사건 중심적인 역사 개념으로서의 역사성이 아니라, 여성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구성해내는 허스토리로서의 역사성을 입증 받은 것이 되었다. 그리고 여성의 성을 재현하는 방식이 변화한 것뿐만 아니라, 발전하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90년 이후 한국 영화에서 여성의 성이 단지 위험으로 사고되는 방식에서 나아가 90년대 후반에는 여성의 성욕을 긍정하며 여성의 성을 쾌락으로 사고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2000년대에 와서는 그러한 분절적인 사고들에서 벗어나 여성의 성을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생산적인 힘으로 사고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연구가 기존의 역사 논의에서 영화를, 그리고 여성의 성을 더욱 풍부하게 재구성해 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여성의 목소리들이 더욱 확고하게 역사성을 갖게 하는 방법일 것이다. 이 과제는 학술, 문화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이 분석의 대상이 되었던 영화라는 매체에서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영화가 대중들에게 지난 세기들에서보다 21세기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을 상상하면 더욱 그렇다. 영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성의 재현은 여성이 새롭게 역사성을 가지기 위해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것의 생산자든, 소비자든 재현의 성 정치학에 대한 감수성을 키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재현의 성 정치학
앞서 분석한 7편의 영화는 여성의 성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재현해 내고 있다. 90년대 초반의 영화는 여성의 성을 다분히 도구적으로 다루고 있다. 여성의 성(폭력)은 사회적으로 폭로되어야 하는 당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대의 속에서는 그녀들의 성은 진정으로 긍정받기 어렵다.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에서 보이는 성폭력에 대한 (세련되진 못하지만) 균형 잡힌 관점은 높이 살만 하지만 여성의 성을 폭력의 범주에 넣고 서술하는 방식은 그것의 폭로를 넘어서는 생산적인 무엇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법이다. 이러한 점에서 90년대 초반의 영화가 여성의 성을 '위험으로서의 성'으로 보는 한계를 지닌다면 중반의 영화는 적어도 여성의 성을 수동적인 위치에만 한정 짓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90년대 중반의 영화에서의 여성의 성은 '위험으로서'의 의미보다 '쾌락으로서'의 의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으나 여전히 한계는 존재한다. 여성의 성은 주체적이라기보다 남성이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취하는 하나의 파트너로 사고될 뿐이며, 여전히 그녀들은 다분히 남성들의 시선에 의해 재단되는 그녀들의 섹슈얼한 특징을(뚱뚱한지/날씬한지) 무기로 하여 소모적인 싸움을 하고 있다. 물론 「코르셋」에서도 그러한 한계가 보이기는 하지만 여성의 성에 대해 긍정하려고 하는 미동이 보인다. 그러므로 90년대 중반의 영화들은 여성의 성이 위험으로서의 성에서 쾌락으로서의 성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과정의 영화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은 움직임이 98년 이후에는 비로소 폭발하게 되는데 그것의 시발점이 되었던 영화가 바로 「처녀들의 저녁식사」이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상 거의 처음으로 여성들이 자신의 성욕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장면들을 보여주었으며,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러한 담론들을 통해서 세 여자 주인공이 자신의 자아를 육체와 성을 매개로 하여 발전시키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2000년대까지 이어져 결국 가부장제의 핵심 제도라고 할 수 있는 결혼제도까지 여성의 성에 의해 도전받게 된다(「결혼은 미친 짓이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드디어 여성의 성이 단지 선정적인 볼거리, 이야기거리로 소비되는 이전의 흐름에서 벗어난다. 여성은 자신의 성을 매개로 하여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특히「여자, 정혜」에서는 90년대 초반의 영화인「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와 같이 성폭력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여성의 성폭력에 대한 경험을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와는 다르게 그리고 있다. 「여자, 정혜」에서는 성폭력 경험이 있는 여성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여 다시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희망을 암시한다. 그리고 「사랑니」에서는 여성이 자신의 나이나, 사회적 위치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에 발을 들여 놓은 남성'들'을 적대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그녀는 자신의 성에 솔직했고, 그것은 그녀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건강한 힘이 된다. 분석한 영화의 수가 다소 적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7편의 영화를 분석한 결과 성이라는 것이 자연적이고 본능적이어서 불변의 법칙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하는 역사성을 가지는 것이 어느 정도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분석 대상이 되었던 영화들에서 재현되는 여성의 성은 기존의 -여성 배제적인-사건 중심적인 역사 개념으로서의 역사성이 아니라, 여성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구성해내는 허스토리로서의 역사성을 입증 받은 것이 되었다. 그리고 여성의 성을 재현하는 방식이 변화한 것뿐만 아니라, 발전하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90년 이후 한국 영화에서 여성의 성이 단지 위험으로 사고되는 방식에서 나아가 90년대 후반에는 여성의 성욕을 긍정하며 여성의 성을 쾌락으로 사고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2000년대에 와서는 그러한 분절적인 사고들에서 벗어나 여성의 성을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생산적인 힘으로 사고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연구가 기존의 역사 논의에서 영화를, 그리고 여성의 성을 더욱 풍부하게 재구성해 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여성의 목소리들이 더욱 확고하게 역사성을 갖게 하는 방법일 것이다. 이 과제는 학술, 문화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이 분석의 대상이 되었던 영화라는 매체에서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영화가 대중들에게 지난 세기들에서보다 21세기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을 상상하면 더욱 그렇다. 영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성의 재현은 여성이 새롭게 역사성을 가지기 위해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것의 생산자든, 소비자든 재현의 성 정치학에 대한 감수성을 키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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