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二心異體 - 현대인의 분열된 자아
2. 一心同體 - 통합에의 열망
3. 優勝劣敗 - 존재의 소멸
2. 一心同體 - 통합에의 열망
3. 優勝劣敗 - 존재의 소멸
본문내용
수 없다.
이들 부부에게도 회복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는 주어졌었다. 규격화된 신도시를 벗어났을 때 나타난 갈림길이 그것이다. 갈림길의 하나는 ‘마치 선택된 사람에게만 열려 있다가 그 계절이 지나면 사라져 버리는 환상의 길’ 같은 연두색 산 속의 오솔길이고, 다른 하나는 신도시의 집과 강남의 불임클리닉 건물과 같은 회색깔의 포장도로이다. 이들은 연두색 산 속의 오솔길로 가보고 싶었지만 ‘클리닉에 가는 날이라고 회사에 월차’까지 낸 정성에, ‘계획대로’ 지리한 회색 포장도로를 달렸다.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일상에서 벗어나 ‘변화와 삭막하지 않은 생활’을 꿈꾸어 보지만, 일상의 범주를 넘어섰을 때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까닭이다. 이것은 ‘아내가 가고 싶어 하던 숲길’이 환상의 길이 아니라, 무덤으로 가득 뒤덮인 거대한 산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는 진술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이다. 즉, 무덤이란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일상의 범주를 넘어섰을 때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되어 나타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끝날 줄 모르고 이어져’ 있던 무덤길을 벗어나, 규격화된 ‘늘씬한 포장도로’를 만났을 때 반가워하는 것이다. 그는 규격화되고 공허한 일상적 삶에 의미를 채우고자 노력했던 아내와 달리,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일상적 삶에 안주하는 길을 택한다. 반면 아내는 소통을 실패하면서, 남편의 ‘사랑’에 대한 보답법으로써 희망을 봉쇄당한다. 그녀의 존재는 폐기되었다. 그녀의 독일식 책상의 뚜껑이 완강하게 닫혀 버린 것처럼, 그리고 언제나 그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고무지우개 달린 노란색 연필이 어둠 속에 영원히 매몰된 것처럼.
이들 부부에게도 회복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는 주어졌었다. 규격화된 신도시를 벗어났을 때 나타난 갈림길이 그것이다. 갈림길의 하나는 ‘마치 선택된 사람에게만 열려 있다가 그 계절이 지나면 사라져 버리는 환상의 길’ 같은 연두색 산 속의 오솔길이고, 다른 하나는 신도시의 집과 강남의 불임클리닉 건물과 같은 회색깔의 포장도로이다. 이들은 연두색 산 속의 오솔길로 가보고 싶었지만 ‘클리닉에 가는 날이라고 회사에 월차’까지 낸 정성에, ‘계획대로’ 지리한 회색 포장도로를 달렸다.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일상에서 벗어나 ‘변화와 삭막하지 않은 생활’을 꿈꾸어 보지만, 일상의 범주를 넘어섰을 때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까닭이다. 이것은 ‘아내가 가고 싶어 하던 숲길’이 환상의 길이 아니라, 무덤으로 가득 뒤덮인 거대한 산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는 진술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이다. 즉, 무덤이란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일상의 범주를 넘어섰을 때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되어 나타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끝날 줄 모르고 이어져’ 있던 무덤길을 벗어나, 규격화된 ‘늘씬한 포장도로’를 만났을 때 반가워하는 것이다. 그는 규격화되고 공허한 일상적 삶에 의미를 채우고자 노력했던 아내와 달리,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일상적 삶에 안주하는 길을 택한다. 반면 아내는 소통을 실패하면서, 남편의 ‘사랑’에 대한 보답법으로써 희망을 봉쇄당한다. 그녀의 존재는 폐기되었다. 그녀의 독일식 책상의 뚜껑이 완강하게 닫혀 버린 것처럼, 그리고 언제나 그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고무지우개 달린 노란색 연필이 어둠 속에 영원히 매몰된 것처럼.