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 행복을 파는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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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창작소설 - 행복을 파는 가게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마스터 대체 행복이란 뭡니까?"
그는 대답대신 특유의 잔잔한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
"마스터는 행복을 파는 가게의 주인이니까 아실 거 아닙니까!"
나는 잔은 비웠고, 그는 다시 잔을 채워주었다.
"그럼 질문을 다르게 해볼까요? 대체 행복이란 있는 겁니까? 있다면 사람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존재입니까?"
알 수 없다. 아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 그것을 명백히 밝혀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성자일 것이다. 고금에 유래 없는……. 아니면 신 혹은 악마이다. 누군가 뒤에서 다가와 머뭇거리는 게 느껴졌다. 차분한 느낌의 여자. 아르마니의 아내였다.
"저 혹시……."
"아. ……. 안녕하세요."
아르마니라 할 뻔했다. 그의 아내 앞에서 그를 칭하려고 했을 때에야 난 비로소 아르마니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저번에 뵈었죠. 노도현씨 아내 되는 송경희라고 합니다."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었다. 송경희는 슬쩍 주위를 둘러보며 누군가를 찾았다.
"저, 매일 같이 다니던 아가씨는?"
"지금 없습니다.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겠고요."
그런가요? 대답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실망감이 스며 있었다.
"왜 그러시죠?"
그녀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저……. 제 남편의 부음 소식을 알려 드리려고……."
나는 감전된 사람처럼 자리에 벌떡 일어났고, 덕분에 마스터가 따라 준 감색의 액체를 쏟고 말았다. 그녀의 여섯 번째 남자가 되어 있을 줄 알았던 아르마니가 죽었다.
"그는 저를 사랑하지 않았어요. 그가 사랑했던 사람은 따로 있었죠.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 사랑하지 않는 저를 택했어요. 저의 집은 그럴만한 능력이 충분히 됐으니까요. 그는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어 했고, 그럼으로써 행복해 진다고 믿었어요. 그래서인지 무리다 싶을 정도로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기획했어요. 그런데 두 달 전쯤부터 위태위태하다 싶더니 벗어나기 힘든 위기에 처해버렸지요. 그와 동시에 회사에서 그의 위치 또한 애매해 졌어요. 프로젝트가 실패하자 그는 더 이상 촉망받는 엘리트가 아니었고, 회장의 자랑스러운 손녀사위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다 한 달 전 갑자기 그의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뒀어요. 그는 의기양양했고, 할아버지는 자신의 자리를 그에게 물려줬어요. 그는 꿈을 이룬 거예요. 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기업가가 되겠다는. 그리고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는 듯이……."
아르마니의 아내는 자물쇠로 걸어두었던 무언가가 흘린 듯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동시에 정아와 결혼할 뻔했던 네 번째 남자의 이름이 생각해냈다. 아르마니는 여섯 번째 남자가 될 수 없었다. 그는 이미 숫자 속에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그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마스터라면 알 것만 같았다.
"마스터, 그녀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나요?"
"……"
"한 가지만 가르쳐줘요. 그럼 더 이상 안 물을 테니. 그녀는 어떤 행복을 빌었나요?"
"그녀는 행복을 빌지 않았습니다. 다만 행복이 무엇인지 가르쳐달라고 했을 뿐입니다."
정아가 그렇게도 원했던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하다고 해서 불행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것은 아니라는 마스터의 말이 떠올랐다. 행복은 불행의 반의어가 아니라는 것일까? 말 그대로라면 불행은 행복의 반의어가 맞다. 하지만 우리들이 쓰는 불행이란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이 아닌가. 행복은 무엇이며 불행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다만 행복의 반의어는 불행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닐까? 행복하지도 않은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않은.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을 꿈꾼다. 그것이 사랑이든, 성취욕이든. 하지만 그것을 이뤘다고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까? 무엇을 행복이라 할 수 있는가. 유한한 행복.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에는 끝이 있다. 그 행복이 정점에 올라서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행복이 아니라 일상이다. 웃으며 죽었다는 정아의 다섯 번째 남자. 목표를 이루고 죽었다는 네 번째 남자. 자신들이 워하는 것을 얻고, 그것에 대한 만족이 정점이 이르자 죽어버린 사람들. 그들은 과연 행복했을까? 영원한 행복을 가질 수 없다면, 그래서 그토록 행복을 갈구하는 거라면 인간은 얼마나 비극적인 존재인가. 인간은 본래 비극적이어서 그토록 행복을 원하는지도 모른다. 웃음을 원하고, 사랑을 원하고, 무언가 성취하길 원하는……. 자신의 본성을 두려워하고 잊기 위해 행복을 갈구하는 것일까? 행복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자신만의 행복이란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 떠난 정아. 그녀는 지금 긴 여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종착할 수 있을 것인가? 있다고 믿지만 없을지도 모르는 것을 과연 얻을 수 있을까? 영원한 존재가 되어 떠돌면 찾을 수 있을까? 그녀의 여행은 끝이 날 것 같지 않다.
마지막 손님이 나간 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마스터는 여전히 글라스를 닦고 있었다. 마른 행주를 놀리는 그의 손에는 여유가 넘쳤는데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해 보였다. 작은 바늘이 다섯 시에 걸리는 것을 보고서야 마스터는 내놓은 글라스 들을 유리 벽장 안에 정렬해 놓기 시작했다. 벽장문을 닫고 돌아서자 가게 문이 열리며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거칠게 숨을 헐떡이는 그는 흥분해 있었다. 마스터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바를 쾅 내리쳤다. 그리고는 마스터를 매섭게 노려봤다.
"노파심으로 말씀드리는 거지만…… 알고 계신가요?"
"얻음으로서 행복하다면 그것은 영원한 행복이 될 수 있을 테지만, 아니라면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을 것이다. 난 후회 따윈 하지 않아요. 만약 후회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난 웃을 겁니다."
마스터는 창ㅂ개한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짚었다. 그러자 그의 몸이 갑자기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경원씨의 소원은 접수되었습니다. 기다리세요. 행복해지실 수 있을 겁니다."
사내의 얼굴은 마스터의 얼굴빛 마냥 새하얗게 탈색되어 있었다. 온몸의 힘이 모조리 빠져나간 듯한 그가 맥없이 밖으로 나가자 마스터는 그제야 실내의 불을 모조리 꺼버렸다. [행복을 파는 가게]의 실내는 새벽이라 믿을 수 없으리만큼 깊은 어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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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2페이지
  • 등록일2006.05.02
  • 저작시기2006.5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347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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